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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있지만..' 파리아스, 정답과 멀다


입력 2014.07.25 15:46 수정 2014.07.25 16:0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일본 언론 "한국축구, 파리아스 접촉" 보도에 축구협회 부인

한국축구 잘 알지만 원점에서 편견 없이 시작할 외국인 필요

파리아스 전 포항스틸러스 감독. ⓒ 데일리안 DB 파리아스 전 포항스틸러스 감독. ⓒ 데일리안 DB

홍명보 감독 사퇴 후 공석인 한국축구대표팀 차기감독에 대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일본 ‘스포츠호치’는 “세르지우 파리아스(47) 전 포항스틸러스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출신인 파리아스 감독은 포항에서 K리그 플레이오프·FA컵·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감독으로 이름값을 높였다. 2009 클럽월드컵에서는 한국축구 사상 최고의 성적인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짜임새 있는 패싱게임과 공격축구를 앞세워 토너먼트 등 단기전에서 유난히 강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파리아스 감독은 한국을 떠난 뒤 알 아흘리와 알 와슬(이상 사우디아라비아), 광저우 부리(중국) 감독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무적 상태다. 지난 16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실제로 영입을 타진한다면 성사 가능성이 높은 후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파리아스 감독이 한국대표팀 차기사령탑이 될 확률은 현재로서는 낮다. 대한축구협회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4일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새로 선임돼 새로운 기술위원회가 이제 감독후보군을 논의하기 시작한 만큼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

파리아스 감독의 강점은 한국축구를 잘 파악하고 있고 ‘실적’도 괜찮았다는 것이다. 또 외국인 감독으로서는 합리적인 몸값에 협상 가능한 카드라는 점이다. 3~4년 전이라면 충분히 훌륭한 대표팀 감독 후보가 될 만하다.

하지만 현재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의 구원투수가 되기에 파리아스 카드는 무게가 떨어진다. 포항을 떠난 뒤에도 중동과 중국을 거치며 아시아무대 위주로 활동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은 올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세계축구의 흐름을 따라잡고 한국대표팀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려야하는 시대적 과제를 감당하기에 파리아스 감독이 가장 적합한 인물인지는 의문이다.

파리아스 정도의 ‘스펙’은 김호곤, 신태용, 황선홍 같은 국내파 감독들보다 크게 낫다고 하기 어렵다. 포항을 떠나는 과정에서 깔끔하지 못한 일처리로 K리그 팬들에게 비수를 꽂았던 전력도 이제 와서 파리아스를 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한다면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포기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당장 ‘편리한 선택’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현명하지 못하다. 오히려 한국축구에 대해 잘 모르거나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다는 게 편견 없이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더 유리할 수 있다. 새로운 감독의 조건은 한국대표팀의 미래 설계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경륜과 자격을 지닌 인물이 되어야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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