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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막장 연대...'정당'은 '정정당당'의 약자여야한다


입력 2014.07.28 09:14 수정 2014.07.28 10:17        이상휘 대표

<칼럼>상대당 죽이기라면 정강도 이념도 팽개치는게 정당인가

7.30재보궐선거를 3일 앞둔 27일 오후 서울 동작을에서 야권단일후보가 된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전 후보,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흑석동 흑석시장 앞에서 열린 확대 선대위 출범식 겸 집중유세에서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7.30재보궐선거를 3일 앞둔 27일 오후 서울 동작을에서 야권단일후보가 된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전 후보,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흑석동 흑석시장 앞에서 열린 확대 선대위 출범식 겸 집중유세에서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당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 대한민국 헌법 제8조다.

중학교에 다니는 조카녀석이 물었다. “삼촌, 정당이 뭐예요?” 답을 망설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법적 개념보다 의미있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서였다.

이렇게 대답했다. “지지하는 국민의 생각을 정정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조카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아~ 그러니까 정정당당한게 정당이구나...”

정당에 대한 명쾌한 해석인 것이다. 정정당당은 사회를 유지하는 기반이다. 술수나 반칙이 난무하면 사회는 혼란스럽다. 정당은 사회적 반칙을 바로잡는 일이 기본적 책무일 것이다.

조카에게 정당의 법률적 개념을 말했으면 어땠을까?

“정당법에 따르면, 정당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지지함으로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다.”

참으로 재미없는 설명이다.

7.30 재보궐선거가 목전이다. 야권연대가 갑자기 부상했다. 15개 지역중 3개 지역에 야권후보가 단일화됐다. 이대로 가면 야권이 참패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야권의 승리를 위한 대의적 사퇴”라는 명분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눈 감고 야옹이다’. 무슨 대의명분이 있겠는가. 한마디로 ‘힘이 모자라서 힘을 합친 것 뿐이다’. 집권여당을 견제하고 야권의 승리를 위해 장렬한 전사(?)를 희망한 모양이다. 그렇게 국민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토록 정의롭다면 평소에도 그래야 한다. 그런데 그렇치 못하다. 정치적 실익계산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 그렇치 않다면 답해야 한다. “왜, 하필이면 선거때마다 야권연대가 나오는가”를 말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정당설립의 자유가 있다. 복수정당제를 보장한다. “정당은 그 목적, 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그러한 요건을 갖추었을 때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법률에 따라 정당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 받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정당은 일정한 주의·주장이나 정강정책을 국민앞에 제시하고 폭넓은 지지를 호소함으로써 지지대중을 확보하여 합헌적인 방법으로 정권을 장악하고자 함에 있다”고 말한다.

매우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역설적으로 보자면 이렇다. 합리적 주장이나 정강정책을 무시하고 특수적 연관, 감정, 또는 분배에 현혹되어 야합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도 된다. 특히 헌법은 정당의 정신을 정당법에 명시해 놓고 있다.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가 그것이다. 일부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작금의 야권연대가 대한민국의 정당정신을 훼손했다는 것이 아니다. 정당법에 위법성 행위를 했다는 것도 아니다. 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 지지를 받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지를 받지 못하면 그 정당은 존재가치가 없다.

정당의 이념과 정강정책이 필요한 이유가 그것이다. 그것으로 국민의 평가와 지지를 받는 것이다. 주장하고 설득시키는 노력이라는 말이다. 그것이 정당활동의 가장 기본이다. 따라서 정당간의 연대는 그 기조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야권연대가 단순히 이기기 위한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

후보의 지지도가 왜 떨어지겠는가. 정당이 문제가 있던지, 후보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이 없는 후보간 연대는 야합에 불과하다. 정치적 이념도, 정책도 팽개친 얄팍한 속임수다.

정당의 활동은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한 조직운영을 위해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것이다. 불리하면 합치고, 유리하면 떨어지는 행태를 보여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그런 모습이 혈세를 쓰는 정당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의미다.

국민에 대한 정당의 도리를 생각해야 한다. 여권에 대한 견제, 야권의 승리라고 말한다. 솔직히 말하는게 좋다. 지금의 야권연대는 단순히 이기기 위한 야합이다. 정당의 정신보다 예상되는 정치적 실익을 염두에 둔 술수에 불과하다.

겸허하게 돌아보자. 이렇게 정당하지 못해도 되는가. 국민의 세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말이다. 국민적 지지를 위해 정강정책의 성의있는 주장을 국민들에게 해봤는지, 그런 노력들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는지, 작금의 야권연대가 ‘국민의 이익을 위한 정당가치 실현’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지 말이다.

정정당당한 것이 ‘정당’이라고 했다. 어린 중학생의 정당론이다. 힘이 모자라면 힘을 길러야 한다. 힘이 모자란다고 해서 편을 만드는 것은 정정당당하지 못하다. 힘을 기를 생각은 하지 않고 때마다 편을 지어 이길 생각을 한다면 정의롭지 못하다.

‘정정당당하지 못한 정당은 정당이 아닌 것이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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