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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메시’ 다 이룬 바르셀로나, 예고된 침식작용


입력 2014.04.16 11:16 수정 2014.04.17 11:2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상엽 객원기자

챔피언스리그 이어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뜻밖의 패배

‘동기부여 떨어져’ 2007-08시즌 이후 무관 가능성

메시는 후반기 체력적인 부담으로 인해 종종 예상치 못한 부진한 경기력을 드러냈다. ⓒ 게티이미지 메시는 후반기 체력적인 부담으로 인해 종종 예상치 못한 부진한 경기력을 드러냈다. ⓒ 게티이미지

세계축구의 흐름을 주도했던 FC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리그 탈락에 이어 프리메라리가에서도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13일(한국시각) 스페인 그라나다 누에보 로스 카르메네스서 열린 '2013-14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3라운드 그라나다CF전에서 0-1로 패하며 리그 3위로 내려앉았다. 바르셀로나가 그라나다에 패한 것은 1971-72시즌 이후 무려 42년 만이다.

바르셀로나는 최근 10년간 모든 대회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 세계축구를 선도하는 클럽으로 우뚝 서왔다. 리그 우승 6회를 비롯해 UEFA 챔피언스리그 3회, 코파 델 레이 2회, 스페인 수퍼컵 6회, UEFA 수퍼컵 2회, FIFA 클럽월드컵 2회 등 2000년대 이후 바르셀로나가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2회 이상 우승컵을 들어 올릴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클럽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무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구단 내 차가운 기류도 감지되는 등 근래 들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바르셀로나가 주요대회인 리그, 컵대회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2007-08시즌 이후 없다.

최근 바르셀로나에 이상 징후가 발견된 것은 FIFA가 팀에 이적금지 결정을 내린 후부터다.

FIFA는 바르셀로나에게 미성년자(유소년) 보호 규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1년간 선수 이적을 제한하는 징계를 내렸다. 바르셀로나 구단은 FIFA 징계에 즉각 스포츠 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지만, 팀의 유소년 아카데미 클럽 선수단은 물론 1군 선수단까지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사건이 됐다.

FIFA 징계 외에도 바르셀로나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징후는 이전부터 나타났다. 팀 에이스인 리오넬 메시(27)는 최근 5년간 매년 5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혹사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11-12시즌엔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78경기 뛰면서 이러한 혹사 논란은 더욱 심화됐다.

실제로 메시는 후반기 체력적인 부담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부진한 경기력을 종종 나타낸 바 있다. 이번 AT.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은 메시의 부진을 대변한다. 이날 경기서 메시는 풀타임을 뛰고도 6.853km라는 활동량을 기록했다. 보통 선수들은 풀타임을 뛰었을 경우 11~13km 정도의 활동량이 나온다.

헤르라도 마르티노 감독은 "메시가 부진한 것이 아니라 전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두둔했다. 하지만 일반인이 걷는 속도를 4km/h로 본다면, 90분에 6.8km를 뛴 메시는 달린 것이 아닌 걸어 다녔다고 해야 맞을 활동량이다. 결국, 부진과 함께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있음을 암시한다.

상대팀들의 적응과 바르셀로나의 노쇠화도 팀이 전성기에서 내려오는 데 한 몫하고 있다.

‘티키타카’로 불리는 짧은 패싱 축구는 난공불락으로 여겼다. 그러나 호세 무리뉴 감독 등 많은 감독들이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를 깨기 위해 여러 전술을 시도했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예전과 달리 현재는 놀랍도록 많은 해법을 내놓았다.

여기에 주축 선수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사비 에르난데스가 티키타카의 핵심인 패스 능력이 전성기에 비해 확연히 떨어졌다. 주장 푸욜,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 수비수 피케는 노쇠화와 부상으로 바르셀로나에 큰 고민을 안겼다.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를 완성시켰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안정적인 바르셀로나를 떠나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수장이 됐다. 현재 바르셀로나 선수들 상당수가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는 생각에 동기부여가 떨어졌고, 코칭스태프가 이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났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여전히 강하다. 리그와 코파 델 레이 우승으로 더블도 가능하다. 단순히 챔스 탈락과 리그에서의 충격패만으로 침몰하지 않는다. 이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법한 일이다. 하지만 절정에 달했던 전성기만큼의 위압감은 분명 사라지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전력이 조금씩 침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재다.

이상엽 기자 (42221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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