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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을 둘러싼 미스터리, 진짜 암초?


입력 2014.04.16 18:09 수정 2014.04.24 12:00        김수정 기자

주민들 "섬 주변 암초지역" 해수부 "암초 없다"

사고발생 시각과 신고 시각간 1시간 차이도 의혹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청해진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양경찰청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청해진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양경찰청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청해진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양경찰청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청해진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16일 오전 8시50분경 침몰된 여객선에 대한 구조작업이 오후 5시 40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사고 원인과 관련,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생존자들과 인근 지역 주민들의 사고 당시 증언이 이어지면서 이번 사건이 단순히 예기치 않은 암초충돌 등 산재가능성 외에도 선체 결함이나 인재(人災)에 의한 사고일 수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우선, 이날 사고 당시 진도의 기상은 북서풍에 파고 1m에 시정거리는 2해리(3.6㎞)로 안개 등이 짙게 끼지 않는 등 해상상황이 양호한 상태였으며 사고 지점이 암초가 있는 지역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파도가 센 것도 아니고 날씨가 양호한 상황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는 드물다”며 “(사고 지점은) 암초가 있는 지역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선박 자체적으로 사고가 나서 침수됐을 수 있고, 외부 요인에 의해 사고가 날수 있다”면서 “인명 구조 완료된 후 사고원인을 조사해 봐야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구조된 승객들 대개가 사고 당시 “‘쿵’ 소리와 함께 배가 갑자기 기울었다”는 증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 소리가 암초에 부딪혀서 발생한 소리인지, 선체 내부에서 발생한 소리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는 상황에서 해당 지역이 암초가 많은 곳이 아니라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그 실체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여기에 사고 당시 구출과정에서 나타난 여객선 측의 대응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여객선에 승선했던 유모씨(57)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배가 갑자기 기울더니 물이 차올랐다. 아래층에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물에 잠긴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며 “‘쿵’ 소리가 나더니 배가 갑자기 기울었고 밖으로 나와보니 수직으로 배가 올라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선실 3층 아래는 식당, 매점, 오락실이 있었는데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라’는 방송이 나왔는데 물이 차올라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구명조끼를 입고 밖으로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유 씨는 또 “가만히 있지 말고 빨리 대피하라고 했다면 오히려 더 좋았을 것”이라며 “왜 즉각 대피 안내를 하지 않은지 모르겠다. 배가 꺾이고 적재된 컨테이너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다친 사람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생존자 강모씨도 “선내 방송이 나와 ‘움직이지 말라’고 하더니 구명조끼가 전달됐다”며 “방에서 일찍 나와서 구조될 수 있었는데 방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빠져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물론, 구체적인 사고경위 조사결과가 나와야겠지만 만약 이 같은 지시로 인해 피해 규모가 늘어난 것이 밝혀진다면 ‘인재사고’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침몰한 세월호가 운항시간 단축을 위해 정기항로를 벗어나 단축항로를 선택했을 가능성까지 현지 어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진도 어민들은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거대한 여객선이 왜 섬쪽으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섬 주변에는 암초가 많다”고 전했다.

어민들은 또 “그동안 여객선은 섬으로 지나가지 않고, 바깥쪽으로 우회했다”며 “여객선이 침몰한 곳은 ‘맹골수로’로 위험한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실제로 세월호는 인천항에서 15일 오후 7시 출발하려 했으나 안개 등으로 2시간 늦게 출발했다. 따라서 자칫 선박 측에서 운항시간 단축을 위해 정기항로를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일각에서는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발생 시각과 신고 시각사이에 1시간가량의 격차가 난다는 주장도 핵심 미스터리로 떠올랐다.

이날 목포해경 상황실에 접수된 최초의 사고 신고시각은 오전 8시 58분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시 신고는 사고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승무원이 직접 신고를 한 것이 아니라 당시 배 안에 있던 단원고 한 학생의 “침몰하고 있다”라는 연락을 받은 가족이 경찰에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시 말해, 신고 시각이 오전 8시 58분이라면 사고 발생 시각은 이보다 앞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경 측은 직접 받은 조난신고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당시 승무원들이 왜 직접 해경에 조난신고를 하지 않았는지 여부도 주목되는 쟁점이다.

한편, 이날 사고로 탑승객 459명 중 166명이 구조됐으며 2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승무원 박지영(27·여)씨와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17)군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조된 인원을 제외한 293명의 생사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어 해경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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