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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야쿠르트 여사님'과 호흡하려면...트로트는 기본


입력 2014.08.21 16:50 수정 2014.10.15 18:15        조소영 기자

600명의 영업점장, 야쿠르트 매출 책임지는 '여사님들' 관리

윤현승 점장 "부담 있지만 이만큼 리더십 키울 기회 흔치 않아"

윤현승 한국야쿠르트 강북지점 안암점 영업점장. ⓒ한국야쿠르트 윤현승 한국야쿠르트 강북지점 안암점 영업점장. ⓒ한국야쿠르트
여성들의 직업권이 존중받지 못했던 1970년대, 노란색 옷을 입고 커다란 가방을 어깨에 멘 채 거리를 활보하던 '야쿠르트 아줌마'는 고정관념을 깬 '파격의 상징'이었다. 시간이 흘러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상징'은 지역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 수만 1만3000명이다. 이들은 한국야쿠르트 매출 97%를 책임진다. 중차대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한국야쿠르트에서 야쿠르트 아줌마는 '여사님'으로 지칭된다.

그렇다면 한국야쿠르트는 1만3000명의 '여사님들'을 어떻게 관리할까. 보통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홀로 카트를 끌고 다니는 모습이 많아 '혈혈단신'으로 활동한다는 생각들이 많다.

20일 '데일리안'과 만난 사람에 답이 있다. 윤현승 대리는 현장에서 이 '여사님들'을 관리하는 영업점장(강북지점 안암점)이다. 회사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을 관리하는 만큼 책임도 막중하다. 윤 점장은 야쿠르트 아줌마의 능력을 최대치로 올리기 위해서는 "영업점장들의 리더십과 책임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야쿠르트에서 윤 점장과 같이 야쿠르트 아줌마를 관리하는 점장들은 약 600명이다.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내는 일인 만큼 '끈끈한 유대관계'는 필수다. 바꿔 말하면 점장들은 관리하는 20~25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마음을 반드시 얻어야 한다. 윤 점장은 "아무리 작은 요청이라도 귀담아 듣고, 꼼꼼하게 메모해두고, 반드시 해결해드리려고 노력한다"며 "늘 깔끔한 이미지를 보이려 입사 후부터 매일 다른 향수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회식이나 야유회도 각각 2~3달에 1번, 1년에 1번씩 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노하우는 '눈높이 맞추기'이다. 윤 점장은 "지금은 웬만한 유행 트로트는 가사를 줄줄 외울 정도"라며 "조용필, 설운도, 박현빈 등의 노래를 부르는데 가장 인기가 많은 건 박현빈의 '샤방샤방'"이라고 말했다. 윤 점장은 또 "한때는 여사님들이 송승헌이 나왔던 드라마 '에덴의 동쪽'을 좋아해 챙겨보곤 했다. 다음날 아침에 드라마 얘기를 꺼내면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노력은 야쿠르트 아줌마, 점장, 회사까지 윈윈(win-win)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윤 점장은 "3년 전 있던 신점에 여사님 두 분이 동시에 들어왔는데 적응을 어려워해 티타임, 식사 등을 여러 번 하며 많은 얘기를 나누곤 했다"며 "종반에는 적응해 처음보다 수입이 두 배가 올랐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수입도 늘고, 점장의 실적도 좋아지고, 결국 회사도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힘든 점도 있다. 20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들을 이끌고 영업점 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그러나 생각을 전환하면 이만큼 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곳도 없다. 윤 점장은 "관리, 교육, 세일즈, 마케팅 등 모든 역할을 총체적으로 해볼 수 있는 직업이 흔하지 않다"며 "본인의 역량과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 이 직무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에서는 야쿠르트 아줌마들과 점장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에는 유명 디자이너 정구호 씨를 통해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옷을 더 편하고 예쁘게 만들었고, 연말에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용이한 배달을 돕기 위해 '탑승형 전동카트'도 선보인다. 윤 점장은 이러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앞으로도 끊임없는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며 "점포의 인테리어를 좀 더 산뜻하게 바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아울러 윤 점장은 인재양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점장은 "영업점장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육성 프로세스가 강화돼야 한다"며 "많은 대학생들이 이러한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고 도전해볼 수 있도록 한국야쿠르트 영업점장의 비전과 전문성, 매력이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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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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