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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할 감독 ‘맨유 오렌지화’ 착착…루니가 변수?


입력 2014.07.27 21:16 수정 2014.07.28 16:18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최전방 공격수-주장 자리 놓고 줄다리기

루니 배제하면 영국 축구계 자극 우려

루이스 반할 감독의 맨유 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웨인 루니와의 관계 설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루이스 반할 감독의 맨유 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웨인 루니와의 관계 설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루이스 반할 신임 감독(62)의 극약처방은 일단 효험이 나타났다.

비록 프리시즌이지만 LA갤럭시를 7-0 대파한 데 이어 AS로마와의 ‘기네스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조별리그에서도 3-2로 승리했다. ‘토털축구’ 네덜란드에서 온 명장답게 공격하면서 수비를 생각하고 수비하면서 역습을 준비하는 전략이 돋보인다.

뿐만 아니라 주전들에게 ‘멀티 포지션’을 부여하고 있다. 애슐리 영은 LA갤럭시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다.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윙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런가 하면 스페인에서 온 안데르 에레라(24)에게는 맨유 중원과 섀도우 공격수 두 포지션을 맡겼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에레라는 LA갤럭시전에서 공수조율을 책임졌다. 또 기회마다 날카로운 공격본능도 발휘했다. 전천후 미드필더 에레라 활약 덕분에 루니가 공격에 전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경기를 더 치러봐야 알겠지만, 반할 체제 맨유는 브라질월드컵 ‘네덜란드 대표팀’을 보는 듯하다. 로빈 반페르시를 꼭짓점으로 선수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판 페르시가 휴가에서 돌아온다면 반할 체제 맨유의 전술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가로지르는 대각선 패스도 네덜란드를 떠올리게 한다. 브라질월드컵에서는 달레이 블린트(24)가 대각선 고공패스로 스페인 중원(티키타카)을 무력화했다. 정확한 롱패스로 스페인전 2도움을 올렸다.

맨유에서 이 역할은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맡고 있다. 크로스 능력 좋은 발렌시아는 측면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한 뒤 역습상황서 정확한 대각선 패스를 시도한다.

웨인 루니는 ‘맨유의 로벤’이었다. 빠른 발과 골 결정력으로 LA갤럭시전 2골, AS로마전 2골 등 총 4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반할 체제 맨유도 삐걱거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반할 감독의 ‘맨유 오렌지화’에 따른 부작용이 바로 그것.

우선 공석이 된 맨유 주장직을 누가 맡느냐다. 웨인 루니는 영국 복수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완장을 차고 싶다. 내가 주장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라이언 긱스가 코치로 승격했고 리오 퍼디난드, 네마냐 비디치, 파트리스 에브라 등 베테랑이 모두 맨유를 떠난 상황인 만큼 ‘맨유 10년차’ 루니가 주장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걸림돌이 있다. 루이스 반할 감독의 결정에 달렸다. 반할 감독은 루니가 캡틴 자리를 넘보고 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할 감독 마음속 맨유 주장은 누구일까.

영국 복수의 언론은 “월드컵 휴가를 떠난 로빈 반페르시가 맨유에 복귀하면 주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반할 감독의 성향이라면 충분히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반 페르시는 반할 감독이 지휘한 네덜란드 대표팀 주장이기 때문이다. 반할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반 페르시가 맨유 주장이 된다면 루니 뿐만이 아니라 영국 축구계 전체의 자존심에 흠집을 낼 수 있다. 맨유는 맨체스터 연고팀을 넘어 잉글랜드 대표 클럽이다. 지금까지 비영국계가 맨유 주장을 맡은 적은 단 4번뿐이다. 1946~1953년 조니 캐리, 1962-1967 노엘 캔트웰, 1996~1997년 에릭 칸토나, 2011~2013년 네마냐 비디치가 맨유 캡틴을 맡았다. ‘대한민국’ 박지성도 2011~12시즌 유로파리그에서 임시 주장(비공식)이 된 바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인이 사령탑을 맡은 상황에서 캡틴까지 네덜란드 출신에게 돌아간다면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루니는 반할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한 직후부터 “최전방 공격수로 뛰고 싶다. 지금보다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직간접적으로 반할 감독을 압박했다. 루니의 바람과 달리 최전방 공격수 적임자는 누가 뭐래도 반 페르시가 유력하다.

반할 감독이 이러한 부작용과 우려를 잠재우고 맨유의 오렌지화를 완성할 수 있을까. 맨유 부활을 기대하는 축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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