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택일' 잘못한 현대차·재규어, 세월호 사고에 눈치만...


입력 2014.04.18 18:02 수정 2014.04.18 19:15        박영국 기자

현대차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발표회 "모델 없이 엄숙하게"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시승행사 "프로그램 바꾸고 보도제한 시점 변경"

17일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 전시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현대차는 이날 세월호 침몰 참사에 따른 애도 분위기를 의식, 신차발표회로서는 이례적으로 자동차 모델을 배치하지 않았다.ⓒ현대자동차 17일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 전시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현대차는 이날 세월호 침몰 참사에 따른 애도 분위기를 의식, 신차발표회로서는 이례적으로 자동차 모델을 배치하지 않았다.ⓒ현대자동차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로 주요 기업들이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며 애도의 물결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자동차 업체들은 일정을 변경하지도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 자동차 담당기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미디어 발표회’를 개최했다.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에 성공한 자동차 업체로서 국내에 수소연료전지차를 첫 공급하는 시점에 마련된 의미 있는 행사였지만, 최대한 엄숙한 분위기에서 행사를 진행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진행을 맡은 장내 아나운서는 행사 시작에 앞서 “세월호 참사로 비극을 맞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위로를 표한다”며, “회사 사정상 일정을 변경하지 못했지만, (축하 행사가 아닌) 회사의 환경차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인 만큼 이해해 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신차발표회에는 반드시 빠지지 않는, 포토세션을 위한 자동차 모델 섭외도 이번 행사에서는 제외하며 최대한 논란의 여지를 없애려는 노력을 보였다.

앞서 15~18일 경남 경주에서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역시 행사 관련 기사의 보도제한을 21일 이후로 요청하는 등 세월호 참사의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행사가 사고일(16일) 이전인 15일부터 시작된 터라 일정을 바꿀 수 없었다”며, “사고 소식을 접한 이후로는 일부 프로그램을 바꾸는 등 행사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국가적인 대참사와 행사 일정이 겹치며 현대차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이지만, 그 덕에 실리적인 측면의 피해는 불가피하게 됐다.

대규모 미디어 초청 행사라는 것 자체가 큰 홍보효과를 노리고 마련한 것인 만큼 위축되고 엄숙할수록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특히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경우 매년 자사가 보유한 주력 라인업들을 전체적으로 홍보하는, 연중 가장 크고 화려하게 진행돼야 할 행사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됨으로써 큰 손해를 입게 됐다.

또, 전 국민의 관심이 ‘세월호’ 침몰 사고에 쏠려 언론사들이 다른 분야의 기사에는 비중을 두지 않는데다, 설령 언론 노출 빈도가 높아도 일반 독자들에게는 어필하지 못하는 점도 해당 업체로서는 타격이다.

이 때문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당초 행사 마지막 날인 18일로 예정됐던 엠바고(보도제한)도 21일로 변경하기까지 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기사 출고시점을 미뤄달라고 각 언론사에 양해를 구했다”며, “시의성이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엠바고 변경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