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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티키타카, 레알 마드리드에 무용지물 ‘왜?’


입력 2014.04.24 06:40 수정 2014.04.24 08:2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레알, 벤제마 선제골로 홈 1차전 1-0 승리

거듭된 엘 클라시코로 티키타카에 내성 생겨

과르디올라 감독의 티키타카는 레알 마드리드 앞에서 무력화됐다. ⓒ 게티이미지 과르디올라 감독의 티키타카는 레알 마드리드 앞에서 무력화됐다. ⓒ 게티이미지

무적이라 불리던 바이에른 뮌헨의 티키타카 전술이 한계를 드러냈다. 적어도 레알 마드리드 앞에서는 말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4강 홈 1차전에서 전반 19분 터진 카림 벤제마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이로써 1차전 승기를 잡은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30일 열리는 원정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른다. 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4년 연속 4강에 올랐지만 번번이 고배를 든 바 있다.

반면, 또 다른 유럽 명문 뮌헨은 궁지에 몰렸다. ‘디펜딩 챔피언’인 뮌헨은 지난 4년간 한 차례 우승을 비롯해 무려 3번이나 결승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레알 마드리드 벽에 막혀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볼 점유율 72%-28%, 슈팅 숫자 역시 18-9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뮌헨이다. 여기에 패스 성공률까지 90%에 달할 정도로 경기력도 나무랄 데 없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0-1 패배였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당초 뮌헨은 1차전이 원정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우세한 공격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만의 전술인 ‘티키타카’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중심으로 선수들도 유기적인 움직임과 함께 상대를 압박해 들어갔다. 분데스리가 최소 경기 우승을 확정지은 강력함 그대로였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게는 다른 팀들에게 없던 ‘학습효과’가 있었다.

사실 과르디올라 감독은 FC 바르셀로나 시절, 티키타카라는 무적일 것만 같았던 전술로 세계 축구계를 평정했다. 2009년에는 전무후무의 대기록인 6관왕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바르셀로나의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도 엘 클라시코 때마다 추풍낙엽처럼 무너지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에게는 일종의 ‘내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일방적인 경기 흐름에도 당황하지 않으며, 수비라인을 견고하게 쌓은 뒤 단 한 번의 역습으로 골을 결정짓는 전술까지 체득했다. 티키타카 격파의 선봉장이었던 조제 무리뉴 감독이 떠났지만 남아 있는 선수들의 몸에는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다.

물론 뮌헨식 티키타카는 바르셀로나와 다소 다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패스의 예술성을 다소 낮춘 대신 마리오 만주키치를 앞세운 제공권이란 무기를 새로 장착했다. 여기에 기존 주요 공격 루트였던 프랭크 리베리와 아르연 로번의 개성도 그대로 살려줬다.

과르디올라식 티키타카의 유일한 약점이라면, 바로 과정을 너무 중시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축구는 결과가 말해주는 스포츠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처럼 볼 점유율이 3-7로 밀리고도 승리할 수 있는 게 축구다.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뮌헨의 공격이 얼마나 답답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뮌헨의 공격 시발점 역할을 담당한 토니 크루즈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무려 120회의 패스를 제공했고, 성공률은 98%에 달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공격 작업을 담당해야할 슈바인슈타이거는 만주키치 다음으로 낮은 84%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다.

물론 슈바인슈타이거의 패스 성공률 또한 나쁘지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전진패스에서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만큼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공격의 젖줄을 차단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이로 인해 리베리는 강한 압박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왼쪽 발만 쓸 수 있는 로번 또한 드리블 루트가 철저하게 차단당하며 위력적이지 못했다. 급기야 패스를 받을 수 없었던 만주키치는 그야말로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다.

경기 중반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베리와 로번의 위치를 수시로 바꾸며 활로를 모색했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종료 시간이 다가올수록 초조해진 듯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주일 뒤 홈에서 2차전을 맞지만 1골이라는 점수 차가 크게 느껴진 뮌헨식 티키타카의 한계가 드러난 경기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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