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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산업은행에 '무릎'…매각방식 채권단에 일임


입력 2014.04.24 17:50 수정 2014.04.24 18:48        목용재 기자

"4월 중순 인천공장·당진발전 경쟁입찰 입장 철회하고 매각방식 일임 각서 산은에 제출"

KDB산업은행 본점.ⓒ연합뉴스 KDB산업은행 본점.ⓒ연합뉴스

동부그룹이 이달 초 구조조정안을 이행하라는 채권단·금융당국의 압박과 유동성 부족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이달 중순 채권단에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의 매각방식을 일임했다.

당초 동부그룹이 주장한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에 대한 경쟁입찰 방식을 통한 매각이 지지부진해지자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방식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이달 중순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의 경쟁입찰 방식을 철회하고 매각 방식을 채권단에 일임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동부제철은 912억 규모의 신주인권부사채(BW)의 만기일인 25일을 앞두고 산업은행에 운영자금 1400억 원을 추가로 요청한 상태지만 산은 측은 지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이 같은 자금 압박으로 인해 매각방식 일임 각서를 제출한 것이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마련하고 2015년까지 인천공장 등의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 같은 자구계획안을 더디게 진행해왔다.

특히 채권단이 동부그룹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인천공장과 당진발전의 패키지 매각을 제안, 포스코가 예비실사에 착수하려 했지만 동부그룹은 "인수 희망자가 다수 있으니 경쟁입찰을 통한 매각을 해야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반발했다.

이와 관련 동부그룹 관계자는 "경쟁입찰을 먼저 해본 후에 패키지로 묶어 파는 방안을 추진하자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구조조정에 소극적이라는 시각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공장과 당진발전의 경쟁입찰 방식이 난항을 거듭하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동부제철에 대한 긴급자금지원 거부, 채권단의 거센 구조조정 압박에 따라 '백기'를 든 셈이다.

산업은행의 관계자는 "공장과 당진발전 매각을 위한 의지, 모습을 보이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채권단이 패키지 매각을 제안했던 것"이라면서 "동부그룹 측이 자구계획안 이행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 또다시 채권단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 뻔해 채권단에서는 이런 상황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한을 두고 개별 매각을 진행하면 회사의 회생 가능성이 적어진다"면서 "적어도 회사에 만기가 돌아오는 912억 규모의 BW상환 능력은 있어야 하는데 그 자금조차 없어 신속한 패키지 매각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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