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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야당법안 챙기는 웃지못할 코미디


입력 2014.04.16 08:57 수정 2014.04.16 09:03        이상휘 선임기자

<칼럼>방송법 밀미로 민생법안 발목잡는 야당의 작태

“야당이 제출한 법안이라도 통과시켜달라.”

여당 의원이 한 말이다. 조해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간사다. 민생법안 처리를 두고서다. 미방위는 여야 합의로 127개 법안이 심사를 마쳤다. 단 한건도 처리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여당 소속인 간사가 그렇게 말을 했을까. 블랙코미디다. 여당 법안이 아닌 야당 법안이라도 처리해 달라고 읍소하니 말이다. 이 뿐 아니다.

330건의 법안 중 고작 8건이 통과되었다. 비율로 치자면 2.5%다. 그나마 이중 7건은 법안 문구를 손 본 것이다. 실제는 단 한 건에 불과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쟁 때문이다. 당리당략과 직결된 법안을 연계시킨 것이다.

미방위는 방송법 개정안을 빌미로 했다. 방송법 개정안을 야당 안대로 하자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다른 법안의 통과는 어렵다. 여당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야당의 주장을 수용하기가 어렵다. 모든 게 유불리를 따지는 정쟁인 것이다. 그 틈에 민생만 골병든다.

민생법안이 볼모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을 상대로 한 것이다. 국민을 위하는 정당이 하는 일이다. 그저 국민은 그들의 흥정상대가 되는 것 같다.

정당과 도당이 있다. 정당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정치상 주의 주장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조직한 단체”로 나와 있다.

도당은 이렇다. “어떤 일을 꾸미기 위해 작당한 무리”라고 되어 있다.

이런 말도 있다. “군자들은 뜻을 같이 하는 자를 벗으로 삼지만, 소인들은 이해를 같이 하는 자를 벗을 삼는다. 올바른 정치란 소인배를 멀리하고 군자를 진정한 벗을 가까이 할 때 가능하다.” 중국 송나라 구양수가 한 말이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생법안이 켜켜히 쌓여 있다. 그럼에도 당리당략만 쫓고 있다. 자신들이 추진하는 법안마저 외면한채 말이다. 정당의 사전적 용어를 거론할 필요도 없다. 현실의 민생도 챙기지 못하는 정당이다. 하물며 정치적 이상을 실현한다는 건 수사에 불과하다. 이율배반적 행위인 것이다.

정치적 이상의 실현이란, 멀리 있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민생부터 돌아보고 챙기는 것이 먼저다. 그것에 대한 용기와 실천이다. 얼마나 위대하고 가치가 크다고 한들, 민생을 넘어서는 것은 없다.

그 첫 번째 행위가 법안의 처리다. 정당으로서 해야 할 임무인 것이다. 국민들이 선출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방기하는 것은 스스로를 해하는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멀어지는 길이다.

정치적 공학으로 민생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선거도 이겨야 하고, 정권도 잡아야 한다.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것 때문에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곤란하다. 국민의 눈높이는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을 위해 희생하고 참아내는 모습에 감동한다. 어떤 정당이 국민을 위하는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말이다.

어리석지 않다. 자신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인데, 모를리 없는 것이다. 소탐대실이 그런 것이다. 이것을 양보하면 정권을 잡는데 어렵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국민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정권의 향방보다 국민은 민생에 감동한다. 그런 감동적 실천들이 켜켜히 쌓여 정권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작은 것을 버려야 큰 것을 얻는 법이다.

당리당략은 민생에 비하면 하잘 것 없다. 아주 작은 것이다. 그것에 올인하는 정치권이 안쓰럽다. 올바른 정당정치가 아니라는 말이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다. 그 의미를 새겨봐야 한다. 단순히 기능과 현실에 민감한 두뇌회전이 아닐 것이다. 그 뜻을 실현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 정당이다.

자신들이 제출한 민생법안마저 외면하고 있다. 이것을 해주면 다른 것을 해주겠다고 한다. 이익을 위한 거래를 하자는 것이다.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는 모습이 아니다. 진정한 정당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지금 정치권은 정당이 보이지 않는다.

곰곰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정권은 민생을 보는 희생에서 만들어 지는 법이다. “어떤 일을 꾸미기 위해 작당하는 사람들이 모임을 도당이라 한다.” 대한민국의 정당이 도당의 오욕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하물며 새정치를 추구한다는데 말이다. 뜻을 같이 하는 군자들의 모습으로 불리기를 기대한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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