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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우디 A4 TFSI…독일 가솔린차의 재조명


입력 2014.04.18 12:03 수정 2014.04.18 12:24        박영국 기자

뛰어난 퍼포먼스에 정숙한 승차감까지…내비게이션·USB 포트 등 한국 맞춤형 사양 아쉬워

아우디 A4 TFSI.ⓒ데일리안 아우디 A4 TFSI.ⓒ데일리안

지난 몇 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의 고성장을 이끌어온 것은 독일 자동차 브랜드였고, 그 중에서도 디젤 자동차였다. 그러다 보니 독일 가솔린 차량의 강점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독일은 두 엔진 모두 ‘원조’를 주장할 수 있는 국가고, 가솔린 엔진의 역사가 디젤보다 더 길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디젤에 강점을 보인다고 해서 가솔린이 별볼일 없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시승해본 아우디 A4 TFSI는 디젤보다 연비는 떨어지지만 정숙하면서도 뛰어난 퍼포먼스를 내는 가솔린 엔진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모델이었다.

TFSI는 준중형 세단인 아우디 A4 라인업 중에서도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모델이다.

공차중량이 1685kg에 불과한, 준중형 차체의 아우디 A4를 움직이는 심장은 2.0ℓ급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이 엔진은 220마력의 최고출력과, 35.7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국산 3.0ℓ급 준대형 세단 수준의 파워다.

준중형의 몸에 준대형의 심장을 달았으니 고속도로로 끌고 나가 ‘날아다니는’ 일만 남았다.

평일 오후 한적한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페달을 밟으니 순식간에 속도계가 200km/h에 도달한다. 제원상의 제로백(0→100km/h)은 6.9초로 나와 있는데, ‘제로이백(0→200km/h)’도 10초를 크게 넘어설 것 같지 않다.

운전자가 아무리 무리한 움직임을 요구해도 A4 TFSI의 엔진은 결코 헐떡거리지 않는다. ‘고오오옹’ 거리는 가벼운 엔진음과 함께 ‘앞에서 나름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는 차’를 가볍게 추월한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날아다니는’ 느낌은 나지 않는다. 도로를 움켜잡고 달리는 콰트로(Quattro) 시스템 탓이다. 아무리 속도를 높이고 차선을 옮겨다녀도 A4 TFSI의 차체는 안정을 유지한다.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못한 채 고속도로 분기점 회전 구간을 진입할 때 콰트로의 진가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었다. 전혀 불안감 없이 생고무 같은 접지력과 칼같은 핸들링으로 회전구간을 빠져나온다. 와인딩 코스를 돌아볼 기회는 없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로 바꾸고 정속주행을 하면 A4 TFSI는 발톱을 감추고 정숙하고 편안한 고급 세단의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여러 차례 디젤차를 시승했던 탓인지 A4 TFSI의 정숙성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적절한 타이밍에 기어를 옮겨주는 8단 자동변속기를 달아 변속 충격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다.

물론, 퍼포먼스와 정숙성을 충분히 즐겼으면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고속도로에서 신나게 밟으면 연비가 8~9km/ℓ 언저리에서 놀고, 나름 연비에 신경 쓰며 정속주행을 해도 13km/ℓ 수준에 그친다. 정체가 심한 시내 도로에서는 7km/ℓ대가 나왔다. 공식 표시연비도 복합 기준 10km/ℓ 수준이다.

‘독일 차도 이렇게 연비가 안 좋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차피 A4 라인업에 연비에 중점을 둔 모델로 디젤엔진을 장착한 2.0 TDI(복합연비 16.4km/ℓ)가 있으니 선택의 문제다.

제대로 꼬집어야 할 단점은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내비게이션에서 위치검색을 하자면 조그다이얼을 돌려가며 일일이 한글 자음과 모음을 찍어야 하며, 카테고리 분류도 복잡하게 돼 있어 각종 메뉴를 오가자면 상당히 번거롭다.

내비게이션 맵 자체도 구식이라 스마트폰에 ‘티맵’이나 ‘김기사’를 깔아놓은 게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다.

스마트폰을 충전하거나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을 듣기 위해 차량과 연결할 USB 단자도 없다. 아우디 전용 단자만 있어 굳이 스마트폰과 연결하려면 케이블을 따로 구입해야 한다.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가격은 기본 트림인 A4 TFSI 콰트로가 4980만원, A4 TFSI 콰트로 다이나믹이 5270만원, 최상위 트림인 A4 TFSI 콰트로 프레스티지가 5760만원이다. 3개 트림 모두 4륜구동 콰트로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있다.

[예상질문 &답변]

-디젤 모델에 비해 연비가 많이 떨어지는 게 체감되나요?
“차이가 큽니다. 공식 표시연비상으로는 가솔린 모델(TFSI)이 디젤 모델(TDI) 대비 40%정도 낮은데 체감상으로는 기름 값이 두 배는 더 들 것 같아 보입니다.”

-퍼포먼스가 다른 고성능 차종에 밀리지는 않는지.
“A4의 고성능 버전인 S4보다야 못하겠지만 국내 도로사정에서는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고속도로에서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같은 슈퍼카만 안 마주치면 무서울 게 없습니다.”

-아우디의 내비게이션이 많이 불편한가요?
“당신이 200km/h로 달리고 있는데(물론 가정이지만) 100km/h 과속단속 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300m 앞에서 알려주면 기분이 어떨 것 같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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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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