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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파이터’ 송효경이 쏟은 눈물과 쏜 희망


입력 2014.08.02 11:10 수정 2014.08.03 08:18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로드FC 미녀파이터로 성장할 큰 가능성 드러내

기량과 스토리 융합한 로드FC 프로모션과도 같은 궤

송효경은 기량 면에서 파이터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 외 송가연처럼 대중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도 보여줬다. ⓒ 로드FC 송효경은 기량 면에서 파이터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 외 송가연처럼 대중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도 보여줬다. ⓒ 로드FC

국내 격투 스포츠계에 또 한 명의 미녀 스타가 탄생했다.

‘싱글맘 파이터’ 송효경(32)이다. 지난달 26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서 열린 종합 격투 스포츠 ‘로드FC 016’ 여성부 2경기(-54㎏ 계약체중)에 출전한 송효경은 기무라 하즈키를 맞이해 2라운드 기권승, 프로 파이터로서 7경기 만에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사실 두 선수의 이력은 극과 극이었다. 송효경은 프로 격투 파이터로서 입문한 이후 6전 전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기무라는 무패(4승1무) 전적에 ‘글래디에이터’라는 격투단체에서 챔피언벨트를 두른 경험도 있다.

하지만 이날 송효경은 전적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로 경기를 주도했고, 그 결과 2라운드 막판 기무라 측으로부터 기권 사인을 받아냈다. 승리가 확정되자 송효경은 상기된 표정으로 얼떨떨하기도 했지만 이내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프로파이터로서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던 경기에서 화끈한 경기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승리의 트로피까지 받아든 송효경은 송가연 등과 함께 로드FC를 대표하는 여성 파이터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송효경은 기량 면에서 파이터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 외 대중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도 보여줬다. 이날 경기를 TV로 시청한 격투 스포츠팬들은 송효경의 멋진 경기력 이전에 ‘싱글맘’이라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면서 연예인 뺨치는 빼어난 외모로 관심을 모았던 게 사실이다.

송효경은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남다른 끼를 과시했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입장하는 발랄한 모습에 웬만한 여배우 뺨치는 미모, 운동으로 다져진 군살 없이 탄탄한 몸매는 남성팬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송효경이 거둔 승리의 여운은 경기가 끝난 이후 더 강하고 진하게 이어졌다. 이번에는 그의 경기력이나 빼어난 외모 외에 송효경이 지닌 ‘스토리’가 그와 같은 강한 여운의 원인이었다.

‘싱글맘’이라는 이력에서도 나타나듯 송효경은 현재 8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다. 남편과의 이혼으로 인해 아들의 양육을 맡게 되면서 싱글맘이 된 송효경은 현재 선수생활 등으로 아들을 온전히 혼자 키울 수 없는 상황이라 주말에만 아들을 돌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번째 도전 만에 꿈에 그리던 첫 승을 거두고 경기장 안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는 송효경의 모습에 20대 초반에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이후 남편과의 이혼으로 싱글맘이 되면서 아들과 함께 겪어야 했을 파란만장한 세상사들이 오버랩, 이날 송효경의 승리는 대중들에게 더욱 더 드라마틱한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로 인식됐다.

경기 직후 송효경과 언론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줬다.

파이터로서 경기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땐 사뭇 진지한 표정이었고, 그동안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이재선 감독의 속을 썩였던 데 대해 무척이나 미안한 마음을 전할 땐 어린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리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분신인 아들의 이야기를 할 땐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처럼 모성애 가득하고 교육관 투철한 엄마의 모습 그대로였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먹이고, 때로는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능수능란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는 말솜씨를 보여준 송호경의 매력은 TV와 인터넷이 절대적 홍보수단인 로드FC 프로모션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싱이나 프로레슬링, 그리고 UFC, 로드FC 등과 같은 종합 격투 스포츠는 이제 경기력이라는 면에서 누가 더 강한가를 보여주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양한 모습의 스타와 그들이 만들어 내는 다채로운 콘텐츠와 파생되는 다양한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하나의 융합형 문화산업으로 변모해 나가고 있다.

챔피언이 누구인지도 중요하지만 챔피언이 아니더라도 스타가 될 수 있고, 경제적으로 높은 부가기치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한 시대가 됐다는 말이다.

로드FC는 그 동안 대회 흥행에 스토리텔링을 이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선수 개개인이 지닌 인생역정이 경기와 맞물리면서 승패를 떠나 결과 자체가 하나의 상품으로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잘 활용했다고 할 수 있다.

송효경 역시 로드FC의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탄생시킨 또 한 명의 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겨우 프로 파이터로서 1승을 거둔 풋내기고, 단시간 안에 챔피언 타이틀을 따낼 가능성도 불투명한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하지만 송효경이 지닌 스토리와 스타성은 그가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로드FC에서 롱런할 수 있는 밑천이 될 수 있고, 그와 같은 밑천이 로드FC에도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물론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송효경이 승승장구해 챔피언 벨트도 획득하고 스타로서의 가치를 더욱 더 키워가는 것이라는 점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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