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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총기난사 '범죄의 재구성' "조준사격했다"?


입력 2014.06.22 11:14 수정 2014.06.22 17:25        윤정선 기자

시간·총알수·사상자수 보면 계획적 범죄 조준 가능성

짧은 시간 아무런 제지 없이 조준사격 어려워 반박도

지난 21일 동부전선 GOP(일반초소)에서 총기난사로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번 사건이 계획적인 범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피의자로 지목된 임모 병장이 난사가 아닌 조준해서 사격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진은 다친 병사들이 22일 자정을 넘은 시간 강릉의 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1일 동부전선 GOP(일반초소)에서 총기난사로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번 사건이 계획적인 범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피의자로 지목된 임모 병장이 난사가 아닌 조준해서 사격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진은 다친 병사들이 22일 자정을 넘은 시간 강릉의 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1일 동부전선 22사단 최전방 GOP(일반초소)에서 총기난사로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가운데 이번 사건이 계획적인 범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사건 시간과 장소, 발사된 총알수, 사상자 수 등 지금까지 알려진 정황이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22일 군 당국에 따르면, 임모 병장은 지난 21일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55분까지 GOP 주간 경계근무에 투입됐다. 그는 근무에 투입되면서 자신의 K-2 소총 1정과 수류탄 1발, 실탄 75발을 받았다.

사건이 발생한 시간인 오후 8시15분께 임 병장은 무기를 반납하지 않고 부대원에게 실탄 10여발을 발사했다. 이후 임 병장은 도주 과정에서 수류탄 1발을 투척했다. 수류탄 폭발로 발생한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건 발생시간을 따져보면 이번 사건은 계획적인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 통상 GOP 근무는 ET시간과 자정, BT시간을 기준으로 근무조(주간조, 전반야, 후반야)를 변경한다.

ET시간은 해가 지는 시간을 말하고, BT시간은 해가 뜨는 시간이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시간은 주간조와 전반야가 근무를 교대하는 ET시간에 가깝다.

근무조가 변경되는 시간은 부대원이 모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에서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 것도 주간조 근무자가 모이는 시간, 모이는 장소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임 병장이 이를 노리고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

GP에서 소대장으로 전역한 김모 씨는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총기사고는 늦은 밤이나 낮에 초소 안에서 발생한다”며 “GOP 특성상 근무자가 초소를 번갈아 가면서 경계근무를 서기 때문에 근무자가 모이는 일은 별로 없다. 이번 사건이 ET시간에 발생했다는 점은 근무조가 모이는 시간을 노리고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발사된 총알 수에 비해 사망자 수가 많다는 점도 계획적인 범죄로 의심케 한다.

임 병장이 자신의 소총 K-2로 실탄을 10여발 발사하면서 하사와 상병 2명, 일병 1명, 이병 1명 등 5명의 장병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도 7명으로 총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수는 전체 사상자 수의 절반에 가깝다. 이는 임 병장이 총기를 난사한 게 아닌 조준사격 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K-2 소총에는 안전, 연사, 단발 등 세 가지 기능이 있다. 안전은 총기가 발사되지 않도록 막는 기능이다. 일반적으로 실탄을 받고 안전에 놓는다. 연사는 방아쇠를 당기는 만큼 총알이 나간다. 단발은 한발씩 나간다.

단발은 목표물을 조준하고 사격할 때 사용한다. 임 병장이 10여발을 발사하고 12명의 사상자를 냈다는 것은 연사가 아닌 단발에 놓고 총을 쐈다는 얘기다.

GOP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했던 강모 씨는 통화에서 “연사로 12명의 사상자를 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발은 쏘게 돼 있다”며 “발사된 총알 수를 봤을 때 이번 사건은 임 병장이 1명씩 조준해서 사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이어 “12명 중 5명이 사망했다는 것은 우발적인 범죄보다는 계획적인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반면 또 다른 시각에서 임 병장이 조준사격이 아닌 연사로 난사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짧은 시간 동안 아무런 제지 없이 12명의 사람을 조준해서 사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재(22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임 병장은 소총과 실탄 60여발 이상을 소지한 채 도주했으며, 군은 현재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해 임 병장에 대한 검거작전을 펼치고 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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