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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의 추억' 이승훈, 이번에도 크라머 추월?


입력 2014.02.07 14:10 수정 2014.02.07 14:19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이승훈, 2010 밴쿠버올림픽 10000m 크라머 실격 '행운'으로 깜짝 금메달

소치올림픽 5000m에서 재회..크라머 외에도 네덜란드 초강세

이승훈 역시 크라머는 넘기 어려운 상대라고 인정할 정도다. ⓒ 연합뉴스 이승훈 역시 크라머는 넘기 어려운 상대라고 인정할 정도다. ⓒ 연합뉴스

한국의 2014 소치올림픽 첫 메달 소식이 이승훈(26) 발끝에서 나올까.

이승훈은 8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들러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리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한다.

이승훈은 5000m와 10000m, 팀 추월 등 총 3개 부문에 출전한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 이승훈은 지난달 15일 열린 빙상 국가대표 선수단 미디어데이에서 "첫 경기 5000m가 매우 중요하다. 5000m에서 최대한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라는 각오를 드러낸 바 있다. 이승훈은 4년 전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제대로 된 국제 경험조차 전무했던 이승훈이 5000m 은메달에 이어 100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

이전까지 이승훈은 쇼트트랙 전문 선수였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낙마한 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변경해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고, 전향한 지 7개월 만에 올림픽 금메달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기나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승훈은 쇼트트랙 훈련을 줄이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늘리면서 변화를 꾀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쇼트트랙 훈련을 다시 병행하기 시작했다. 5000m, 10000m와 같은 장거리 종목은 곡선 코스에서 승부가 갈린다. 근지구력과 코너 워크에 도움이 되는 쇼트트랙이 제격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부단한 노력 끝에 이승훈은 부활에 성공했다. 2013-14시즌 월드컵 1차 대회와 4차 대회 5000m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그렇다면 5000m에서 금메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승훈의 최대 적수로 스벤 크라머(28·네덜란드)가 손꼽힌다. 크라머는 밴쿠버올림픽에서 가장 빠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8바퀴를 남겨놓고 코치의 잘못된 지시로 안쪽 레인으로 들어섰다 실격 처리된 것. 크라머는 실격 사실을 알고서 격분한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고글을 집어던졌다. '실격'으로 국내에 더 잘 알려져 있지만, 크라머는 현재 5000m, 10000m 세계 기록 보유자다.

5000m 개인 최고 기록에서도 3초32차로 크라머가 이승훈을 크게 앞서는 데다 올 시즌 월드컵 1·2차 대회 5000m, 3차 대회 10000m에서 모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승훈 역시 크라머는 넘기 어려운 상대라고 인정할 정도다.

크라머를 비롯해 얀 블록하위선(26·네덜란드), 요리트 베르스마(28·네덜란드) 등 네덜란드 선수들을 넘어야만 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 블록하위선은 기복이 심하지만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이승훈을 따돌리고 은메달을 차지했다. 베르스마는 1차 은메달, 2차 동메달, 4차대회 은메달 등 꾸준하게 상위권에 입상한 강자다.

하지만 이승훈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3년 만에 월드컵 메달권 진입에 성공하며 자신감을 얻은 것은 큰 수확이다.

무엇보다 올림픽은 변수가 많다. 4년 전 이승훈이 그랬다. 오히려 이번 도전이 홀가분하다. 메달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 스스로 컨디션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지금까지 준비한 대로 당일 레이스를 펼친다면 다시 한 번 일을 낼 가능성이 높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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