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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득 환류세금, 임금 ·투자 증대 실효 없다"


입력 2014.07.29 14:00 수정 2014.07.29 15:43        데일리안=이강미 기자

한경연 주최 '사내유보금과세,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 개최

현금성 자산비율 한국 9.18%…영국(10.37%)·미국(12.49%)·대만(20.64%)보다 현저히 ↓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이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동 전경련 FKI 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사내유보금 과세, 쟁점과 평가: 기업소득 환류세제,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이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동 전경련 FKI 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사내유보금 과세, 쟁점과 평가: 기업소득 환류세제,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한국 250대 상장사(금융사 제외)의 총자산대비 현금성 자산비율은 9.18%로서 미국(12.49%), 영국(10.37%), 프랑스(13.04%), 독일(13.85%), 일본(16.27%), 대만(20.64%)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한국경제연구원 김윤경 부연구위원)

“적은 세액공제를 위해 큰 손해를 부담해야하므로 과세정책의 임금인상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기업들의 이익증가 유인 감퇴, 해외투자 확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연세대 연강흠 교수)

“유보금은 현금뿐 아니라 기계설비, 투자 등이 포함되어 있어, 유보금으로 투자하라는 주장은 이미 투자한 자금을 다시 투자하라는 모순을 유발하는 것이다.”(중앙대 황인태 교수)

“이미 법인세를 부담하고 남은 금액에 다시 과세를 한다면 동일한 과세대상에 대해서 이중으로 과세를 하는 것이다.”(김앤장 최승재 변호사)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동 전경련 FKI 타워 컨퍼런스센터 에메랄드룸에서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사내유보금과세, 쟁점과 평가 : 기업소득 환류세제,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의 세미나에서는 토론에 참가한 학계 및 전문가들이 이에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히면서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세미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현 정부의 새 경제팀이 투자, 임금, 배당증대를 목적으로 도입하려는 사내유보금 과세(일명 기업소득 환류과세)에 대해 학계 및 전문가들의 평가를 모아 올바른 정책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세미나에서는 우리 기업의 사내유보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 현황, 법리적 해석, 정책의 실효성 등 폭넓은 쟁점들이 논의됐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기업의 본성은 수익이 나지 않는 현금자산을 보유하기 보다는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데 있다”고 지적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현금성 자산이 증가하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한 상황을 대비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초점은 정책투명성 확보와 규제개혁에 맞춰져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윤경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사내유보금 과세제도 도입의 문제점과 정책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현금보유비율이 외국 대기업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250대 기업(비금융업)을 대상으로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비율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9.18%로 미국(12.49%), 영국(10.04%), 독일(13.85%), 일본(16.27%), 대만(20.64%)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같은 유가증권 상장 기업(금융업 제외)를 대상으로 현금성 자산 비율을 비교한 결과, 총수가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8.04%로 비소속기업(11.36%)보다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상장 대기업(250대 상장사)간 국제비교 및 대규모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대 비소속 상장사간의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 대기업의 현금보유비율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토론자로 나선 연강흠 연세대 교수는 임금인상을 하면 사내유보 과세에서 공제해 준다는 정책이 결과적으로 기업의 투자유인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 교수는 “기업의 이익이 있으면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반대로 손실이 있으면 주주가 이를 부담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소득 환류과세는 결국 주주권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투자자로서는 적은 세액공제를 위해 큰 손해를 부담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에 이번 과세정책이 임금인상으로 연결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기업들로 하여금 이익증가 유인을 감소시키거나 해외투자 확대를 모색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인태 중앙대 교수는 “유보금을 투자하라는 주장은 이미 투자한 자금을 다시 투자하라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보금으로 기록되어 있는 수치는 현금뿐만 아니라 토지, 기계설비 등에 이미 투자되어 기업 활동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이익을 내는 정상적인 기업의 경우 유보금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를 ‘이익잉여금 누계액’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렬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원지원본부장은 ‘기업소득환류세’가 투자, 배당 및 임금 수준 결정 등 기업의 경영의사결정 과정에 정부가 개입하는 유례없는 제도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과세대상으로 삼을 유보이익의 범위(당기 이익의 일정 비율)는 충분한 논의 및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실제로 광범위한 투자세액공제, 법인세 감면, 각종 규제완화 등을 통한 투자유인 제고와 일정 수준 개인의 배당소득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제외를 통한 내수 증대방안을 검토해야한다”면서 “임금의 경우에는 역진성이 없기 때문에 지나친 임금상승은 기업들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경영위기에 대한 우리기업들의 대응력도 낮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최승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기업소득 환류과세의 이중과세 문제를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이미 법인세를 부담하고 남은 금액에 다시 과세를 한다면 동일한 과세대상에 대해서 이중으로 과세를 하는 것인데, 우리 헌법이 이런 세제를 허용하는지는 의문이 있을 수 있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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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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