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통일 위해 현재 2만6천 탈북자, 10만은 돼야 한다"


입력 2014.05.22 17:23 수정 2014.05.22 17:56        김지영 기자

<2014 금융비전 포럼>정옥임 "착한 성공이 통일의 길"

오찬 강연서 "탈북 자체가 대박이어야 통일 대박"

22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데일리안이 주최해 열린 ‘통일대박,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금융의 역할’ 글로벌 금융 비전 포럼에서 정옥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이 ‘북한이탈주민의 착한 성공은 바람직한 통일로 가는 길’이란 주제로 오찬강연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22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데일리안이 주최해 열린 ‘통일대박,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금융의 역할’ 글로벌 금융 비전 포럼에서 정옥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이 ‘북한이탈주민의 착한 성공은 바람직한 통일로 가는 길’이란 주제로 오찬강연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정옥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은 22일 “우리나라에 북한 탈북주민이 2만6500명이 있는데, 이들이 통일로 이어지는 다리가 되기 위해선 탈북민의 숫자 더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데일리안’ 주최로 열린 ‘2014 글로벌 금융 비전 포럼’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착한(着韓) 성공은 바람직한 통일로 가능 길’이라는 주제의 오찬강연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은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통일대박,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금융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강연에서 정 이사장은 “개인적인 생각인데 탈북민 숫자가 10만명은 돼야 한다”면서 “평양 주변이 아닌 다른 국경지역에서 많이 오는데 평양이란 철옹성에서 기득권을 행사하던 250만명의 주민들이 변해 움직이기 전에는 탈북민과 통일이 연동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탈북민들은 우리나라에 넘어와서도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 친척들에게 송금을 하고, 이 과정에서 연락을 주고받기 때문에, 탈북민들이 정착에만 성공해도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나라와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전해줄 수 있다는 것이 정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 기득권층의 의지다. 그는 “통일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선 탈북자가 늘어야 하고, 평양의 250만 기득권자들을 움직여야 한다”며 “평양 주민들은 현재 김정은 정권이 무서워서 침묵하지만, 가슴 속에 많은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이사장은 “대량 탈북 사태가 왔을 때 기금을 조성하는 등 대비하지 않으면 정치, 사회, 안보적인 문제를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결과적으론 탈북 자체가 대박이 돼야 통일대박으로 이어진다. 김정은도 이를 알기 때문에 재입북을 종용하고 탈북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드시 통일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 가져야"

정 이사장은 “먼저 탈북민을 이해하려면 통일을 어떤 전제로 접근해야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통일을 해야 되냐, 말아야 되냐의 문제가 아니라 통일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져야 한다”며 “5000년의 긴 역사를 보면 한반도가 분단된 1945년부터 지금까지가 비정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을 위해선 통일기반이 구축해야 하고, 비용과 미래를 생각하면 통일기반은 평화통일일 때 가장 효과적”이라며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는 화합에 의한 통일을 점치지만 급변상태의 가능성도 열려 있어서 대비도 필요하다. 통일 과정에서 북한을 재건하는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데일리안이 주최해 열린 ‘통일대박,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금융의 역할’ 글로벌 금융 비전 포럼에서 금융업계로부터 기부받은 쌀 화환을 민병호 데일리안 대표가 정옥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22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데일리안이 주최해 열린 ‘통일대박,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금융의 역할’ 글로벌 금융 비전 포럼에서 금융업계로부터 기부받은 쌀 화환을 민병호 데일리안 대표가 정옥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정 이사장에 따르면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입국한 탈북민은 모두 2만6500명이다. 탈북민 중 60% 가량은 2008년 이후 입국자이며, 70% 가량은 여성이다. 또 전체 탈북자의 75% 이상이 함경도 출신이고, 70% 이상은 20~40대이다. 학력은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졸업자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2009년까지 연간 3000명 수준으로 유지됐으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1500명 수준으로 급격히 줄었다.

북한의 국경 통제가 심해진 면도 있지만, 우리나라 언론 등에 의해 탈북 루트가 공개돼 탈북민들이 입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중국과 제3국에 체류 중인 탈북민이 10만~1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탈북자 대부분은 북한에서 살 때 북한의 인구를 평양과 평양 주변의 인구로 나누기 때문에 수도권에 대한 환상이 있다. 그래서 수도권 몰려있다”며 “(하지만) 대다수가 무직 아니면 단순노동자이다. 이들 진정한 통일의 일꾼이 되려면 많은 재원과 인내, 관심,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음속 내재된 상처 치유하고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인식 심어줘야

탈북민의 바람직한 정착을 위해 가장 기본이 돼야 할 것은 탈북민에 대한 이해라고 정 이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탈북민들은 자립보단 정책의존성이 강하다. 사실 우리나라의 탈북민 지원정책을 보면 다른 나라의 난민 지원정책보다 물적 지원이 풍부하고 잘돼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데 물적 지원만으론 부족하다. 이들이 살아가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안 되면 전시행정으로 끝날 수 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학 입학 지원과 기초수급보장 제도다.

대학 입학 지원의 경우, 탈북자에 대해 35세까지 원하는 대학에 특례로 입학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35세에 입학해 40세 전후에 졸업하면 재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또 기술과 전문성이 없는 탈북민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4대보험이 보장된다고 해도 월 실급여가 기초수급보다 적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탈북민들에게 일을 해야겠다는 동기를 주기보다는 실업자로 남거나 아르바이트 생활을 전전하면서 기초수급을 계속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십상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정착한 지 오래 된 탈북민들은 본인들이 귀순용사라는 의식이 있어 나라에서 당연히 해줘야한다는 당당함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정 이사장은 “이런 부분들이 우리 국민과 탈북민들의 갈등요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형평성을 유지하고, 교육하는 것이 숙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탈북민들의 마음 속에 내재된 상처다. 이 때문에 무작정 우리의 관점에서 탈북민들을 바라보고, 우리의 체제를 강요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별다른 의미 없는 말과 행동에도 탈북민들이 스스로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노스코리아 콤플렉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 이사장은 “탈북은 민주화 투쟁이나 이념 차이 등 정치적 이유가 때문이 아니다. 배고파서, 먹고 살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자본주의에 대해 우리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단정하면 오류”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탈북자들에게 어떤 통일을 원하느냐고 물으면 대다수의 답변이 ‘남조선처럼 잘 사는 통일’이라고 답한다”며 “그 잘 사는 것이 노력해야 가능하다는 걸 각인시켜줘야 한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 내부가 화합하고, 2만6500명의 탈북민이 통일의 길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지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