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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시신'에 블랙홀 넘긴 '권은희' 수면 밑으로


입력 2014.07.22 15:58 수정 2014.07.22 16:10        조성완 기자/문대현 기자

'유병언 정국' 돌입하며 새정연, 끝없는 나락에서 살아올라온 느낌

7.30 재보궐선거를 8일 앞둔 22일, 세월호 참사 책임의 정점에 있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되면서 선거 정국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6.4 지방선거에 이어 또다시 ‘정부 책임론’이 부각될 것을 우려하며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의 총체적 부실 대응에 대해 다시 한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재보선의 ‘블랙홀’로 떠오른 권은희 새정치연합 후보를 향한 각종 의혹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상대적으로 수세에 몰렸던 야권 입장에서는 반전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책임론’ 부각에 우려 표하는 새누리당, 비판 목소리 높이는 새정치연합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을 통해 검·경 수사공조 부재 등 국가 공권력이 또다시 제대로 역할하지 못한 데 따른 ‘정부책임론’이 부각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동시에 ‘수사와 선거는 별개’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유병언 수사는 세월호 수사의 중요한 부분이나 전부는 아니다”며 “수사 당국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모든 의혹과 비리를 낱낱이 파헤쳐 국민의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하길 엄중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전략공천 파문에 이어 남편 재산의 신고 누락 등으로 7.30 재보선 최대 블랙홀이 되던 권은희 후보 문제가 유병언 시신 발견이라는 엄청난 국면 속에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는 분위기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전략공천 파문에 이어 남편 재산의 신고 누락 등으로 7.30 재보선 최대 블랙홀이 되던 권은희 후보 문제가 유병언 시신 발견이라는 엄청난 국면 속에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는 분위기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 대변인은 이어 “세월호 수사는 수사당국의 소임, 재보궐선거는 여야 정치권의 당면과제인 만큼 수사는 수사대로, 선거는 선거대로 충실히 임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유병언 검거 작전 실패를 정부의 무능함으로 규정하며 세월호 문제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 부실을 다시 부각시켰다.

한정애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시신 발견 40여일 동안 정황증거가 묵혀 있었다는 점에서 검찰과 경찰의 무능함, 세월호 참사로 드러나는 국가기관의 무능함에 국민은 할 말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사 당국의 무능함과 부실함 때문에 세월호 특별법에 반드시 수사권을 담아야 한다는 국민 주장이 설득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거의 ‘블랙홀’이던 권은희, 정부책임론 부각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듯”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정부의 조사내용 발표가 명쾌하지 못하고 오히려 의문을 증폭시키면서 재보선 자체가 ‘유병언 정국’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 전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야권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심판론을 제기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 대응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국민이 많은 상태에서 이번 사건도 그 연장선상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도 잘 대응하지 못하고, 유병언 수색에서도 무능함을 보였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그간 재보선 정국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던 권은희 후보가 한순간에 수면 아래로 묻혀버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권 후보는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되는 순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내에서조차 그의 전략공천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쏟아지면서 ‘잘못된 공천’의 대표적인 예로 떠올랐다.

당내 논란이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논문 표절’과 ‘재산 내역 허위 신고’라는 의혹이 언론에 의해 제기되면서 새누리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새정치연합도 이에 대응하면서 또 다른 의혹을 양산, 그야말로 ‘권은희에 의한’ 재보선 정국이 형성됐다.

이처럼 ‘진실공천’이라고 강조했던 권 후보가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수도권 전체 판세도 흔들거리는 등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여러 모로 수세에 몰린 상황이었지만 ‘유병언 사건’으로 정국 전환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이 교수는 “권은희 사건과 유병언 사체발견은 경쟁을 하게 될 것인데, 야당은 계속 유병언을 내세우며 정부의 무능함을 확인했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워낙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에 당분간 언론에서 많은 정보가 나오게 되고 국민들의 관심이 (유병언 사체 발견으로) 모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권 후보의 경우 재보선의 블랙홀 역할을 할 수 있었는데, 야권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세월호에 묻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여당 입장에서는 세월호 정국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고, 세월호 특별법에서는 상당부분 양보해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율 명지대 교수는 “권 후보가 묻히면서 야당에게 좋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유병언으로 관심이 쏠리면 결국은 투표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그렇게 되면 조직에 의존해 선거를 치르는 여당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투표율 측면에서 보면) 권은희에서 유병언으로 주제가 달라진 것이기 때문에 야당으로서는 전체적인 선거효과가 달라질 게 없다”는 설명이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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