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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부진에 "코닥 몰락 기억해야"


입력 2014.08.20 11:41 수정 2014.08.20 17:50        남궁민관 기자

정기 수요사장단회의서 김한얼 홍익대 교수 초청 강연

'범선·코닥' 비유들어 선두기업 '위기론' 주요 골자

ⓒ삼성 ⓒ삼성
삼성 사장단이 정기 수요회의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위기 의식을 고취시켰다. 최근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부진한 실적를 기록한 이후 그룹차원의 비상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강연 내용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2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진행된 사장단 수요회의에서 김한얼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를 초청해 ‘가치혁신과 지속성장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1등이 기업이 왜 몰락하게 되는가에 대한 내용이 주요 골자다.

김 교수는 “시장을 호령하던 선두 기업들이 왜 어느날 갑자기 시장에서 낙오되고 잊혀지는가를 살펴봐야 한다”며 “변화에 대응하여 살아 남는 것은 IT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최대 과제”라고 서두를 열었다.

이어 그 예시로 ‘범선과 증기선’, ‘코닥과 소니’를 들었다.

먼저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범선의 시대가 모두 지나간 후 증기선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증기선과 범선은 100년 정도 공존했다”며 “초기 대규모 해양운송 시장을 차지하고 있던 범선에게 원거리 항해가 어려운 증기선은 위협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안일한 태도가 결국 범선의 몰락을 초래했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범선 제조사들이 증기선의 출현을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고 열등한 기술로 무시했다”며 “하지만 내륙운송에만 국한되어 있다고 생각했던 증기선이 1900년대에 들어오면서 해양 운송에도 활용되면서 범선의 시대가 저물었다”고 말했다.

즉 지금은 열등해 보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기업, 비즈니스 등을 자기 자신의 성공 체험으로만 바라본다면 이같이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김 교수는 “새로운 기술, 회사, 비즈니스 등이 어떻게 위협적 존재로 다가올 수 있는지 시장에 들어가서 현장에서, 현장의 눈으로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코닥도 이와 비슷한 사례로 꼽았다.

김 교수는 “당초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 기술도 확보하고 있었는데 이를 열등한 비즈니스로 간주했다”며 “그 사이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소니와 같은 전자업체들이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빠른 속도로 개발해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코닥은 아날로그적인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하지 못해 도태됐다”고 지적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강연 내용을 전달한 이준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 전무는 “삼성 역시 시장에서 일등을 하고 있는 품목이 많다”며 “현재 우리가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기술이나 회사, 비즈니스들이 향후 어떻게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으로 대응을 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준 것 같다”고 말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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