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청와대 간 교황 불편해 보였다"고? 의전 알기나 하나


입력 2014.08.17 14:03 수정 2014.08.17 14:08        스팟뉴스팀

의전은 양측의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점 '지적'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영접 나온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영접 나온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을 동행 취재한 SBS 기자의 ‘청와대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그렇게 맞을 수밖에 없었을까’라는 ‘취재 파일’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하지만 그 기자가 의전에 대해 알고 하는 비판인지 문제제기도 잇따랐다.

윤창현 SBS 기자는 지난 15일 SNS를 통해 ‘취재 파일’을 공개했다.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작은 옷장 하나에 자기 몸 겨우 눕힐 정도의 세간살이로 소탈한 평생을 보낸 분 앞엔 초록빛 청와대 대정원을 가득 메운 의장대가 자리했다”며 “온갖 휘장과 총, 칼을 찬 군인들이 칼 같이 절도 있는 동작으로 사열을 하며 최고의 예우를 갖춰 교황 방한을 환영했다”고 운을 뗐다.

윤 기자는 “공항에 도착해 평신도들을 만나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날 때 한없이 따뜻했던,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교황의 표정은 국방색 현판 아래 청와대 대정원 연단에선 몹시 불편해 보였다”며 “로마에서 출발할 때조차 환송식도 하지 말라고 했던 분이고, 교황이 된 뒤 자신의 생일엔 로마시내의 노숙자들을 생일상에 초대했던 분이다. 일체의 격식과 권위를 배격하고 낮은 곳으로 어두운 곳을 찾았던 분 앞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휘장과 총, 그리고 물론 의장대 사열용이기는 하지만 칼을 찬 군인들을 동원한 예의가 얼마나 반가웠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윤 기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 서품을 받은 이후 고국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에 맞서 남몰래 저항해 온 분”이라며 “교회가 침묵하고 있다는 비난 속에 지금의 교황, 베르골리오 신부는 자신의 신부복을 입혀 수배 중인 젊은이를 외국으로 탈출시키는 등 군사 정권의 폭압 속에 '베르골리오 리스트'가 있을 정도로 여러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삶을 살아오신 분을 맞이하는 예의의 형식이 과연 '의장대 사열'이어야 했을까?”라며 “물론 청와대는 교황이 정부 초청으로 방한한 국빈이고, 국빈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의례적으로 다른 국가원수들처럼 의장대 사열과 공항의 예포 발사 같은 의전행사들을 준비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나라도 그렇게 하는 데 뭐가 문제냐고 할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윤 기자는 “하지만 손님을 맞는 기본 가운데 기본은 손님을 불편하지 않게 배려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어쩐지 이번엔 교황을 환영한다는 청와대의 의전과 환영식은 형식에서는 최고의 수준과 예를 갖췄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이 어떤 삶을 살고 지향해 왔는지, 그 분이 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뭔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친절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뭔가 다른 방법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트위터리안 ‘@krl******’은 “이번 교황 방문에 교황을 배려하지 못하고 의전이 과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의전이 사전 협의되고 그래서 모닝차 배정, 교황청 대사관저 숙소를 이용하게 해드린거다, 그럼에도 정부 의전을 비판하는 건...”이라고 사실상 의전이라는 게 일방적으로 한쪽에서만 하는 게 아닌 양측의 합의에 이뤄지는 것임을 지적했다.

물론 윤 기자의 지적에 대해 옹호하는 글도 잇따랐다. 트위터리안 ‘@min*****’는 “SBS 윤창현 기자의 찬찬한 글. 일독을 권한다”, 트위터리안 ‘@bor****’는 “교황에 대한 최고 예우는 의장대 사열 같은 화려한 의전과 형식 아니라 소외되고 아파하는 자들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권력과 정치의 변화”라고 지지하기도 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스팟뉴스팀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