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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앞둔 새정연, 겉으론 한마음 계파간 딴마음


입력 2014.07.23 09:02 수정 2014.07.23 09:06        김지영 기자

선거국면 접어들면서 전략공천 갈등 소강…재보선후 갈등 불거질듯

수도권 선거구 6곳 중 1곳만 유리, 선거 패배시 조기전대 불가피

7.30 재보궐선거를 앞둔 새정치민주연합의 상황이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이 재보선 패배로 귀결될 경우, 지난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졌던 조기 전당대회론이 다시 불붙을 태세다.

재보선 투표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3일 현재까지 당내에서는 조용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전략공천 남발에 반기를 들었던 조경태·우원식 최고위원은 물론, 현 지도부에 대립각을 세우던 친노(친노무현)계 의원들도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면서 재보선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후보 전략공천에 반대했던 한 친노계 인사는 “이제 선거기간 들어갔는데, 공천도 다 끝나지 않았느냐”며 “공천하기 전까진 논란이 있어도 이제 선거운동에 집중해야 하는데 공천이 잘됐네, 못됐네, 계속 얘기하는 건 당에 상처만 주니까 (다들) 그런 이야기는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침묵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은 선거 승리라는 공통의 목적이 존재한다고 쳐도, 재보선 이후가 되면 정당 운영과 공천 등을 둘러싸고 억눌렸던 갈등이 물밀 듯 표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수도권 6개 의석 중 2석 이하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지도부 퇴진 논의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새정치연합이 수도권 3개 선거구 이상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김한길·안철수 지도체제의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새정치연합이 호남 4개 선거구에서 모두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수도권에서 3석만 얻어도 7석이 되기 때문에, 현역 의원 수가 종전 131명(신장용 전 의원 미포함)에서 133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수도권 선거구 6곳 중 5곳 먹구름…일각에선 조기 전당대회 요구도

23일 현재까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수도권 6개 선거구 중 새정치연합 후보가 우위를 보이는 지역은 정장선 후보가 출마한 경기 평택을이 유일하다.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정(영통)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새정치연합의 수도권 3석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초 수원지역을 휘젓고 다니며 선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수원병(팔달)의 손학규 후보도 한 차례 여론조사에서 열세, 두 차례 여론조사에서 경합 양상을 보이며 고전하고 있다.

당 지도부의 입장에서 최악의 수는 서울과 수원 3개 선거구에서 전패하는 경우다. 이들 4개 선거구는 모두 새정치연합의 전략공천지로, 공천 과정에서 탈당사태가 벌어지는 등의 내홍이 있었다. 이 때문에 서울과 수원은 김한길·안철수 지도부의 전략공천 결정과 리더십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반면, 당 지도부와 대립하면서 호시탐탐 당권을 노리던 세력의 입장에서는 재보선 패배가 김한길·안철수 지도부를 끌어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물밑에서 조기 전당대회론과 당권과 대권의 분리·통합 문제가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지도부의 생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가 현실화할 경우, 각 계파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당권경쟁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세력별로는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계의 전병헌 의원, 광주 최다선(3선)이자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김동철 의원, 현 최고위원인 조경태 의원,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 등이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손학규 상임고문과 정세균 의원, 문재인 의원 등은 자신의 세력을 당권에 내세우고 대권 가도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20대 총선 공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당권이 필요하지만, 자칫 자신이 당대표로 활동하면서 총선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다면 대권 행보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민주당 시절부터 선거 패배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가 실시된 경우 통상 직전 지도부의 임기를 이어가면서 당내 갈등을 수습하는 과도 지도부의 형태로 선출된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대권주자들이 직접 당권 전면에 나서서 내년 정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

재보선 승리시 최고 수해자는 안철수…전략공천 따른 당내 갈등을 불가피

한편, 새정치연합이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한다면 최고 수혜자는 안철수 공동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가 재보선 승리를 발판 삼아 남은 임기를 마치고,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재확보한다면 20대 총선 공천권을 통해 원내에 막대한 자기 사람을 확보할 수 있다. 혹여 새정치연합이 총선에서 패배해 대권이 무산된다고 해도 현재 원내 측근이 한 명뿐인 안 대표의 입장에서는 큰 손해가 아니다.

특히 과거 비주류의 좌장격으로 불렸던 김한길 대표가 친노계를 비롯한 구당권파의 대항마로 안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다면, 안 대표의 향후 당내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

문제는 당내 갈등이다.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지방선거에 이은 재보선 전략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으로 한동안 파열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22일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선거에서 선방을 하면 조기 전당대회까지는 아니라도 전략공천을 매우 인위적으로 했기 때문에 균열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선거를 패배하면 책임론을 넘어서서 지도부 교체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이어 “야당의 속성이 선거가 없을 땐 집안싸움을 좀 한다”면서 “만약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면 신당권파와 구당권파가 맞불을 가능성도 있다. 조기 전당대회라는 게 당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모든 세력을 포함해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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