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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재벌 SPC를 덜덜 떨게 만드는 "너는 누구냐?"


입력 2014.07.25 14:59 수정 2014.07.27 12:47        김영진 기자

한남동 패션5 주변 오월의종 고객들 인산인해...베라피자, 부자피자에는 밀려

한남동에 위치한 오월의종이라는 빵집 앞에 고객들이 비가오는데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들어가고 있다. 주변에 SPC그룹의 패션5가 있어도 항상 고객이 몰린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한남동에 위치한 오월의종이라는 빵집 앞에 고객들이 비가오는데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들어가고 있다. 주변에 SPC그룹의 패션5가 있어도 항상 고객이 몰린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업계 1위 SPC그룹을 겨냥한 '동네빵집 죽이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SPC그룹 매장을 위협하는 동네빵집 및 레스토랑들이 있어 주목된다.

대기업의 동네 상권 진출로 무조건 동네빵집이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잃는 대목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서울 한남동에 '패션5'라는 플래그십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 롯본기힐스에서나 볼 수 있는 검은색 통유리의 화려한 외양을 자랑하는 패션5는 1층에 베이커리가 있고 지하 1층과 2층, 3층 등은 SPC그룹 직영 레스토랑이 들어와 있다.

이곳은 SPC그룹의 안테나 매장과 같은 곳으로 여기서 만들어서 성공하는 빵들은 파리크라상이나 파리바게뜨 등으로 대량 생산돼 유통된다.

하지만 최근 이 주변에 동네빵집들이 여럿 생겨나면서 오히려 패션5의 명성을 위협할 정도다.

제일기획 건너편에 위치한 '오월의종'이 대표적이다. 좌석도 없고 10평 남짓한 이 가게는 오픈 시간인 오전 11시 이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줄은 수십 미터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며 빵을 사기 위해서는 30분 이상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한남동 오월의종 앞, 오픈 전부터 고객들이 수십미터 줄을 서고 있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한남동 오월의종 앞, 오픈 전부터 고객들이 수십미터 줄을 서고 있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토요일의 경우는 11시에 오픈해 2시 안에 빵이 모두 팔려나갈 정도다. 빵이 모두 팔리면 문을 닫고 내일 빵을 준비한다. 손님들이 많다고 절대 더 생산하지 않는다.

고객들의 호응이 좋자 오월의종은 최근 리움미술관 근처에 2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오월의종을 찾은 한 고객은 "오월의종은 가격도 착하고 독일식 빵을 지향하기 때문에 화려하게 치장돼 있는 프랜차이즈 빵과는 차이가 많아 입소문을 타고 고객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SPC그룹 관계자 역시 "SPC의 경쟁자는 동종 프랜차이즈 업체이기 보다는 개인빵집들"이라며 "개인빵집들 중에서는 한 종의 빵만 취급하는 곳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고객들에게 장인정신 느낌을 주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주변에 빵집 상권이 형성되자 프랑스식의 '브래드쇼'도 생겨났고 경리단길의 '베이커스테이블' 등 현지 파티쉐들이 운영하는 빵집들이 생겨나는 추세다.

또 패션5 근처에 생겨난 부자피자도 맛 집으로 이미 유명세를 탔다. 이태원에 1호점을 낸 부자피자는 고객들이 몰리자 한남동 르베이지 건물에도 지점을 냈고 가로수길, 갤러리아 고메이494에도 지점을 내는 등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다.

SPC그룹은 최근 패션5에 나폴리 피자 레스토랑인 '베라피자'를 오픈했지만, 부자피자의 기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SPC그룹이 베라피자에 쏟은 열정은 남다르다. 이태리 정통 피자를 만들기 위해 폼페이 베수비오에 있는 화산석을 직접 들여왔을 정도다. 화산석은 열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때문에 정통 이태리 피자 맛을 내기에 적격이다.

국내에 베수비오 화산석을 직접 들여온 레스토랑은 거의 없다. 베라피자의 테이블도 이태리 직수입 대리석을 가져다 사용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트렌드가 빨라지면서 대기업 브랜드라고 무조건 선호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오히려 개인이 하는 빵집과 레스토랑이 제대로 만들어 고객들의 취향과 맞아떨어진다면 성공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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