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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당 대표, 쓴소리만 하는 한가한 자리 아냐"


입력 2014.06.19 09:09 수정 2014.06.19 09:18        조성완 기자

<새누리 전대 경선 후보 릴레이 인터뷰④-김영우>

"대통령과 머리 맞대고 국가 아젠다 정하고 실행계획 세워야"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당 대표는 대통령에게 쓴소리만 하는 그런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국가 아젠다를 정하고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

새누리당의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7·14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영우 의원은 17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치권에 등을 돌린 40대의 마음으로 새누리당을 향한 거침없는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이 갖고 있는 부자·웰빙·부패 정당 이미지로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힘들다”며 “전당대회 출마 후보들이 모두 혁신을 들고 나오면서 혁신이 ‘시장통 쭈꾸미’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메시지보다 중요한 것은 메신저”라며 ‘무엇을’이라는 것보다 ‘누가’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기득권에 물든 새누리당이 혁신을 내세워봤자 국민들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 참신한 인물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나의 아버지는 환경미화원이었고, 나는 서민의 아들로서 국민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며 “누가 이야기를 하는가. 이를 통해 국민들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김 의원은 다른 후보들이 너도나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겠다’는 약속을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정말 부끄러운 소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집권여당의 대표’라는 자리를 너무 가볍게 본다는 것이다.

그는 “당 대표는 쓴소리만 하는 그런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그런 것은 초재선 의원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당 대표는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국가 아젠다를 세팅해야 한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행계획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당청관계 정상화’와 함께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것은 바로 ‘열린 정당’과 ‘건강한 보수 만들기’다.

김 의원은 특히 ‘열린 정당’에 대해 “새누리당은 굉장히 폐쇄적이고, 너무 원내 중심으로만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런 식으로는 변화를 갈망하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그는 원외총회와 원외지도부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면서 “원내와 원외가 두 수레바퀴가 돼 당이 굴러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심을 들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주류 소장파로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혁신연대’를 이끌고 있는 만큼 지난 서울시장 선거 경선에 이어 최근 전당대회에서도 불거진 이른바 ‘박심 논란’으로 대표되는 ‘계파 싸움’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비판을 가했다.

김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도 박심 논란 때문에 민심이 떠나면서 망쳐버렸다”며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이 ‘누가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가’라는 경쟁을 하면 민심은 또 떠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누가 1등을 하는가에 집착을 하게 되면 굉장히 큰 민심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면서 “진흙탕 싸움이 돼서는 안 된다. 원칙으로 돌아가서 국민과 함께 하는 새누리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침없는 쓴소리를 날리는 김 의원 입장에서도 한가지 고민이 있다. 인지도다. 재선의원이고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이후 첫 대변인을 지냈지만 아직까지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변화의 바람’이 자신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쳤다.

김 의원은 “나는 재선의원이고 당의 대변인도 지냈지만 정치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다. 인지도 면에서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새누리당과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내가 잘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나지막하지만 강한 목소리로 의지를 전했다.

김 의원과의 인터뷰는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40여분간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무엇인가.

“나는 평당원과 책임당원을 다 해봤다. 대통령 선거와 총선도 두 번 치렀다. 이런 과정을 겪어오면서 정말 우리 당이 걱정이 돼서 출마했다. 지금 이 상태로는 미래를 말할 것도 없고 당장 3~4년 후가 문제다. 대안도 없이 야당에게 정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 필패다.

지금 국민은 정치인에 대한 혐오증이 있다. 특히 새누리당이 갖고 있는 부자정당, 웰빙정당, 부패정당 이미지로는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정책을 내놔도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가 힘들다. 결국 메시지보다 중요한 것은 메신저다. 누가 이야기를 하는가. 이를 통해 국민들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새누리당은 정치 기득권에 너무 젖어있고, 국민을 지키기에는 굉장히 느려터진 공룡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모두 ‘혁신’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나만의 ‘혁신’,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은 뭔가.

“후보들이 모두 혁신을 들고 나오면서 혁신이 ‘시장통 쭈꾸미’가 돼 버렸다. 나는 당청관계 정상화, 열린정당, 건강한 보수 만들기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보통 당청관계 ‘수평화’라고 말하는데 ‘정상화’는 무슨 의미인가.

“수평적 당청관계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옳지 않은 표현이다. 수평관계가 아니다. 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 당이 중심이 돼서 국민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아젠다가 청와대에서 나온다. 당 대표가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국가 아젠다를 세팅하고, 우선순위 정하고, 실행계획도 세워야 한다.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겠다? 당 대표는 대통령에게 쓴소리만 하는 그런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그런 것은 초재선 의원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마치 당 대표가 쓴소리 하는 것을 공약처럼 이야기하는 데 정말 부끄러운 소리다.”

-열린정당과 건강한 보수 만들기는 익숙하면서도 생소하다.

“지금 새누리당은 굉장히 폐쇄적이다. 의사결정구조도 폐쇄적이고,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당직을 얻기가 굉장히 힘들다. 당이 너무 원내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는 변화를 갈망하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없다. 일단 원내총회와 같은 원외총회가 필요하다. 원외 지도부도 있어야 한다. 원내와 원외가 두 수레바퀴가 돼서 당이 굴러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심을 들을 수 없다.

또 청년들은 영입과 동원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 당에 대거 들어와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정치는 과정인데, 그들이 함께 하는 과정이 전혀 없다. 한두번 정책토론회를 하고 청년정책 뚝딱 만들어 낸 뒤 우리를 찍어달라고 하는 건 아니다. 건강한 보수주의를 만들기 위한 토론을 해야 한다. 청년들 스스로 토론하고 논쟁하면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금의 탐욕보수를 책임과 열정, 희생적인 보수로 더 크게 바꿔야 한다.”

-김 의원도 초재선 모임을 이끌고 있지만 이번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두고 초선의원들과 김 의원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외부에서는 당내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다.

“나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민주주의 절차의 문제이기 때문에 내용과 형식을 같이 봐야 한다. 내용에 대해서는 논쟁을 해야 한다. 국회는 그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과정이 중요한데 문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졌다고 절차를 무시한 채 여론재판으로 자진사퇴를 시키는 것은 국회가 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중재안을 낸 것이다.

당의 분열을 이야기 했는데 평상시에도 우리 당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토론을 해야 한다. 당은 절대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독재정당이다. 토론 결과 당론을 정할 수는 있지만 처음부터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출마를 선언하면서 내세운 것 중 하나가 ‘당내 민주화’다. 이는 경쟁상대인 김무성 의원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것이다.

“나는 당내 민주화에 대해서는 김무성 의원의 진정성을 믿는다. 당내 민주화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게 공천제도인데, 그는 두 번씩이나 계파 이기주의 때문에 희생됐다. 그런 면에서는 아마 공천제도 혁신을 위한 강한 의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더해서 전당대회 출마할 때만 약속하지 말고 중간에 재신임을 묻자는 것이다. 6개월이든 1년이든 지난 다음에 출마 당시 공약을 지키고 있는지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무조건 2년 임기를 채운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안 된다. 우리는 언제든지 책임질 수 있는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한다. 나는 아무래도 정치기득권에 젖어있는 선배들보다 몸집이 홀가분하다. 언제든지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다.”

-계파갈등을 언급했는데, 이번 전당대회에서 또 다시 ‘친박 논란’이 불고 있다.

“굉장히 우려스럽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도 박심 논란이 망쳤다. 그것 때문에 민심이 떠났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이 ‘누가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가’라는 경쟁을 하다보면 민심은 또 떠나게 돼 있다. ‘누가 국민과 가까운가’라는 친국민 경쟁을 해야 한다. 정치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번 전당대회 과정이 곧 국민에게 비쳐지는 새누리당의 모습이고 미래다. 누가 ‘1등을 하는가’에 집착을 하면 굉장히 큰 민심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다. 진흙탕 싸움이 돼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이 변화를 외치면서도 계파 싸움이 반복되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나의 아버지는 환경미화원이었다. 어렸을 때는 속상하고 창피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 아버지만큼 훌륭한 분이 없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셨다. 한겨울에도 물론이다. 내가 국회의원 되기 2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평생 응어리다.(김 의원은 이 부분에서 감정이 격해진 듯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제는 나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이고, 남편이다. 정치는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딴 소리를 하면 안 된다. 정치는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다. 내가 이야기하는 게 하루아침에 국민들에게 들리겠는가. 조금씩 바꾸는 대신 제대로 바꿔야 한다. 혁신이라고 하지만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원칙으로 돌아가서 국민과 함께 하는 새누리당이 돼야 한다. 우리만의 언어로만 외친다면 공염불일 뿐이다.”

-하지만 김 의원의 경우 아직까지 인지도 면에서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나는 캠프 사무실도 없다. 여력도 없다. 재선의원이고 당의 대변인도 했지만 정치적으로는 굉장히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다. 인지도 면에서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시작이다. 전당대회까지 남은 28일이 짧다고 할 수 있지만 절대 짧은 기간이 아니다. 열심히 하면 바꿀 수 있다. 새누리당과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변화의 바람은 이미 불고 있다. 당내에서는 물론 국민들도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내가 잘만 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아침마다 ‘영우통신, 아침의 소리’라는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그것은 내가 직접 작성하는 것이다. 내가 책임당원 시절부터 시작해서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도 일했고, 당원들과도 밀접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여러 가지 심정으로 직접 쓴다. 이것은 누구에게도 맡길 수 없다. 문법적으로 어색한 부분이 있어도 직접 쓰는 글이다. ‘아침의 소리’는 국민들의 소리라고 믿고 해 나갈 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직접 노래를 부른 동영상을 첨부했는데, 기존 새누리당 의원들이 갖고 있는 ‘딱딱하다’는 이미지와 달리 신선했다.

“사실 부끄러웠다.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내 마음을 담은 것 같아서 발송했다. 나는 서민의 아들로서 국민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 샐러리맨으로 일을 하면서 IMF기간에는 6개월동안 월급이 밀렸다. 자식들 학원비 걱정도 많이 했다. 30~40대 국민들이 살아가는 삶이 내가 살아온 길과 똑같다. 지금은 나도 국민들의 눈으로 봤을 때는 기득권이다. 하지만 나도 한꺼풀 벗겨보면 자식이고, 남편이고, 아빠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바닥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심정이다.”

-김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어떤 새누리당을 그려 나갈 것인가.

“국민과 서민을 위한 따뜻한 마음, 또 뜨거운 눈물이 있는 새누리당이 돼야 한다. 결과지상주의가 돼서는 안 된다. 보육정책을 내놨으니까 젊은 엄마들이 표를 주겠지. 학자금 융자 대책을 내놨으니까 학생들이 표를 주겠지. 원래 경로당을 나가는 어르신들은 새누리당을 지지하니까 찍어주시겠지. 이런 무사안일한 자세로는 바른 정치를 할 수 없다. 그분들과 함께 하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그런 뜨거운 가슴과 눈물이 있는 정당만이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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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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