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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류현진의 평균 이하’


입력 2014.03.12 16:44 수정 2014.03.13 13:0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15승-2점대 ERA-200이닝 목전에서 무산

'첫 타자-첫 이닝' 경기 초반 고질적 약점

류현진은 지난해 첫 타자-첫 이닝 승부에서 애를 먹었다. ⓒ 연합뉴스 류현진은 지난해 첫 타자-첫 이닝 승부에서 애를 먹었다. ⓒ 연합뉴스

류현진(27·LA 다저스)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30경기에 등판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고, 특히 3.3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마크해 이 부문 내셔널리그 공동 16위에 올랐다. 발군의 성적을 기록한 1~2선발,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에 가려졌을 뿐 류현진도 웬만한 1선발급 활약을 펼쳤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연봉을 감안하면 LA 다저스는 그야말로 남는 장사를 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다저스로부터 보장 연봉 250만 달러에 이닝별 옵션을 충족해 75만 달러를 추가, 총 325만 달러를 받았다. 커쇼(1100만 달러)와 그레인키(1900만 달러)에 비하면 헐값이라 할 수 있다.

아쉬움도 남는다. 15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 200이닝 돌파가 너무도 아쉽게 무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서 4이닝만을 소화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이로 인해 29경기 연속 이어지던 5회 이상 투구 기록이 깨진 것은 물론, 15승 달성과 함께 후반기 내내 사수하던 2점대 평균자책점도 3점대로 올라서고 말았다. 더 큰 그림으로 보자면 1901년 이후 다저스 투수로는 최초로 루키 시즌에 15승 이상, 탈삼진 150개 이상, 투구이닝 190이닝 이상, 평균자책점 2점대를 동시에 찍을 수도 있었던 류현진이다.

만약 류현진이 앞선 등판에서 승수 등을 충분히 벌어놨다면 일찌감치 대기록을 달성한 뒤 보다 편하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이미 지나간 시즌일 뿐이다. 류현진에게는 앞으로가 중요하며, 실제로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아쉬웠던 점을 복기해 올 시즌 부족한 부분들을 메워야 나가야 한다. 향후 사이영상에도 도전할 만한 큰 그릇을 지닌 류현진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평균 이하를 기록한 몇 가지 성적들이 있었다. 많은 언론에서도 누차 언급한 ‘초반 불안’이다. 이는 기록으로도 잘 드러난다.

먼저 류현진은 첫 타자 상대에 애를 먹었다. 30번을 마주한 상대 첫 타자와의 승부서 피홈런은 없었지만 무려 0.370의 피안타율과 함께 볼넷도 3개나 내줬다. 이는 메이저리그 평균 피안타율(0.244)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이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첫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는 반면, 류현진은 그렇지 못했다.

첫 타자 승부가 어렵다 보니 1회를 힘들게 보낸 경우도 다반사였다. 류현진의 이닝별 성적을 살펴보면, 피안타율이 3할을 넘는 이닝은 1회가 유일하다. 특히 1회 평균자책점은 5.10으로 메이저리그 평균(4.24)보다 1점 가량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1회 고비를 넘기면 그야말로 에이스급 투수로 변모한 류현진이다. 경기 중반인 4~6회 평균자책점은 2.58에 불과하며 후반인 7~9회에도 2.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슬로스타터임을 입증했다.

지난해 류현진이 기록한 평균 이하의 기록. ⓒ 데일리안 지난해 류현진이 기록한 평균 이하의 기록. ⓒ 데일리안

털털한 성격의 류현진이지만 그도 역시 몸 컨디션이 예민한 선발 투수였다. 류현진은 5일 휴식 후 등판했을 때 7승 1패 평균자책점 2.12로 가장 좋았고, 5선발 로테이션이 휴식일 없이 돌아간 4일 휴식 등판에서도 5승 4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나쁘지 않았다.

반면, 올스타브레이크 또는 가벼운 부상으로 일주일 이상 쉬고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2승 3패 평균자책점 3.65로 부진했다. 특히 피안타율은 3할(0.297)에 육박해 경기 내용도 어렵게 풀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류현진은 오는 23일 호주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와의 해외 개막전에 두 번째 선발 투수로 나선다. 시차 적응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 경기를 치르면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와 일주일 이상 쉰 뒤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하게 된다. 초반 불안이라는 약점 외에 호주 개막전 변수와 마주한 류현진이 과연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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