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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16년간 사랑받은 비결


입력 2014.07.25 08:43 수정 2014.07.28 10:05        부수정 기자

임성훈·박소현 터줏대감 MC의 환상 호흡

자극적인 이야기 배제…감동·웃음 전달

SBS 대표 장수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가 방송 800회를 맞았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신기한 일들이나 특별한 사연 등을 소개한다. ⓒ SBS SBS 대표 장수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가 방송 800회를 맞았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신기한 일들이나 특별한 사연 등을 소개한다. ⓒ SBS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SBS 대표 장수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이하 '순간포착')에서 다루는 소재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4일 방송 800회를 맞았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지난 1998년 5월 21일 가정의 달 특집으로 처음 방송된 이후 무려 16년 동안 목요일 저녁 시간대를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제작진은 1998년 당시 방송 최초로 6mm 카메라 시스템을 이용해 출연자와 현장에 한 발짝 더 다가갔고 '결정적 순간'을 담아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사연들은 방송 후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화제가 됐다. '견공과 인간의 탐욕을 다룬 '누렁이 구조작전'(1999)은 이듬해 '한국방송대상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어머니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달린다는 지적장애인 기봉 씨의 사연을 그린 '맨발의 기봉이'(2002)는 배우 신현준이 출연해 영화로 재탄생했다.

2006년에는 성형 중독으로 얼굴이 일그러진 채 살아가는 '선풍기 아주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돼, 순간 시청률 31%를 기록했다. 방송 이후 '선풍기 아주머니'는 얼굴 복원 수술을 받고 근황을 전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사연과 인물들이 '순간포착'을 통해 전해졌다. 제작진에 따르면 총 3834개의 사연이 다뤄졌고, 등장한 주인공은 2507명이다. 거쳐 간 PD와 작가는 200명이 넘는다.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된 '순간포착'의 인기 비결은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사연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신용환 SBS 교양국장은 지난 22일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에는 소박하게 시작했는데 어느덧 10년이 넘는 긴 시간을 버텼다"며 "독특한 사연들을 제공해준 시청자들의 덕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허강일 PD는 "특이한 사연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주효했다"며 "비슷한 사연들은 조금 더 관찰하고, 세밀하게 검증하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잠자고 있던 아이템들이 부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장수 비결을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두 MC 임성훈과 박소현에게 돌렸다. 시청자들의 사연이 돋보일 수 있었던 건 이들이 있어 가능했다.

SBS 대표 장수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가 방송 800회를 맞았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신기한 일들이나 특별한 사연 등을 소개한다. ⓒ SBS SBS 대표 장수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가 방송 800회를 맞았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신기한 일들이나 특별한 사연 등을 소개한다. ⓒ SBS

임성훈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며 "장수 프로그램을 맡아 기분이 좋다. 예전에 KBS '가요톱텐'을 11년 동안 했는데 '순간포착'이 그 기록을 깼다"고 밝게 웃었다.

임성훈은 이어 "1회 때부터 800회까지 믿고 맡겨 주셔서 감사하다"며 "신상의 변화가 없는 한 계속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방송에서 단일 프로그램을 가장 오래 한 MC가 되고 싶다"며 "제작진의 의도와 시청자들의 사연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소현은 "장수 프로그램을 맡게 돼 감격스럽다"며 "임성훈 선배 덕분에 오랫동안 잘 해왔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박소현은 이어 "영화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다양한 사연을 통해 많은 걸 얻었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제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다. '순간포착'이 국민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두 사람은 '순간포착'을 진행해온 16년간 한 번도 휴가를 가지 않았을 정도로 '순간포착'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진행해오면서 싫증날 법도 하지만 두 사람은 예외였다.

"한 번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없었어요. 사연이 전해지면 주변 사람들이 바로 궁금해하고, 제가 알고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죠. 고정 시청자층이 있고 이런 재미 덕분에 꾸준하게 진행했습니다. 우리 이웃의 이야기라서 공감하면서 프로그램에 임했고요.(임성훈) "이렇게 애착을 갖고 하는 프로그램은 '순간포착'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예요.(박소현)

임성훈과 박소현은 서로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임성훈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박소현이 말을 잘 받아준다"며 "호흡이 척척 맞는 파트너"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소현은 "임성훈 선배가 건강관리를 잘한다"며 "아파서 프로그램에 지장을 준 적이 한 번도 없다. 진행자로서 최고"라며 임성훈을 치켜세웠다.

시청자들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두 사람은 계속해서 이웃들과 함께하겠다고 한다.

"초심을 잃지 않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합니다. 우리 이웃의 아픔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싶어요. '순간포착'이 서로가 서로를 도와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됐으면 해요. 저 또한 그런 MC가 되고 싶고요."(임성훈)

"자극적이지 않은, 소소한 감동과 웃음,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는 MC가 되고 싶습니다."(박소현)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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