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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몰락했다고 또 급진 판치면 새정연 두번 죽는다


입력 2014.08.01 11:24 수정 2014.08.01 13:13        데스크 (desk@dailian.co.kr)

<김영환의 세상읽기>재보선 결과는 야권 전체에 주는 준엄한 심판

31일 오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7.30 재보궐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뒤 국회를 빠져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31일 오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7.30 재보궐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뒤 국회를 빠져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새정치민주연합은 완벽하게 패배하였다. 공천에 실패하였고 정권심판론은 빛을 잃었다.
후보단일화는 녹슨 칼이 되어버렸다.

세월호 참사와 잇따른 인사실패, 유병언 사건에서 보여준 검경의 엇박자 등 여당의 국정난맥에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무엇을 반성하고 어디에서 시작할 것인가? 이번 선거결과는 6.4선거에서 교훈을 찾지 못한 지도부의 과오의 결과이다.

지역의 정서를 도외시하고 당이 결정하면 따라올 것이라는 안일한 사고가 또 반복되었다.
지난 선거에서 광주와 안산의 전략공천이 그래도 당선으로 이어졌다는 자만이었을지 모르지만, 전체 선거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쳤는지에 애써 눈감았다.

무엇보다 무리한 공천이 화근이었다. 아무 연고도, 명분도 없는 중진을 선거 한 달 전에 선거구에 투입했다. 그러고도 정권 심판론과 세월호 참사 등으로 선거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겠지만, 지역 유권자의 의사를 무시한 전략공천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다시 한번 똑똑히 확인했을 뿐이다.

국민들은 우리 정치인보다 현명하고 정교하며 냉정하였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은 경제를 살리라는 아우성이었다.

최경환에게 세월호가 졌다. 부동산정책과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제2기 경제팀에 기대가 높아졌고 주가가 폭등했다. 수백만의 노인들은 처음으로 지급하는 노인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아 국가로부터 받은 경제 지원의 혜택이 피부에 와 닿았을 것이다.

나는 지금 오늘의 정치에 솔직히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선거 참패 때문이 아니다.

야당은 안철수로 대변되는 새정치의 좌절로 인해, 이제 시대에 뒤 떨어진 진보강화론이나 투쟁우선주의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특정 계파를 중심으로 한 지난 10년간 분열의 정치와 계파정치가 재현되었다. 김한길 안철수의 공천 실패가 그대로 중도 진보주의의 몰락으로 연결되고 관념적 급진론이 다시 고개를 들게 되었다. 그리하여 야당은 한 번 더 죽어야 살 운명을 안게 되었다.

여당은 심각한 국정실패와 인사난맥은 수정되지 않고 선거 승리에 도취해 휘청거릴 것이다. 섣부른 국적불명의 철지난 성장지상주의가 부동산을 부추기고 가계부채를 늘리고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성장 포퓰리즘의 늪 속으로 희망을 잃은 국민들을 내몰았다. 정부는 국민을 경기부양 이라는 진통제를 주고 국민들을 휘청거리게 했다.

더 큰 좌절과 처철한 실패를 딛고서야 우리 정치는 미래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겪어야 할 국가의 손실과 국민의 고통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를 대체하기에는 새로운 여야의 정치세력이 아직 미미하다. 걸핏하면 불쑥불쑥 불거지는 계파갈등이 어제와 오늘의 오랜 화근이다. 이것을 바로잡지 않고는 한 발자욱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제 날이 새면 수면아래의 계파갈등은 절망의 바다위에 떠올라 가열차게 당권경쟁으로 타 오를 것이다. ‘내 탓이오’가 아닌 ‘네 탓이오’의 꼴불견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다. 다음 총선과 대선패배를 향해 힘차게 노를 저어갈 것이다. 단언하건데 패배의 씨앗은 우리 안에 있다. 걸핏하면 당을 새로 만들고 채우지도 못할 5대 5지분의 창당과 합당, 그리고 후보단일화가 아니면 수전증에 걸리는 야당에 어떻게 정권을 맡긴단 말인가?

‘자강불식’이 우리의 전략이 되어야 한다. 선거를 이기려면 사람을 발굴하고 길러내야 한다. 언제까지 무릎을 다친 박지성과 일직 노쇠한 박주영에게 한국 축구의 미래를 맡길 것인가! 유소년 축구와 k리그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급조된 공천방식과 잦은 창당, 사람중심의 정당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뼈를 깎는다는 수사도 이제는 상투적이고 지겹다. 걸핏하면 사퇴서를 집어던지는 무책임도 깃털처럼 가볍다.

민생을 위해, 민생을 향해 정치의 밑둥을 새로 세우자는 말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어느 특정계파의 패배가 아니라 야권 전체에 주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다.
그리고 순천의 선택, 역시 나라의 정치를 바로 세워보려는 눈물의 선택이었음을 가슴에 새겨야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자.

국민은 여전히 옳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다시 일어 설 근거이자 출발점이다.

글/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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