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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무시한 홍명보 엔트으리 ‘예고된 참사?’


입력 2014.06.23 15:45 수정 2014.06.23 15:4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신념 저버리면서까지 박주영, 윤석영 발탁

러시아-알제리전 똑같은 라인업으로 참패

박주영에 대한 홍명보 감독의 과도한 집착은 알제리전 참패로 이어졌다. ⓒ 연합뉴스 박주영에 대한 홍명보 감독의 과도한 집착은 알제리전 참패로 이어졌다. ⓒ 연합뉴스

결과물을 내기 위해 과정을 간과한 홍명보호가 여론의 강한 비난에 직면해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와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4 완패했다.

이로써 1무 1패(승점 1)가 된 한국은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반드시 2점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둬야 한다. H조는 벨기에(승점 6)가 16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가운데 알제리가 승점 3을 확보한 상황이다. 한국은 벨기에전에서 비기거나 패할 경우 자동 탈락이다. 또한 승리하더라도 알제리가 러시아에 승리할 경우 탈락이 확정되며, 러시아 승리 시 러시아와 골득실, 무승부일 경우 알제리와 골득실을 따져야 한다.

출범 초기부터 삐걱거린 대표팀이다. 기성용의 SNS파문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원팀, 원스피릿, 원골’을 기치로 내걸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조직력과 단결력을 중시하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브라질과의 A매치서 별다른 언급 없이 기성용을 발탁했고, 이때 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홍 감독은 요지부동이었다. 이는 실력과 결과로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올초 미국 전지훈련에서는 K리그 선수들을 대거 발탁해 기회를 부여하는 등 실험적인 행보를 이어나갔지만 결국 이들에게 희망고문만을 안겨주고 말았다. 박주영과 윤석영 등 이른바 홍명보 아이들의 최종엔트리 역습이다.

홍 감독은 부임 당시 소속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만을 발탁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홍 감독 기준에 의하면 지난 시즌 고작 3경기에 출전한 박주영은 고민할 것 없이 탈락이었다. 하지만 박주영은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기도 전에 파주 NFC에서 치료와 훈련을 받게 된다. 이른바 ‘황제 훈련’ 논란이다. 결국 박주영은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엔트리 발표 후 홍 감독은 자신의 신념을 깨버린 이유에 대해 해명해야 했다.

사실상 2012 런던 올림픽 출전 명단과 다름없는 멤버들은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기대보다 우려를 자아냈다. 특히 K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이명주의 탈락은 축구팬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합류한 분데스리가 마인츠의 주전 수비수 박주호에 대해서도 여론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월드컵을 앞두고 튀니지, 가나와의 평가전이 열렸지만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무엇보다 실전감각이 부족한 박주영이 매 경기 선발로 출전하느라 김신욱 등 다양한 공격루트에 대한 실험을 펼칠 수 없었다.

대표팀은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투지를 불살라 1-1 무승부를 거뒀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최대 약점으로 지적된 박주영은 최전방 스트라이커임에도 불구하고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박주호 대신 주전 자리를 꿰찬 윤석영도 만족스럽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홍명보 감독은 알제리전에서 1차전과 똑같은 선발 라인업을 제출했고, 결과는 참패로 이어졌다. 그리고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중시했던 홍 감독의 의리는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축구팬들은 벼랑 끝에 몰린 벨기에와의 최종전에서도 홍명보의 ‘엔트으리’가 또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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