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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객 안 부러워"…작은 영화 '돌풍'


입력 2014.08.28 13:28 수정 2014.09.01 09:08        부수정 기자

다양한 소재 작품 잇따라 개봉 '잔잔한 인기'

적은 상영관 수에도 관객 입소문으로 주목

여름 블록버스터 공습 속 큰 비용을 들이지 않은 소규모 영화들이 인기 몰이 중이다. ⓒ 영화 '어떤 만남 ' 포스터/ 티캐스트콘텐츠허브 제공 여름 블록버스터 공습 속 큰 비용을 들이지 않은 소규모 영화들이 인기 몰이 중이다. ⓒ 영화 '어떤 만남 ' 포스터/ 티캐스트콘텐츠허브 제공

올여름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사적' '해무' 등 대작들이 엄청난 물량공세로 극장가를 장악한 가운데, 큰 비용 없이 관객들을 사로잡은 영화가 시선을 끌고 있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다양성 영화 '프란시스 하'는 누적 관객 7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개봉 한 달 만의 성과로 1∼2만 관객만 돌파해도 '대박'으로 보는 예술영화계에서는 이례적이다.

'프란시스 하'는 2006년 '오징어와 고래'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던 노아 바움백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영화는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일 없는 27살 뉴요커 프란시스(그레타 거윅)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렸다.

'프란시스 하'는 흑백 영화인 데다가 유명 감독, 배우의 작품도 아니다. 그럼에도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은 '가장 보통의 뉴욕에서 만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영화 포스터 문구에서 찾을 수 있다.

주인공 프란시스는 무용수로 성공해 뉴욕을 접수하겠다는 거창한 꿈을 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몇 년째 평범한 연습생 신세인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믿었던 친구 소피마저 그녀를 떠난다. 직업도, 사랑도, 우정도 무엇 하나 쉽지 않은 프란시스는 우리 시대의 불안정한 '청춘'을 상징한다.

감독은 주인공의 성장기를 지나치게 우울하거나 희망적이지 않게 그렸고 관객들은 이 부분에 공감했다. 네이버 아이디 sw****를 쓰는 한 누리꾼은 "가장 소중했던 내 젊은 날의 기억들. 27살 뉴요커 프란시스는 모습은 나의 모습이자 우리들의 모습이었다"고 감상평을 내놨다.

영화 수입사 그린나래미디어 측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캐릭터와 현실적인 대사, 에피소드로 관객들과 소통했다"며 "데이비드 보위가 부른 영화 주제곡 '모던 러브(Modern Love)'와 뉴욕의 풍경을 낭만적으로 담아낸 화면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고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여름 블록버스터 공습 속 큰 비용을 들이지 않은 소규모 영화들이 인기 몰이 중이다. ⓒ 영화 '프란시스 하'·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포스터/ 그린나래미디어·찬란 제공 여름 블록버스터 공습 속 큰 비용을 들이지 않은 소규모 영화들이 인기 몰이 중이다. ⓒ 영화 '프란시스 하'·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포스터/ 그린나래미디어·찬란 제공

지난달 24일 개봉한 프랑스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도 선전하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 4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개봉 24일 만에 10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현재 누적 관객수(28일 기준)는 12만2392명이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CGV무비꼴라쥬 전관을 포함해 두 차례에 걸쳐 상영관이 확대됐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애니메이션 '일루셔니스트'(2011)로 잘 알려진 실뱅 쇼메 감독의 첫 장편 실사영화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두 이모와 살던 동네 피아니스트 폴이 우연히 이웃집 아줌마 프루스트의 도움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풀어냈다. 귀욤 고익스와 앤 르니 등이 출연했다.

주인공이 아픈 기억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하는 스토리가 뭉클하다. 아울러 동화책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와 영화에 수록된 다채로운 음악은 관객들의 시선을 붙든다.

영화사 찬란 측은 "10만 관객 돌파는 다양성 영화계에서는 꿈의 수치"라며 "적은 상영관 수에도 관객들의 입소문만으로 일궈낸 값진 성과"라고 자평했다.

소피 마르소 주연의 '어떤 만남'은 개봉 12일째인 지난 11일 2만 관객을 돌파했다. 다른 다양성 영화들보다 적은 스크린 수(전국 39개)를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성과다.

영화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사는 유명 소설가 엘자(소피 마르소)와 안정적인 일상에 만족하며 살아온 변호사 피에르(프랑수아 클루제)가 첫눈에 반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라붐' 속 소피 마르소의 앳된 모습을 추억할 수 있는 영화다.

티캐스트콘텐츠허브 측은 "40대 이상 관객 예매율이 63%에 달한다"며 "과거 소피 마르소에 열광했던 중장년 관객들이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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