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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노회찬은 알겠는데 기동민은 누구예요?"


입력 2014.07.23 08:34 수정 2014.07.23 08:49        조성완 기자/문대현 기자

<7.30 재보선 현장을 가다-동작을>후보는 열정 구민은 냉정

세대별 지지도 확연 공천과정 잡음 야권연대 막판 변수

7.30재보궐선거의 선거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인근 거리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선거벽보를 부착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7.30재보궐선거의 선거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인근 거리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선거벽보를 부착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7.30재보궐선거의 선거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오전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사당역 부근 거리에서 열린 선거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7.30재보궐선거의 선거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오전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사당역 부근 거리에서 열린 선거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7.30재보궐선거의 선거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오전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기동민 서울 동작을 후보와 함께 남성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7.30재보궐선거의 선거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오전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기동민 서울 동작을 후보와 함께 남성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7.30재보궐선거의 선거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오전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심상정 원내대표와 함께 남성시장에서 시장상인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7.30재보궐선거의 선거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오전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심상정 원내대표와 함께 남성시장에서 시장상인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7·30 재보궐선거 공식운동기간이 시작된 이후 첫 주말인 19일,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분명 선거운동이 시작돼 각 후보들은 열심히 움직이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마치 ‘냉담과 열정’이 한 곳에 뒤섞인 듯, 후보의 열기와 유권자의 냉기가 동시에 느껴졌다.

이날 오후 나경원 새누리당,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유선희 통합진보당, 노회찬 정의당, 김종철 노동당 후보는 흑석동에 위치한 동양중학교를 동시에 방문했다. 이곳에서 열리는 ‘국민생활체육연합회 동작 배구대회’에 참석한 주민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유선희 통진당 후보를 시작으로 간격을 두고 현장에 도착한 후보들은 열기 가득한 체육관 곳곳에서 선수 및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이내 체육관 곳곳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후보들의 유세로 행사가 다소 지연되자 대기 중인 선수들 사이에서는 “빨리 진행합시다”, “우리 배구해야 돼요”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중년 남성 두명은 후보들을 바라보며 “선거 때나 이렇게 찾아오지. 지들이 뭘 한다고”, “정치가들이 다 똑같지”라며 연신 짜증 섞인 부채질을 했다.

일반적으로 동작을은 젊은 층이 많아 야당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매번 선거 때마다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내놓는 곳이다. 직전까지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재선을 했지만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는 오히려 박원순 서울시장의 손을 들어주는 등 일관된 민심을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재보선의 투표율은 낮다'는 일반적인 정설을 반영하듯, 지역주민들은 재보선 자체에 대한 무관심과 더불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배구 대회에 참석한 50대의 원모 씨는 “원래 이곳은 야당 지지도가 높은데 여당이 될지도 모르겠다”며 “후보를 떠나서 야당 지지세가 얼마인가에 따라 빅매치와 각축전이 될 것 같다. 나도 누구를 뽑을지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강정우 씨(27)는 “선거에 별로 관심이 없다.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겠고, 주변에서도 딱히 이런저런 이야기가 없다”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으며, 김미영 씨(52)는 “잘 모르겠다. 직장인이라서 먹고 사는 데 바빠서 신경 쓰고 싶지도 않다”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

“박원순은 박원순, 기동민은 기동민. 자꾸 박원순만 내세우면 역효과 날 것이다”

냉담한 분위기 속에서도 후보들 간 지지율은 서서히 고정적인 형태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높은 인지도’를 내세운 나 후보가 압도적인 차이로 선두를 유지하면서 타 후보들과의 격차를 벌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50대의 신모 씨는 “나이 드신 분들은 아무래도 유명한 사람을 뽑지 않겠는가”라며 “동작은 나이 드신 분들도 많고 젊은 세대로 많아 막상막하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여론조사가 실제 표심을 좌지우지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중앙대병원 앞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2)는 “정몽준 전 의원 덕을 나 후보가 좀 볼 것이다. 인기면에서도 나 후보가 훨씬 높다”면서 “기 후보에 대한 기대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 후보가 중장년층의 유권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달리 ‘박원순의 부시장’을 내세운 기 후보는 20~30대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고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이 일정부분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지원 유세에 나선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박 시장과 함께 기 후보가 동작을 확 바꿔 놓을 것”이라며 ‘박원순 마케팅’에 집중했다.

IT업계에 종사하는 이모 씨(33)는 “박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기 후보에 대한 믿음이 있다”며 “서울시장과 구청장, 의원이 같은 당이라면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박원순 마케팅’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던 김영천 씨(58)는 “박원순은 박원순이고 기동민은 기동민이다. 자꾸 박 시장만 내세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나는 기 후보에 대해 알고 싶은데 새정치연합은 박 시장만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상인 김경기 씨(52)도 “지금 야당에서는 나경원 대 박원순으로 몰고 가는데 기 후보의 문제는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새정치연합의 이번 공천은 정말 문제가 있다. 무리수다”라고 지적했다.

미디어업계에 종사하는 20대의 김모 씨는 “‘박원순의 정무부시장 기동민’이라는 마케팅이 표심에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나는 새누리당이 될 것 같다”며 “자기 말을 해야지 다른 사람을 등에 업고 이름을 빌려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헬스트레이너인 정모 씨(26)는 “기 후보에 대해 (친구들 사이에서도) 별로 이야기가 없다. 아는 게 없다”면서 “오히려 노회찬 후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특별한 건 없고, 그냥 ‘사람이 좋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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