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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장'에 한 배 탄 코넥스·K-OTC…헷갈리는 투자자


입력 2014.08.22 17:00 수정 2014.08.22 17:08        이미경 기자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기능 중복

코넥스 부진에 이어 K-OTC 역시 거래부진 우려제기

중소기업의 직접 자금조달 시장을 목표로 작년에 만들어진 코넥스 시장의 거래량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곧 개장할 K-OTC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 연합뉴스 중소기업의 직접 자금조달 시장을 목표로 작년에 만들어진 코넥스 시장의 거래량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곧 개장할 K-OTC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 연합뉴스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가 개설된지 1년여 만에 장외주식시장 프리보드를 전면 개편한 K-OTC(Kofia-Over The Counter)' 시장이 새로 열리면서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근 2년동안 우후죽순 생겨난 시장의 부진을 지켜봤던 터라 이에 대한 신뢰감이 높지 않아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가 중소·벤처기업 육성 정책을 들고나온지 2년도 채 안돼 증권시장에는 중소기업의 직접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할 장내시장 코넥스와 기존의 프리보드를 개편한 장외시장 K-OTC 시장이 나란히 생겼다.

하지만 최근 1년 간격으로 잇따라 시장이 개설되는 목적이 중소기업의 직접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위해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두 기관의 밥그릇 싸움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증권사 IB팀 임원은 "거래도 부진하고 자금조달 실적도 좋지 않은 등 시장 구실도 제대로 못하는 시장을 왜 자꾸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벤처·중소기업 육성한다고 나서니까 보여주기식의 시장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중소기업의 직접 자금조달 시장으로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만든 코넥스 시장은 상장사와 시가총액이 늘어 외형은 커졌지만 거래량이 턱없이 부족해 여전히 시장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간 일부 기업들의 성공적인 자금조달 실적이라든지, 이전 상장을 통한 밴처캐피탈의 자금 유입 등 효과가 일부 있긴 했지만 여전히 중소기업의 마중물 구실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주 새롭게 개장하는 K-OTC에 대한 업계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과거 프리보드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코넥스 시장이 처음 개설될 당시에 이 시장을 정규 거래소로 끌어들이는것이 맞냐는 일부 논란이 있었다"며 "결국 코넥스의 정체성은 코스닥의 인큐베이터 역할로 일단락했지만 K-OTC 시장의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두가지 시장이 투자자와 기업들을 혼란스럽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같은 큰 시장에는 동일한 기능을 가진 시장들이 양립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국내시장은 이러한 비슷한 성격의 시장이 복수로 존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는 기관들이 유사한 기능의 시장을 복수로 운영하는 구조보다는 장기적으로 중소·벤처기업의 직접자금 통로가 가능한 단일화된 시장이 필요하다는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이같은 제3의 단일화된 시장이 필요한 이유는 비상장사의 제도권 시장 진입은 물론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진정한 중소·벤처 육성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외와 장내시장을 하나로 아우르면서 자금조달이 힘든 기업들의 직접금융시장 역할을 해줄 제3의 단일화된 시장이 필요하다"며 "기능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두 시장이 양립하면서 투자자만 헷갈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넥스와 기존의 프리보드 처럼 주식시장이 거래량이 적고 유동성 확보가 제대로 안된다는 것은 시장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지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와 비슷한 시장이 이전에도 있었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서 점차 유명무실해진 사례가 있었다"며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미명 하에 거래도 부실하고 증자도 안되는 의미없는 시장을 만들기 보다는 그 노력을 은행에 중소기업 대출 문턱을 낮추거나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 증권) 형태 등을 통한 실효성있는 지원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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