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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고액연봉 챙기고 '현상유지'만 외치는 직원 "고민되네"


입력 2014.04.21 13:15 수정 2014.04.21 13:26        데일리안 =목용재 기자

'1인점포장'제도 확대 제기…"승진거부자의 영업력 제고, 승진실패자의 사기 진작 효과"

KB금융그룹은 18일 저녁 5시경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서 '반성속의 새출발, 위기극복 대 토론회' 를 개최했다.ⓒKB금융 제공 KB금융그룹은 18일 저녁 5시경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서 '반성속의 새출발, 위기극복 대 토론회' 를 개최했다.ⓒKB금융 제공

"지점장 승진도, 인사고과도 신경 쓰지 않으니 이대로 내버려 둬라"

KB금융그룹(회장 임영록)이 승진을 거부한 채 '현상유지'에만 골몰하고 있는 L3급 직원(선임차장·부지점장)들의 영업력·업무 효율성 제고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비리·금융사고의 원인은 '사람'에 있다는 판단아래 지난 18일 국민은행 일산 연수원에서 '위기극복 토론회'를 열고 최근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포함한 60명의 임직원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상유지'만 하며 고액의 연봉을 챙기고 있는 일선 팀장·부지점장 급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이를 통한 영업력 제고를 위해 7시간 40분가량의 난상토론을 벌였다.

지점장급 직원들은 성과지표(KPI)등 실적에 의해 정기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더욱이 평가가 좋지 않으면 후선으로 밀려나는 '굴욕'을 경험해야 한다. 임금피크제의 경우에도 지점장급 직원은 55세부터, 부지점장·팀장급은 56세부터 적용되며 지점장과는 달리 부지점장·팀장급은 시간외수당도 챙길 수 있다.

때문에 상당수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책임이 가볍고, 혜택이 보다 많은 팀장·부지점장 급 직위를 유지하며 호봉을 늘리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토론회에서는 '1인점포장제'를 확대시키는 방안이 제기됐다. 국민은행은 올해 실적평가가 좋지 않은 지점장들을 후선으로 배치했다가 이들 가운데 다시 좋은 실적을 거둔 직원을 대상으로 '1인점포장'직을 부여, 일선에 복귀시키는 제도를 도입했다. '1인점포장'들에게는 전용 차량과 주유비 등이 지원되며 지급된 명함에는 '지점장' 직함에 새겨져 있다.

즉 이 제도를 팀장·부지점장 급의 직원들에게까지 확대시키자는 것이다. 승진을 원하지 않는 직원들에게는 '지점장'이라는 직함을 줘서 영업력을 제고하고, 지점장 급 승진에 실패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사기진작'과 책임감·동기 부여 차원에서 '1인점포장'직을 부여하면 KB금융의 영업 효율성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KB금융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다뤄졌던 내용은 상당부분이 '프리라이더'와 관련된 문제였다"면서 "L3급 고참들은 호봉이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막대한 연봉을 받고, 상당수는 지점장 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점장은 KPI를 통해 실적평가를 받고 하위 20%의 성적으로 받으면 후선 배치되지만 팀장급은 그런 것이 없으니 승진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겼다"면서 "이렇게 승진을 기피하는 '프리라이더'들은 부가가치로 따지자면 그룹 전체에 엄청난 손실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임영록 회장은 이날 토론회에 이어 오는 24일 KB금융 직원 기자단과 삼청 공원에서 만남을 갖고 KB금융그룹 차원의 쇄신책 마련에 나선다.

KB금융 관계자는 "임 회장이 말단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청취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면서 "총 20명의 직원 기자단과 만남을 갖고 영업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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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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