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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달아오른 스턴건' 우들리도 찌릿찌릿?


입력 2014.08.21 10:02 수정 2014.08.22 14:4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23일 마카오서 우들리와 대결..이기면 챔피언 도전 노려볼 만

강력한 스탠딩 화력-테이크다운 방어..모험 대신 신중함 필요

김동현이 랭킹 4위 타이론 우들리와의 빅 매치를 위해 마카오에 입성했다. ⓒ 수퍼액션 김동현이 랭킹 4위 타이론 우들리와의 빅 매치를 위해 마카오에 입성했다. ⓒ 수퍼액션

UFC 웰터급 김동현(32)이 정상을 향해 또 한 번 전장으로 뛰어든다.

오는 23일 중국 마카오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MACAO’가 그 무대로 상대는 웰터급 랭킹 4위 ‘선택받은 자(The Chosen One)’ 타이론 우들리(32·미국)다. 흑인 특유의 탄력과 무시무시한 파워를 자랑하는 터프가이로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위협적인 상대다. 그런 우들리를 꺾는다면, 타이틀전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 기대를 키운다.

원래 김동현의 상대는 ‘번개’ 헥터 롬바드(36·쿠바)였다. UFC 입성 전부터 재야의 강자로 명성이 높았던 롬바드는 신장은 크지 않지만 흑인 특유의 뛰어난 운동 신경과 단단한 근육질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 파워가 인상적이다. ‘그래플링을 겸비한 멜빈 마누프’라는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 스탠딩은 물론 그라운드에서도 전천후 공격력을 자랑한다.

롬바드와 김동현의 매치가 성사되자 팬들 사이에서는 ‘기회이자 위기’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지난 6월 말 롬바드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상대가 우들리로 바뀌는 사건이 발생했다.

파이터 입장에서 대진 상대가 바뀌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훈련 방식과 이미지 트레이닝 등에 변화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들리가 롬바드만큼 강하고 또 여러 면에서 닮아있다는 점이다.

우들리는 강력한 스탠딩 화력을 갖춘 흑인 파이터로 테이크다운 방어에 능하고 완력이 매우 좋다. 신장 또한 175cm로 동일하다. 전혀 다른 스타일의 선수였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었지만 그나마 비슷한 면이 많아 준비해온 공략법을 이어갈 수 있다는 평가다.

스탠딩-그라운드에서 고르게 강한 우들리는 김동현 입장에서 쉽지 않은 상대임이 틀림없다. 그동안 김동현이 꺾은 선수들은 어느 한쪽에서는 공략법이 노출돼 있었다. 맷 브라운-아미르 사돌라-네이트 디아즈-파울로 티아고-에릭 실바 등은 타격은 위협적이었지만 김동현의 압박형 그래플링이 통할만한 상대였다.

결국 김동현은 그래플링으로 압박하면서 어렵지 않게 주도권을 잡은 것은 물론 빈틈을 노려 위력적인 타격까지 꽂았다.

카를로스 콘딧 정도가 양쪽 모두 위협적인 상대였는데 공교롭게도 김동현은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1라운드 초반 TKO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콘딧과 파이팅 스타일은 다르지만 우들리 역시 어느 영역에서도 김동현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궤를 같이한다. 약간의 운이 따르기는 했으나 우들리는 심지어 콘딧을 TKO로 잡아낸 선수다.

파이터들은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승리 시 얻게 되는 결과물은 크다. 그동안 김동현은 많은 승수를 쌓았지만 빅네임과의 승부가 적어 대권 도전과는 먼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우들리와 같이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강자를 깨뜨릴 경우, 타이틀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김동현 역시 이를 잘 아는 만큼 우들리와의 대결에 필승을 불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김동현 입장에서는 스탠딩 대결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쳐야 한다. 태클 방어력이 강한 우들리에게 무리해서 테이크다운 시도를 하다가 잘 통하지 않을 경우 전반적인 경기 리듬이 꼬일 우려가 있다. 더불어 자칫 묵직한 카운터라도 얻어맞으면 허무하게 내줄 수도 있다.

김동현은 그간 특정 경기에서 한 가지 스탠딩 기술을 과다(?) 사용한 경기들이 종종 있었다.

‘복슬러(복서+레슬러)’ 션 피어슨(37·캐나다)전에서는 그래플링 승부 예상을 깨고 신장의 이점을 살린 포인트 타격으로 판정승을 거뒀다. 부지런한 프런트 킥이 인상적이었다. 에릭 실바(30·브라질)를 상대로는 계속해서 카운터펀치를 시도한 끝에 결국 성공시켰고, 존 해서웨이(27·영국)를 맞이해서는 백스핀 엘보우 기술을 작렬했다.

이 같은 기술들은 평소 다른 경기에서 그리 많이 쓰지 않았다는 점에서 흥미를 모은다. 결국, 특정한 전략을 짜서 고집스럽게 성공시켰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어찌 보면 다소 무모한 면이 있었지만, 작전수행 능력이 그만큼 좋다는 뜻도 내포한다.

하지만 실바-해서웨이전에서 구사했던 다소 무모할 정도로 공격적인 스탠딩 전략은 우들리에겐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선 상대들도 스탠딩이 좋았지만 우들리는 파워나 테이크다운 방어능력이 더욱 강하다. 더욱이 카운터에 능한 만큼 타격 시 동작이 크고 핸드스피드가 빠르지 못한 김동현으로서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어떤 면에서 김동현-우들리전은 카운터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공산도 크다. 우들리가 카운터에 능하다지만 김동현 역시 이전 경기들을 통해 자신의 화력에 자신감이 붙은 상태다. 순간적인 스피드에서는 김동현이 떨어진다 해도 신장에서 10cm가량 앞서는 만큼 거리조절만 잘한다면 충분히 우들리의 안면에 스턴건을 꽂을 수 있다.

과연 김동현의 달아오른 스턴건은 우들리 앞에서도 터질까. 팬들은 우들리의 닉네임 ‘선택받은 자’가 ‘김동현의 발판으로 선택받은 자’로 바뀌길 기대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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