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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비틀 스파이럴' 소트니코바 위한 충고


입력 2014.07.23 14:16 수정 2014.07.23 14:18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경기 소식 아닌 '한가로운 일상'들로 불필요한 잡음 초래

아이스쇼 엉덩방아 십자포화도 SNS 부작용 중 하나

소트니코바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 약점 잡힐만한 글을 남기는 것은 미련한 행위다. ⓒ 소트니코바 SNS 소트니코바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 약점 잡힐만한 글을 남기는 것은 미련한 행위다. ⓒ 소트니코바 SNS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알렉스 퍼거슨(72·은퇴)은 선수들에게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고 역설한 바 있다.

공인이기 때문에 구설에 오르기 십상이라는 게 퍼거슨의 철학이다. 명장의 말은 일리 있다. 웨인 루니 트위터에는 영국 기자들이 상주한다. 또 팬들은 물론 ‘안티세력’도 머물고 있다. 루니가 가볍게 남긴 글조차 기사화된다.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켜 폭풍 비난을 받기도 한다.

최근 ‘게임 폐인’ 오해를 받은 사례가 대표적 예다.

루니는 월드컵이 끝난 후 트위터에 “삼성 갤럭시11 게임으로 지구를 구하고 상품까지 준다고? 정말 기특하군~삼성”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자국민으로부터 “게임 폐인” “오락 그만하고 잉글랜드가 왜 월드컵만 나가면 바보가 되는지 연구하라”는 등 십자포화 맞았다.

2014 소치올림픽에서 논란의 금메달을 목에 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소트니코바를 올림픽 챔피언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짙다. 심지어 “그들만의 챔피언”이라는 비아냥거림도 흘러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소트니코바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 약점 잡힐만한 글을 남기는 것은 미련한 행위다.

전 세계 피겨 기자단과 팬들, 안티들이 상주해있다. 소트니코바가 햄버거를 먹었다거나, 아사다 마오와 보라돌이 의상을 맞춰 입고 텔레토피 코스프레를 한다거나, ‘피겨 체조선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와 기차여행을 떠난다거나 소트니코바의 모든 일상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현역 선수가 경기 소식이 아닌 ‘한가로운 일상’이 자주 기사화되면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심지어 소트니코바 팬들도 소트니코바를 향해 “지금 한가롭게 여행이나 떠나느냐” “올림픽 이후 국제대회에 나올 생각은 전혀 없느냐” 등 잔소리를 쏟아낸다.

미운털 박힌 소트니코바가 실수를 저지르면 실수 이상의 비난을 받곤 한다.

지난 21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더 아이스 2014’ 엉터리 연기가 대표적 예다. 이날 소트니코바는 갈라쇼에서 엉망진창 연기를 펼쳤다. 시작 점프부터 엉덩방아 찧었다. 이어 두 번째 점프 회전수 부족, 마지막 점프 허우적거림, 술취한 듯 비틀비틀한 스파이럴 등으로 연기를 마쳤다.

갈라쇼기 때문에 실수는 애교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전 세계 피겨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그것 봐라. 올림픽 이후 천하태평 햄버거나 먹고 몸 관리 안 하니깐 더블악셀조차 어렵잖아”라고 가시 돋힌 쓴소리를 쏟아냈다.

소트니코바는 올림픽 이후 지난 3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자의 반 타의 반 나서지 못했다. 이후 당분간 국제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아직도 소트니코바를 올림픽 챔피언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소트니코바가 당장 바꿔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SNS를 끊는 것이다.

현역 선수가 경기 소식이 아닌, ‘한가로운 일상’이 자주 소개된다면, 소트니코바 안티는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는 선수로서의 발전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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