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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회장 선처 부탁…문화강국 이루게 해달라"


입력 2014.07.24 20:20 수정 2014.07.24 20:40        조소영 기자

24일 이관훈 전 CJ대표이사 증인으로 나서 선처 요청

이 회장 측, 횡령 거듭 부인…국내외 '문화산업 업적' 강조

피고인 신동기 "깊이 뉘우쳐" 배형찬 "사실 그대로 인정"

[기사추가 : 2014.07.24. 20:37]

탈세와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항소심 5차 공판 참석을 위해 24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도착, 휠체어로 옮겨 타기 위해 구급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탈세와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항소심 5차 공판 참석을 위해 24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도착, 휠체어로 옮겨 타기 위해 구급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횡령·배임·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측이 24일 항소심 공판에서 재판부를 향해 이 회장의 국내외 문화산업 업적을 강조하며 선처를 요청했다.

이날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5차 공판에서 이 회장 측은 부외자금 조성을 통한 횡령 혐의 등에 대해 부인하는 한편 이관훈 전 CJ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내세워 이 회장이 문화산업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왔는지 강조했다.

"앞으로 2~3년이 문화강국 만드는 시기"

이 회장의 최측근인 이 전 대표는 이날 공판에서 이 회장의 문화산업 노력과 관련, 이름 뒤에 직함이 아닌 '님'자를 붙여 수평적 관계를 강조한 이 회장의 '님 호칭제' 실시와 '드림웍스'와의 사업 파트너 성사 등에 대해 소개했다.

이 전 대표는 1983년 제일제당 공채로 입사해 마케팅팀, 총무팀, CJ헬로비전 대표, CJ제일제당 경영지원실, CJ대표 등을 두루 거쳤으며 지난해부터 CJ고문이 됐다.

이 전 대표는 "'님 호칭제' 실시 때 질서가 제대로 서지 않는다는 등 임원들 반발이 많았다"며 "그러나 이 회장은 자신이 먼저 임원들에게 '이재현 님'이라고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아모레퍼시픽, SK그룹, 롯데백화점 등에서도 직급 대신 '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드림웍스와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었던 것과 관련해서도 "이 회장의 자연스럽고 소탈한 모습이 어필됐기 때문인 듯하다"고 말했다.

과거 이 회장은 드림웍스 설립자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프리 카젠버그 등이 아시아 지역 파트너를 찾는다고 하자 '청바지 차림'으로 스필버그 등을 찾아 함께 피자를 먹으며 사업 파트너로서 손을 잡자고 설득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이 회장의 철학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이 회장의 철학은 '문화 없이 나라 없다. 경제강국의 전제조건은 문화강국', '문화의 산업화를 통해 일의 먹거리를 만들어 국가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CGV 등 영화산업을 할 당시에도 임원들이 반대했으나 이 회장은 이를 설득해 사업을 추진했고 영화 '아바타'가 나왔을 때는 '2020년에는 한국판 아바타를 만들자'고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변호인 측이 "마지막으로 이 회장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하자 재판부를 향해 이 회장의 선처를 당부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이 이 전 대표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얘기를 들은 듯하다"고 말을 끊기도 했다.

그는 "이 회장을 좋지 못한 모습으로 보니 가슴이 메어진다"며 "이 회장이 문화강국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 앞으로 2~3년이 문화강국을 만드는 시기로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동기 부사장 "이런 일을 한 내가 원망스러워"

뒤이어 이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피고인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이 이 회장이 부외자금을 통해 일부 임직원에게 격려금을 지급한 것과 관련, 이 회장이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하려는 등 개인적 용도로 활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부외자금 조성 자체에 대해서는 "깊이 뉘우친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이 회장의 격려금이 '개인적 충성심'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평소 이 회장은 CJ가 삼성보다 봉급이나 복리후생이 많이 떨어진다고 하면서 업무에 탁월한 성과를 낸 직원들에 대해서는 격려를 해야겠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 측이 부외자금 조성 건과 관련 "이 사건을 깊이 뉘우치고 있느냐"고 하자 "그렇다. 내 일생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이런 일을 한 내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본 부동산 관련 현지 법인 담보 제공 및 연대보증에 따른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또 다른 피고인 배형찬 전 CJ재팬 대표는 원심과 달리 이날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해 검찰 측의 의구심을 샀다.

배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원심 판결 후 변호인과 논의한 결과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는 얘길 들었다"며 "사실 그대로를 인정하고 용서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로 증인신문을 마치고 다음달 14일 오후 2시부터 이 회장 등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앞서 원심은 이 회장을 향해 징역 4년, 벌금 260억원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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