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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의 악플러 대처법, 특별한 이유


입력 2014.08.21 08:43 수정 2014.08.25 08:26        민교동 객원기자

악성 댓글 폭격으로 연예인 고통 심해져

고소 차원 넘어 봉사활동으로 선처 '모범'

연예인이기에 어느 정도의 악플은 감수해야 한다는 데 연예인들 역시 어느 정도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정도를 넘어선 악플에 대해선 연예인들 역시 감수하고 인내하는 데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그들 역시 인간이기에 그렇다.

특히 자신은 물론이고 아무런 잘못 없는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까지 악플의 대상이 되는 상황에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곤 한다. 또한 이미 사법기관 등을 통해 무관함이 밝혀진 사안까지 거듭 언급하며 악플을 다는 악플러들도 많다.

최근 몇 년 새 연예계의 악플러에 대한 대응도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참고 넘어가는 것이 최선책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경찰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연예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연예계의 실상을 그린 드라마 ‘온에어’에서 톱스타 역할의 오승아(김하늘 분)는 악플러를 집단 고소한다. 경찰서를 직접 찾아 수사를 통해 검거된 악플러들을 만난 오승아는 분노의 대사를 내뱉는다.

“왜 그랬어요? 내가 싫어서? 심심해서? 재미있어서? 난 죽음까지도 생각했어요. 날 보고 웃어주던 사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언니 좋아해요 라고 말했던 친구는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가장 무서웠던 건 당신들은 내 얼굴을 아는데 난 당신들 얼굴을 모른다는 거였어요.”

수많은 연예인들은 ‘온에어’의 오승아 대사가 그렇게 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았다고 얘기한다.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고 사는 연예인 입장에선 얼굴을 알수 없는 대상인 악플로가 그만큼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연예인의 고민은 단순히 경찰에 신고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과연 이들과 합의를 하느냐가 또 다른 고민이 되는 것. 초기에는 경찰 수사를 통해 악플러가 검거되면 직접 만나서 사과를 받고 고소를 취하해주는 일이 많았다.

악플러를 고소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연예인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던 때라 처벌까지는 가지 않고 소를 취하해주는 것으로 최소한의 이미지를 관리한다. 고소를 통해 악플러가 검거되는 과정을 통해 경고의 메지시를 확실히 남긴 뒤 처벌까지는 가지 않도록 소를 취하해주면서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은 방지한다.

그렇지만 악플러들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악플러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졌고 최근에는 고소한 뒤 악플러가 선처를 호소해도 소를 취하해주지 않는 연예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중의 여론 역시 연예인들이 악플러들로 인해 받는 심각한 피해를 감안해 더 이상 연예인의 악플로 고소를 더 이상 색안경 끼고 바라보지도 않는다.

물론 고소와 처벌만이 정답은 아니다. 경찰 수사를 통해 악플러로 밝혀진 이들 가운데에는 별 생각 없이 악플을 달곤 했다는 이들이 많다. 그들로 인해 피해 연예인들이 엄청난 피해를 받지만 악플을 달고 악성 루머를 퍼트리는 악플러들은 그 피해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이들이 많다.

물론 피해자가 분명한 상황에서 악플러에 대한 처벌이 불가피하겠지만 이제는 전반적인 인터넷 댓글 문화가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배우 박해진이 자신을 괴롭혔던 악플러들과 함께 봉사 활동에 나선다. ⓒ 데일리안 DB 배우 박해진이 자신을 괴롭혔던 악플러들과 함께 봉사 활동에 나선다. ⓒ 데일리안 DB

이런 상황에서 배우 박해진의 악플로에 대한 문제 해결 방식이 매우 눈길을 끈다. 박해진 역시 각종 루머와 악플로 마음고생을 많이 한 연예인 가운데 한 명이다. 결국 박해진 역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악플러에 대해 고소라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당시 박해진의 소속사는 “박해진과 그의 가족들이 악성 댓글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물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그런데 악플러들이 이를 잘 모르는 거 같아 법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밝혔듯이 악플러를 고소한 뒤 연예인은 또 다른 고민에 빠지게 된다. 과연 악플러들에 대한 소를 취하해줄 것이냐 여부다. 이 과정에서 박해진은 악플러들에 대한 참신한 대응 방식을 내놓았다. 그것은 바로 박해진이 자신의 악플러들과 함께 봉사 활동에 나서는 것이다.

지난 해 연말 구룡마을에서 연탄 배달 봉사 활동을 가진 박해진은 올 겨울에도 다시 봉사 활동을 계획 중이다. 그리고 이런 봉사 활동의 자리에 악플러들이 동참하도록 하고 하겠다는 것.

박해진의 소속사 관계자는 애초부터 금전적 보상을 위해 고소를 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소를 취하하는 것도 애초 취지에는 맞지 않아 고민하다 박해진과 악플러들이 함께 봉사 활동을 하는 방법을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이를 통해 박해진 측에 반성문을 보내는 등 사과의 뜻을 밝힌 악플러에 대해서는 선처의 의미에서 함께 봉사 활동을 하기로 했다. 봉사활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악플러들에게는 이를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했다.

봉사활동을 박해진이 아닌 어려운 환경의 이웃을 돕는 행위다. 고소를 통해 박해진과 가족들이 정신적 물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음을 악플러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고소를 진행했다고 밝힌 박해진 측은 그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마음을 나눠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악플러 대응책은 다른 연예인들에게도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박해진의 방식을 응용해 악플러들과 뜻 깊은 시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연예인들이 하나 둘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한 연예기획사 임원은 “악플러에 대한 대응책은 모든 연예인과 연예기획사의 공통된 고민이었다”라며 ‘박해진 측의 악플러와 함께 하는 봉사활동은 함께 좋은 마음을 나눠 누군가를 돕는 방식으로 서로의 오해를 풀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해결책이다. 연예인에 대한 댓글 문화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악플러에 대한 연예인의 강력한 대응이 절실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별 의도 없이 악플을 달았고 이로 인해 고소를 당한 이들도 많은 터라 이들에 대한 선처를 두고 고민했던 연예인들에겐 함께 봉사 활동을 하는 박해진의 방식이 모범답안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일부 악플러들의 경우 매우 악의적인 의도로 정도를 넘어서는 악플을 달고 악성루머를 퍼뜨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까지 선처를 할 경우 악플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박해진 측 역시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해준 악플러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악플러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친해진 한 연예인은 기자에게 이런 얘길 들려준 바 있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게 연예인이라 그 반대의 경우도 어느 정도는 감내해야 한다. 그렇지만 너무 심한 악플까지 참아내야 한다는 것은 연예인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특히 아무 관련 없는 가족들까지 그런 피해를 참으라고 얘기할 권리가 내게는 없다. 연예인 역시 가족과 주위의 사람들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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