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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집 새정연 불끄려는 박영선 패대기치다니


입력 2014.08.15 09:55 수정 2014.08.15 10:15        이상휘 대표

<칼럼>특별법 합의 파기하고 내부 네탓 공방만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의 주례회동을 마친뒤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의 주례회동을 마친뒤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신혼여행을 간다. 듣기만 해도 설레인다. 인생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결실이기도 한 까닭이다.

신혼여행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허니문을 보름달에 비유하기도 했다. 결국 달은 점점 작아진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비유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 속담을 연상케 한다. 처음은 달콤하지만 갈수록 힘들다는 의미다.

또 다른 유래는 이렇다. 중세 시대에서 비롯되었다. 집단생활이나 거대한 성곽 안에서 살았다. 일종의 보호를 받는 셈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면 일정기간 성 밖으로 내보냈다. 부부가 힘을 합쳐 낯선 환경을 극복하라는 의미다. 마음을 함께 해야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을 가르쳤던 것이다. 들짐승이나 바람과 추위로부터 말이다.

교훈적 의미가 크다. 사실 부부란 그런 거다.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하는 것이다. 소위 ‘내 편’이 된다는 의미다.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이 시끄럽다. 7.14 재보선 참패에 대한 후유증으로 보기에는 정도가 지나치다. 세월호 특별법 처리 합의 때문이라고 한다.

박영선 혁신위원장은 곤혹스럽다. 새누리당과의 합의내용에 대한 반발 때문이다. 뒤로 물러섰다. 다시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참으로 기가 막힌다. 새정연은 그럴 힘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안타깝다.

박영선 위원장의 합의가 무조건 옳다는 게 아니다.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을 말하자는 게 아니다. 다만, 불이 났는데 허둥대기만 하고 불을 끌 생각은 못하는 것이다. 왜 불이 났는지, 누가 불을 냈는지, 어디가 불에 타는지, 그것만 따진다. 불이 나면 불부터 끄는 게 순서다.

새정연은 그걸 모른다. 불을 끌 생각은 않고 남의 탓만 하는 것이다. 그러다 재만 남는다. 박 위원장의 합의가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당연히 고함을 치고 바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필요하다.

문제는 현실이다. 불이 나있는 상태다. 야당으로서의 존립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지지도는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당내 균열은 점점 틈이 커지고 있다.

이럴 때 뭐가 가장 필요한 것인가? 결속이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행동이다. 문제가 있다하더라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욕을 하기에 앞서 고민을 하는 모습이 필요한 것이다. 이때다 싶어 고함을 치고 비난을 한다.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나타나지 않던 사람들이 말이다. 박영선 위원장이 자칫 대권주자로 부상할까? 그래서 이 기회에 정리하자는 얄팍한 꼼수인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지금 새정연이 필요한 것은 단합이다.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 앞에 서는 초심이다. 부끄럽다는 반성이다. 유일한 정통야당의 위상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싸우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누군들 죄인이 아니겠는가. 박 위원장을 두둔하고 싶지는 않다. 새정연의 행동이 안타까워서다. 함께 설득하고 당당하게 나가야 한다. 결국 세월호 진상조사는 새정연이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잘해내겠다는 결기를 내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협상의 결과를 따지기 보다는 그게 먼저라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야당을 믿는다.

그런데 이제와서 “잘못되었으니 뒤로 물리자”고 한다. 누가 고개를 끄덕이겠는가. 혀를 끌끌 찰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저러니 국민이 믿겠는가’는 소리만 나온다.

야당은 집권여당을 견제하는 유일 세력이다. 분명히 국민은 야당에게 불만이 크다. 실망이 크다. 무엇이겠는가. 싸우기 전에 그것부터 반문해 봐야 한다. 내 탓을 못하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계파간의 이익도 당의 위상이 높을 때 더 큰 법이다. 단결하고 단합해야 한다. 당장 먹을 것도 없는데 싸워서야 되겠는가 말이다.

정당이 가는 길도 부부의 그것과 같다. 인생이라는 길과 같다는 말이다. 험할 때도 달콤할 때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신혼여행의 화두를 던졌다.

어떻게 함께 살게 되었는지, 어떤 역경을 이겨내 왔는지, “그러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싶어서다.

힘들게 만나서 살면, 싸우는 것도 억울한 게 인생이다. 서로 반성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 지금이 그 시기다. 그게 싫다면 차라리 갈라서는 게 낫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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