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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겨야 팔린다' 유통업계 하반기도 '배꼽 잡기' 혈안


입력 2014.08.24 10:00 수정 2014.08.24 15:59        조소영 기자

오리온 '예감', 롯데칠성음료 '한방에 다린' 등 '대박 조짐'

상반기 보해양조 '아홉시반', 팔도 '비락식혜' 등의 성공 이어가

오리온은 건강한 미소년 이미지의 가수이자 배우인 서인국을 모델로 구운 감자 스낵 '예감'의 코믹 광고를 선보였다. 사진은 광고 동영상 화면 캡처. 오리온은 건강한 미소년 이미지의 가수이자 배우인 서인국을 모델로 구운 감자 스낵 '예감'의 코믹 광고를 선보였다. 사진은 광고 동영상 화면 캡처.

롯데칠성음료의 '한방에 다린' 3종(평온차·슬기차·기운차) 광고가 온라인상에서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평온차의 '따귀편'이 인기다. 사진은 따귀편 광고 영상 화면 캡처. 롯데칠성음료의 '한방에 다린' 3종(평온차·슬기차·기운차) 광고가 온라인상에서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평온차의 '따귀편'이 인기다. 사진은 따귀편 광고 영상 화면 캡처.

'또 보고 싶어지네.'

올 상반기 유통업계를 강타한 '웃기는 광고' 열풍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웃음을 유발하는 재미있고 보기 가벼운 광고들은 소비자들의 침체돼 있던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켜 올 상반기 유통업계의 매출 상승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업계는 이 같은 '대박 공식'에 따라 하반기에도 비슷한 유형의 광고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최근 오리온이 내놓은 구운 감자 스낵 '예감'의 광고가 대표적이다.

광고 초반, 건강한 미소년 이미지의 가수이자 배우인 서인국이 등장해 여심(女心)을 흔드는가 싶지만, 정작 광고는 이러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서인국이 감자 경작지에 거칠게 곡괭이질을 한 뒤 맨손으로 감자 한 알을 땅에서 뽑아낸다. 그 감자는 서인국을 향해 "난 튀기지 마. 난 예감이 되고 싶어"라고 하고, 이에 서인국은 '어벙한 눈길'로 "응, 알겠다"고 대답한다. 서인국은 이후 조금은 우악스럽게 예감의 맛을 본다. 그리고 감동을 받은 듯 무릎을 꿇고 두 손을 하늘로 번쩍 들어 올린 채 이렇게 외친다. "안 튀길게!"

롯데칠성음료의 '한방에 다린' 3종(평온차·슬기차·기운차)은 온라인상에서 대히트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비법차'라는 특이한 꼬리표를 달고 출시된 이 제품들의 광고는 따귀편, 스크리밍(screaming)편, 사주카페편, 락밴드편까지 총 4편이다. 따귀편과 스크리밍편은 평온차, 사주카페편이 슬기차, 락밴드편이 기운차를 홍보한다. 이중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따귀편'이다. '막장 아침드라마' 분위기의 삼각관계 남녀가 등장해 서로를 향해 '따귀 때리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 뒤 마지막에는 '제작지원 평온차'라는 광고가 뜬다.

웅진식품은 '초록매실'의 광고모델로 90년대 이 제품의 광고를 찍었던 가수 조성모를 다시 내세워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웅진식품은 청초한 이미지를 강조했던 당시 광고 콘셉트를 20여년이 지난 현 광고에도 똑같이 적용했다. 이는 당시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 요즘 젊은 세대가 흥미 있어 하는 '오글거림'이라는 재미도 더했다는 평가다.

또 가수 유희열이 배우 이태임을 보고 음흉한 눈길을 던지지만, 정작 원하는 것은 이태임의 손에 들린 오비맥주 '카스 라이트'였다는 내용의 '반전광고'도 인기다. 이외에도 파파이스는 '직설광고'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파파이스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어떤 상황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 가장 거침없는 대답을 한 이들의 영상을 투표로 뽑아 광고로 선보이고 있다. 네네치킨의 '몰래카메라 광고'도 눈길을 끌고 있다. 야구장 일일스태프들을 모집한다고 하고는 당일 시구와 시타 기회를 제공했던 네네치킨의 이벤트 내용을 담았다.

이 같은 '웃기는 광고' 열풍은 상반기의 성공사례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상반기의 성공 열풍이 하반기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 상반기 성공 광고 사례로는 보해양조의 소주 '아홉시반', 팔도의 '비락식혜', 롯데푸드의 아이스크림 제품 '돼지바'가 꼽힌다.

보해양조는 지난 4월 신제품 '아홉시반'을 출시하면서 '아홉시반 주(酒)립대학'이라는 이색적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소주 애호가'로 유명한 방송인 김제동을 광고모델로 발탁해 주목받았다. 보해양조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늘은 662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5% 감소한 56억이었지만, 보해양조에 따르면 신제품 출시로 판매관리 비용이 늘어난 일시적인 감소일 뿐 순수 영업활동에 의한 이익은 늘었다.

팔도 '비락식혜'의 '으리(의리)광고'도 빼놓을 수 없다. 팔도는 5월 '의리파 배우' 김보성을 모델로 내세워 '우리 몸에 대한 의리'로 비락식혜를 먹어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판매량은 부쩍 늘었다. 팔도는 5월 7일 유튜브에 이 광고를 선보인 뒤 같은 달 31일까지 540만개 이상 제품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35% 이상 신장한 것이다.

롯데푸드가 6월에 선보인 '돼지바' 광고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광고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해 만들어진 이 광고는 외국의 한 축구경기 중계 영상이 광고 배경이다. 여기에 외국어가 자국어처럼 들리는 '몬데그린 현상'을 이용해 '빨간 봉다리 깠어 하나 또', '우동보다 싸다매'와 같은 엉터리 자막들을 넣어 웃음을 유발했다. 돼지바 판매는 6월 한 달간 전월 대비 110% 이상 느는 등 승승장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웃기는 광고' 열풍에 대해 "우리조차도 광고를 처음 접하면 다소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자꾸만 생각이 난다는 게 강점"이라며 "소비자들도 이런 광고를 좋아하고, 이 부분이 매출로도 이어지는 만큼 '재미있는 광고'가 한동안 트렌드로 갈 듯하다"고 말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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