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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청자 발견된 국내최대 규모 봉수대가 지금은...


입력 2014.04.13 09:30 수정 2014.04.13 09:31        최진연 유적전문기자

<최진연의 우리 터, 우리 혼>부산기장 남산봉수 역사관광지로 최적지

미역과 다시마로 유명한 부산광역시 기장군은 부산에 속해 있으면서도 한적한 어촌이다. 바다를 끼고 있어 각종 해산물의 보고다. 눈길 가는 곳마다 자연경관도 수려하다. 특히 기장 죽성리 일대는 죽성 8경으로 소문났을 만큼 아름다운 포구와 함께 황학대, 용두대, 매바위 등 명소들이 즐비하다.

수산물과 곡창이 풍부하다보니 옛 부터 왜구들의 노략질도 심했다.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죽성리 일대는 진과 봉수대가 일찍부터 축조됐다. 죽성리 윗마을 뒤편 둔덕 같은 옹산에는 신라가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토성이 있으며, 기장군 청강리 청강천이 굽어지는 서남쪽 논 한가운데는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두모포진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인이 쌓은 성 가운데 가장 유명세가 붙은 죽성리왜성도 마을뒷산에 축조돼 있다.

고려시대 봉수로 밝혀진 기장 남산봉수대ⓒ최진연 기자 고려시대 봉수로 밝혀진 기장 남산봉수대ⓒ최진연 기자

죽성리를 한눈에 조망하는 봉대산(225m)정상에는 남산봉수대가 있다. 조선시대 초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기장 남산봉수가 최근 두 차례의 발굴조사 결과로 고려시대에 처음 쌓은 것으로 밝혀져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봉수대에서 고려청자편이 발견되자 국내서 조사한 봉수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발굴조사로 드러난 연소실(아궁이)구조는 조선시대 말 봉수가 폐기되기 직전의 모습이었다. 연대와 건물터는 3차례나 보수,개축한 흔적도 밝혀졌다.

연대뿐 아니라 적의 침입이나 맹수의 습격으로부터 군사들을 보호하는 토, 석축의 방호벽과 문지, 봉군들의 숙소와 건물터, 연대로 올라가는 출입계단 등 다양한 시설도 발견됐다. 이런 시설물은 조선시대 연변봉수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들이다.

국내봉수 중 규모가 가장 큰 기장 남산봉수 전경ⓒ기장군 국내봉수 중 규모가 가장 큰 기장 남산봉수 전경ⓒ기장군

봉수의 핵심시설인 연대는 높이가 5m, 봉수대 외곽둘레는 220m 나 됐다. 또 건물터를 측량한 결과 규모가 정면 3칸, 측면 1칸인데, 규모에서도 지금까지 조사된 연변봉수대 중에서 가장 크다.

특히 부속건물지에는 기단부·벽체·초석·온돌시설 등이 확인됐으며 지금까지의 봉수대 발굴조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잔존상태가 양호하다. 건물터 아래층에서는 이전시기의 건물터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렬·기단·유물 등이 발견됐는데 유물 중에는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어골문기와,고려청자 등이 나타난 것으로 볼 때 아래층은 고려시대의 건물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고려시대 봉수대에서 건물의 유구가 남아있는 것은 지금까지 남한에서 발견된 예가 없었다.

봉수에서 본 죽성리 해안ⓒ최진연 기자 봉수에서 본 죽성리 해안ⓒ최진연 기자

이번 조사에서는 비상시에 사용하는 연대주변에 있어야 할 연조시설은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는 암반으로 인해 축조가 불가능 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발굴조사지역 외곽에 위치할 가능성도 있다.

발굴조사로 초축과 개축한 흔적을 볼 때 남산봉수대는 초기 축조부터 소멸까지를 정리해보면 고려 성종4년(985년)에 봉수를 설치하고, 조선 세종 때 보수를 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개축한 후 조선시대 말 고종 31년(1894) 갑오경장 때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확한 남산봉수대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발굴조사가 필요하며 그 결과를 토대로 복원해야 한다. 고증절차를 밟아 복원이 이뤄진다면 향후 연변봉수의 정비복원에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장 남산봉수는 연변(해안)봉수대 중에서 지금까지 발굴된 남한의 봉수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봉수아래 위치한 죽성리왜성ⓒ최진연 기자 봉수아래 위치한 죽성리왜성ⓒ최진연 기자

남산봉수는 제2노선 간봉의 연변봉수로 조선전기에 남쪽 간비오봉수에서 봉화를 받아 북쪽 임랑포봉수로 전달했다. 후기에는 임랑포봉수가 폐지된 후 아이봉수와 봉홧불을 주고받았다. 기장군에서는 완벽한 복원계획과 봉수대를 국가사적으로 지정할 채비를 하고 있다. 기장 남산봉수대에 올라서면 해안과 내륙, 사방이 탁 트였다. 주변명소들과 연계하면 역사관광지로 최적지다.

최진연 기자 (cnnpho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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