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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관련 반올림 입장 번복에 삼성전자 "곤혹"


입력 2014.04.16 11:34 수정 2014.04.16 11:54        남궁민관 기자

삼성, 심상정 의원·반올림 등 제안서 '진지하게 검토' 발표

발표 직후 반올림, 스스로 제안한 제3자 중재기구 반대 밝혀

ⓒ삼성전자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직원들에 대한 보상안 마련에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유가족, 반올림 등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반올림이 돌연 입장을 바꿔 협상이 다시 한번 미궁으로 빠지고 있다.

16일 삼성 고위 관계자는 수요 사장단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심상정 의원, 피해 유가족, 반올림 측의 제안을 진지한 자세로 검토하고 있던 중 반올림측이 입장을 돌연 바꿨다"며 "현재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며 일단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심 의원을 비롯해 유가족, 반올림 등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에게 백혈병·직업병 해결을 촉구하는 자리를 가졌다. 반올림은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사망한 근로자 유가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단체다.

이들은 해결 방안으로 △사망한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 3의 중재기구 구성 △전문성과 독립성 갖춘 제 3의 기관을 통해 재발방지 △산업재해 인정기준 완화 등을 제안했다.

이어 11일 심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안서를 직접 삼성을 찾아와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4일 삼성측은 "유가족과 반올림, 심상정 의원이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삼성전자의 경영진이 이 제안에 대한 공식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히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가 있자 반올림 측에서 돌연 입장을 바꿨다. 제안서에서 제시한 제 3의 중재기구를 구성해 협상을 해야한다는 내용을 바꿔 직접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지난 9일 기자회견 및 11일에 접수한 문건에는 제안의 주체로 반올림과 심상정 의원, 유가족으로 정확히 명시돼 있으며 기자회견 사진 역시 이 세 주체가 모두 함께 찍혀있다"며 "하지만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하자 돌연 반올림 측에서 스스로 제안을 번복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반올림 등에서 공동명의로 제안을 한 내용을 받아 진지하게 검토를 하고 있었던 것인데 마치 삼성이 대화의 장을 벗어나서 제3의 중재기구를 제안한 것처럼 얘기되고 있다"며 "삼성이 협상을 기피하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는 지난 2007년 3월 황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고 황씨의 부친이 그 해 6월 산업재해 유족급여를 신청하면서 불거졌다. 같은 해 11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반올림)가 발족했고 이후 백혈병 피해자들의 산업재해 신청과 행정소송 등이 잇따랐다.

또 올해에는 황씨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되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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