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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고개드는 '북한 포기론' 실현 가능성은?


입력 2014.02.07 09:45 수정 2014.02.07 10:04        김수정 기자

양국 새 지도부 등장 이후 눈에 띄게 줄어든 접촉 현실화

중국 정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북한 포기론'이 주목을 받고 잇다. ⓒ연합뉴스 중국 정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북한 포기론'이 주목을 받고 잇다. ⓒ연합뉴스

최근 중국에서 이례적으로 ‘북한포기론’이 제기된 가운데 과연 중국이 새로운 대북관계 노선을 걷게 될 지 주목된다.

과거 혈맹관계로 인지됐던 북중관계는 새 지도부 등장과 함께 양측 간 직접적인 접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도 유엔 대북제재에 적극 참여하면서 경색국면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여기에 그동안 친중 인사로 평가됐던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2월 갑작스럽게 처형된 것과 관련, 중국 정부는 “북한 내부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북한에 대한 자국 내 반감이 급격히 고조됨에 따라 중국 정부의 속내도 편치 못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북한도 김정은 체제 이후 단 한 차례도 양측 정상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중국의 대북제재 시행에 대한 불만도 쌓여가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과거 김일성 생전부터 김정은의 승계를 수차례 반대했던 중국에 대한 김정은의 반감이 적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 G2로 격상된 중국이 국제사회 내 위상과 역학관계를 고려했을 때 더이상 '북한 편들기' 식의 대북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양측간 묘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특히,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중국의 북한포기론까지 고개를 들면서 중국이 대북전략을 전향적으로 재편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망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국내 외교전문가들은 대체로 중국이 현재 북한과 일종의 ‘냉각기’를 갖고 있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북중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섣불리 새로운 대북노선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인 통일연구원 이기현 박사는 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현재 북중관계가 냉각기를 겪고 있는 것은 맞다”며 “실제로 중국이 그동안 북한에 가진 불만도 쌓여 있을 뿐더러 북한 역시 현재 내부정치 문제로 대외관계 개선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만큼 중국과의 물꼬를 제대로 트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이어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것처럼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는 등 급진적으로 대북노선을 변경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면서 “오히려 중국은 현재 일정한 거리를 두고 북한을 관망하면서 자국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의지가 더욱 강력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즉, 북중 관계가 과거 혈맹관계에 비춰봤을 때 다소 소원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중국이 기존 대북전략의 틀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거나 북한과 대립구도를 구축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동북아 및 국제사회의 패권을 두고 미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국에게 북한은 여전히 다양한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 이 박사의 주장이다.

실제로 북한 문제는 그동안 미일 간 경쟁구도의 거대한 축으로 작용해왔다. 여기에 최근 일본이 북한의 핵위협을 빌미로 ‘집단적 자위권’ 등 군사재무장의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미국도 일본과의 안보동맹에 무게를 두면서 동북아 내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는 양상이다. 중국이 섣불리 북한 카드를 버리지 못하는 주된 이유인 것이다.

이 박사는 “물론 중국도 북한이 계속해서 골치 아픈 문제들을 발생시키는 것과 달리 최근 한국에 대한 전략적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일정부분 대북노선을 수정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이 북한을 통해 취할 수 있는 전략적 가치들을 쉽게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권 아산연구원 중국센터장도 “이번에 발표된 중국사회과학원의 보고서 내용을 보면 중국이 북한을 포기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한국에 대해서도 중국의 대북 정책에 근본적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오판하지 않도록 적시돼 있다”며 “이는 중국이 대북전략의 변화를 시사했다기보다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균형론’을 견지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은 남북 어느 한쪽에 서서 갈등을 촉발시키기 보다는 양측 상황을 관망하면서 대북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중국의 급진적인 대북노선 변화는 희박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일각에서는 현재 냉각된 북중 관계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심지어 일부 대북소식통들은 이미 북한은 중국과의 단절 움직임을 보이는 등 중국을 견제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나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대북소식통은 “장성택 숙청 이후 북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며 “과거 중국 관료들 사이에서 김정일의 후계자로 김정은이 아닌 장성택을 염두에 두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의 중국에 대한 반감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중국 역시 친중 인사였던 장성택의 처형에 적잖은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북한은 중국 접경지역을 철저히 차단하면서 한국에는 평화공세를 벌이는 등 해빙 무드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중국이 그렇게 나온다면 차라리 한국과 손을 잡겠다’는 압박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중국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기현 박사는 “통상적으로 북한은 외교전술로 ‘패트론 시킹’(Patron Seeking :후원국 모색)을 하면서 정세에 따라 해당 국가를 계속해서 바꿔왔다”며 “물론 표면적으로는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중국이 오랫동안 그 역할을 해줬지만 중국은 철저히 자국 이익에 맞춘 지원이었을 뿐 사실상 이해관계 없이 북한을 지원해 준 것은 한국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박사는 “북한도 이 점을 직시하고 있고, 대외의존도가 너무 중국에 쏠리는 것에서 탈피해 균형점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며 “따라서 현재 그 중심축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다소 이동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부분이다. 남북관계가 완전히 호전되지 않는 한 북한에게 중국은 여전히 절대적인 외교파트너일 수밖에 없다. 북한이 중국을 과감히 포기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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