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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특급’ 이대호…이승엽 아성마저 넘볼까


입력 2014.04.16 10:14 수정 2014.04.16 10:1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 올 시즌도 타율 4할

'투고타저' 이대호, 이승엽과 직접 비교 어려워

꾸준한 성적을 보장하는 이대호는 이승엽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꾸준한 성적을 보장하는 이대호는 이승엽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프로야구 3년차를 맞이한 ‘빅보이’ 이대호(32·소프트뱅크)의 방망이가 식을 줄 모른다.

이대호는 15일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안타 4개 가운데 3개가 2루타였고, 결승타점까지 기록하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대호 활약에 힘입어 소프트뱅크는 4-1로 승리, 오릭스와 퍼시픽리그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이대호 역시 타율을 종전 0.353에서 0.400(55타수 22안타)으로 크게 끌어 올려 팀 동료 우치카와와 하세가와에 이어 리그 3위에 랭크됐다.

이대호 행보가 대단한 이유는 벌써 3년차 시즌을 맞이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슬럼프 또는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오릭스에 입단했을 때에도 적응기간 없이 곧바로 일본야구에 녹아들었다. 이는 타자와 투수, 포지션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한국인 선수들이 진출 첫해 적응에 애를 먹었던 점과 분명히 다르다.

지금까지 일본에 진출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타자는 지바 롯데와 요미우리 등에서 8년간 선수생활을 보낸 이승엽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이승엽을 넘어 새로운 역사를 쓰려한다.

이승엽은 2003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뒤 일본 진출을 선언, 지바 롯데와 2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지바 롯데에서 이승엽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 무엇보다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이 문제였다.

이승엽은 좌투수가 나오는 날에는 벤치를 지켜 ‘반쪽짜리 선수’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2년차이던 2005년, 팀 내 최다인 30홈런을 기록한 뒤 재팬시리즈 우승까지 맛봤다. 시즌 후 재계약 논의가 진행됐지만 이승엽의 선택은 당연히 이적이었다.

이듬해 요미우리로 이적한 이승엽은 최고의 전성기를 맞는다. 팀의 상징과도 같은 4번 타자로 중용된 이승엽은 시즌 내내 붙 같은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율 0.323 41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기염을 토한다. 타이론 우즈와의 홈런 레이스에서 시즌 막판 추월당한 것이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일본 내 이승엽의 전성기는 2007년까지 이어진다. 메이저리그 진출 대신 일본 내 최고 대우를 보장받은 이승엽은 전반기 부상과 타격폼 변화로 애를 먹었지만 후반기 들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고, 타율 0.274 30홈런 74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대호의 경우 진출 첫해였던 2012년, 최약체 오릭스에 몸담고 있었지만 전경기에 출전해 타점왕(91개)와 OPS 부문 1위(0.848)에 올랐다. 홈런 개수 또한 24개로 퍼시픽리그 공동 2위에 오른 이대호다. 지난해에도 데뷔 첫해와 거의 흡사한 기록을 찍은 이대호는 꾸준한 활약을 인정받으며 소프트뱅크로 이적했고, 이승엽과 마찬가지로 일본 내 최고급 대우를 보장받았다.

이승엽-이대호 일본 전성기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이승엽-이대호 일본 전성기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겉으로 드러난 성적만으로는 이대호가 이승엽에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금의 일본 프로야구는 이승엽이 뛰던 2000년대 중반과 달리 심각한 투고타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리그 평균자책점은 당시에 비해 1점 정도 하락했고,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반면, 타자 쪽에서는 지난해 60홈런 신기록을 세운 발렌틴(야쿠르트)을 제외하면 30홈런 타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결국 일본 야구기구는 올 시즌 공인구를 교체했다.

투수 시대에서는 그만큼 타자가 귀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이대호처럼 방망이의 정확도는 물론 힘까지 갖춘 타자라면 더욱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이대호의 올 시즌 연봉(4억엔)이 아베 신노스케, 스기우치 도시야(이상 요미우리)에 이어 전체 세 번째로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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