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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I·LTV 완화 첫날, 한산한 은행창구 "기대만…"


입력 2014.08.01 16:33 수정 2014.08.01 16:38        이충재 기자

창구 문턱 낮췄는데도 '썰렁'…"집값 상승 기대심리 아직 없어"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이 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이 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다.ⓒ연합뉴스

“오늘 오전까지 대출 문의나 상담은 특별히 없었어요”, “어제 문의전화 2통은 대출목적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담이었어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대출 규제가 완화된 첫날인 1일 ‘은행권의 메카’ 서울 을지로 일대 은행창구는 한산했다. 시중은행 대출창구는 대부분 이날 오전까지 번호표를 뽑지 않아도 창구까지 직행할 수 있었다.

정부의 부동산활성화 기대와 달리 아직까지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고 있다. 금융권이 영업전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은데다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주택대출 비수기인 여름휴가철이 겹친 것도 한몫했다.

특히 시중은행보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2금융권업계에서 대규모 고객이탈로 이어질 수 있을까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상호금융은 지난 5월 기준, 전체 주택담보대출 59조원 가운데 LTV 70%초과 대출의 비중은 36.1%다. 금액으로는 21조2990억원으로 금융권 중 가장 크다.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중 LTV 70% 이상 비중은 전체 대출의 약 32%(4000억원)에 달한다.

신한은행 영업지점 대출 담당자는 “정부의 규제완화 발표 이후 오늘까지 평소와 다르게 대출관련 문의가 늘지는 않았다”며 “일부 주거지역에서 상담이 조금 늘었다고 하지만 특별히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해당 영업지점에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문의전화가 한통도 오지 않았고, 전날까지 걸려온 상담전화도 대부분 규제완화에 따른 대출요건 등을 묻는 내용이었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각 지점 대출창구에 분위기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주택대출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대부분 대출상담 보다는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한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기존 금리가 높았던 대출에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문의가 더 많은 상황이다. 대출 문턱이 낮아졌지만, 아직은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깔려있다.

특히 아파트 밀집지역인 수도권 신도시와 이번 규제완화의 최대수혜자로 떠오른 서울 강남권 역시 움츠리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강남-수도권에서도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대출수요 증가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휴가철을 지나 이사철이 돌아오면 시장이 달아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와 강남권의 ‘움츠린 개구리가 얼마나 멀리 뛰느냐’가 관건이다.

한편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완화돼 LTV는 70%로, DTI는 60%로 단일화된다. 금융업권별, 지역별 차등도 없어진다. 예를들어 서울에서 5억원 아파트를 살 때 은행에서 집값의 절반인 2억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었지만, 이날부터 3억5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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