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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먼저 탈출한 선원들, 철저히 조사해 엄벌할 것"


입력 2014.04.17 19:59 수정 2014.04.17 20:08        김지영 기자

세월호 침몰현장 방문 후 진도실내체육관 찾아 실종자 가족들 위로

"오늘 한 약속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물러나야"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 방문해 가족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 방문해 가족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보다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언들에 대해 “이번에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고, 또 원인규명도 확실하게 할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 중인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 이 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방금 전 구조현장을 다녀왔는데,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인력을 동원해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잠수요원이라든가 이런 곳에서도 계속 시도를 하면서, 날씨가 지금 좋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도록 모든 분들에게 부탁을 했고, 지금도 계속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금 상황이 그래도 어쨌든 지금 애타는 가족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면서 “또 현장의 해경이라든가 해군에서도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전부 그런 각오로 임하고 있다는 것을 가족 여러분에게 확실하게 말할 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가족 분들에게는 정부가 최대한 가능한 모든 지원과 편의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울러서 이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데 대해서 철저한 조사와 또 원인 규명을 해가지고 책임질 사람은 엄벌토록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종자 가족들 "왜 거짓말하나", "우리 아들 살려내" 항의

이 자리에서는 정부의 사후조치에 대한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박 대통령의 체육관에 입장할 때 가족들은 “우리 아들 살려내”, “여기를 어디라고 와. 여기 오지 말고 거기(현장)에서 지휘하라고”라고 소리쳤다. 일부 가족들은 “우리 조카 좀 살려주세요”, “2학년 3반 정예진 살려주세요. 어제 빠졌어요. 그런데 오늘까지...”, “구조 작업 좀 빨리 좀 펼쳐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어두운 표정으로 “네”, “네”라고 짧게 답했다.

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가족들은 구조 당국의 미흡한 조치들을 지적했다.

한 가족이 상황실에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토로하자 박 대통령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구조 상황과 수색 장면을 실시간으로 가족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시설을 조속히 마련토록 지시했다.

구조 인력 현황과 관련해서는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잠수사 500명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하자 가족들은 “한명도 투입 안했잖아”, “왜 거짓말을 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그분들도 만났다. 구조 현장에서 천안함 구조를 했던 사람들이다. 그런 경험도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모든 것을 다 동원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얘기를 현장에서 만나서 들었다”며 “ 천안함에서 구조를 했던 분들도 여기 와있다. 그 분들이 한 200여 명 와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가족들이 구조 현황과 향후 대책을 묻자 박 대통령은 현장 상황과 선박 인양 계획, 장비 투입 현황 등을 영상 스크린을 설치해 가족들에게 상세히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관계자들에게 “모든 것을 자세히 알려주고, 또 현장에서도 아주 모든 각오를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가족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다만 에어 콤프레셔를 활용해 선체에 공기를 주입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가족들의 항의가 극에 달했다.

김 청장이 “공기를 집어넣으려면 기본적으로 진입로가 확보가 돼야 한다”고 답하자 한 가족은 “이틀 동안 그 작업만 하느냐”고 항의했다. 다른 가족은 “윗사람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가족은 “정부 관계자 중에 책임 있는 분을 대표로 여기에 상주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그것도 좋겠다. 책임을 지고 현장에 대해 즉각 알 수 있는 사람이 아예 배치가 돼서 계속 연락을 하고, 현장도 설명하고, 가족 분들이 요청하는 것에 대해 여러 차례 거치지 말고 즉각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이라고 답했고, 김 청장은 “나도 언제라도 달려와서 브리핑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약속 안 지켜지면 모두 물러나야"…실종자 가족 "떠나지 말라"

박 대통령은 자리를 떠나면서 “여러분들이 말한 것들이 전부 시행이 되도록 지시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사회자가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 듣도록 하겠다”고 하자 일부 가족들은 “가면 안 된다. 떠나고 나면 그대로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서 지키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 가족은 “우리가 하도 속았다. 너무 많이 속았다. 내 핸드폰 번호를 가져가서 전화해라. 그래서 잠들기 전에 오늘 한 약속이 잘 지켜졌는지 물어봐달라”고 요청했고, 박 대통령은 “전화번호를 달라”며 “내가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단상에서 내려올 때에는 가족들이 “살려달라. 가지 말라”고 절규했다. 단상 바로 앞에 앉아있던 권모 양(6)도 “가지마”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과 질의응답 중 권양을 안고 있던 여성이 “여기 6살짜리 아이가 혼자 살았는데 엄마, 아빠는 없다”고 말하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권양은 지난 16일 승객들에 의해 구출됐으나, 부모와 한 살 터울 오빠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 대통령은 체육관을 떠나며 권양에게 다가가 침통한 표정으로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체육관 방문에 앞서 침몰 사고가 발생했던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북쪽 20㎞ 해상을 찾았다. 전용기편으로 광주 인근의 군사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진도까지 이동한 박 대통령은 곧바로 해경정에 승선해 바다로 나갔다. 이후 박 대통령은 해경 경비함정으로 옮겨 타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에서 해경과 잠수부들의 상황 보고를 들은 박 대통령은 “이렇게 많은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됐는데 구조가 더뎌서 걱정이 많다. 얼마나 가족이 애가 타겠느냐”며 “어렵고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달라. 구조요원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바다라서 날씨도 쌀쌀하고 물속은 더 추운 것 아니겠느냐”며 “생존자가 있다면 1분 1초가 급하다. 한시가 급한데 노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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