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박 대통령 95주년 3.1절 기념사에 담길 내용이...


입력 2014.02.28 14:16 수정 2014.02.28 14:24        김지영 기자

전문가들 "민족 감정에 호소하면 일본 우익들 득봐…원론 수준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3월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4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상을 수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3월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4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상을 수여하고 있다.ⓒ

제95주년 3.1절이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박 대통령의 발언 수위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3.1절과 광복절 기념식을 비롯한 수차례 공식석상에서 일본의 역사인식을 거울 등에 빗대어 비판해왔다. 박 대통령의 앞선 발언들을 고려할 때, 이번 3.1절 기념사에서도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내용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3.1절 기념식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일본이 우리와 동반자가 돼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양국의 미래 세대에까지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지워서는 안 된다. 우리 세대 정치지도자들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아픈 과거를 하루빨리 치유하고 공영의 미래로 함께 나갈 수 있도록 일본 정부는 적극적인 변화와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도 박 대통령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는 고려 말 대학자 이암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있는 분들에 대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의)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이번 3.1절 기념식도 큰 틀에서는 우리 정부의 원칙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공산이 크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일본 정치인들의 잇따른 극우 행보로 한일 양국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쉽사리 그간의 강경기조를 거둬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동해 병기표기 법안 통과를 비롯한 미국 의회의 최근 움직임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대일관계는 국제공조를 통합 실질적 압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의 발언이나 정부의 입장 발표 등을 통한 외교적 언쟁만으로는 실효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재적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8일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우선 3.1절 기념사는 원칙적인 수준에서 일본의 역사인식을 지적하는 정도가 좋을 것”이라며 “한국이 감정적으로 격하게 대응할 경우, 오히려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악화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지금까지 박 대통령의 강경발언은 상대방의 도발에 대한 리스폰스(response·반응)라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며 “미국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상황에서 우선은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 이후에 적절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참여정부 시절 주일대사를 지낸 라종일 한양대 국제학부 석좌교수는 방법론적 측면에서 일본의 행태를 옳고 그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라 교수는 “일본의 역사인식을 한일 양국 간 문제로 보고 민족적인 감정에 호소하게 되면 비이성적인 요소가 개입돼 오히려 일본 우익들이 득을 보는 상황이 온다”며 “인류보편적인 기준으로 일본의 행태를 지적하고, 미국·중국 등 이해당사국들과 공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라 교수는 “예를 들어 독일에서 히틀러에 관한 문제가 나온다면, 어떤 사람이 히틀러를 숭상하고, 히틀러의 묘지를 참배하면 영국과 독일, 독일과 프랑스의 문제가 되느냐”며 “마찬가지로 일본의 행태가 인류보편적인 관점에서 그릇됐음을 부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지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