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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이]2014년 이 해엔 어떤 연극이 나와야 하나


입력 2014.01.23 11:31 수정 2014.01.23 14:45        장두이 기획위원/예술인

<장두이의 아름다운 문화세상 225>서구 뮤지컬 코미디 일색

갑오년 말띠 해다.

그래서 그런가 말을 소재로 한 연극 가운데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의 “에쿠우스”란 작품이 문득 떠오른다. 16세의 앨런이란 소년이 계속해서 여러 필의 말 눈을 찌른다는 이야기를 다룬 지독히 말을 사랑한 소년의 처절하면서도 애절한 연극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런던 웨스트 엔드 연극은 물론 영화로 스필버그가 연출해서 화제가 됐던 “워 호스”란 작품도 이 갑오년에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다. (이 가운데 ‘에쿠우스’는 70년대 80년대 브로드웨이는 물론 한국에서도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던 수작이다)

그런데 이런 좋은 작품을 대했던 우리에겐 금년 우리 연극 무대에서도 여전히 생경한 서구 뮤지컬에 쓴 웃음 짓게 만드는 코미디 일색이 될듯해서 자칫 무료해진다.

연극을 흔히 그 민족과 시대를 조명한 하나의 종합예술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곧 그 민족과 그 시대의 모든 문화 정도를 한 눈에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하리라. 예술은 삶을 투명하게 반영하는 것을 뛰어넘어 표현하는 인간 최고의 행위로 곧 대중을 이끌어주는 오피니언과 미래까지 예시해 주는 것으로서 만일 그러 영혼과 정신이 없다면 그것은 장님이 공무도하의 강을 허접하게 건너는 것과 다름없다.

"요즘 우리 예술가들은 그저 현실적인 계산밖엔 없는 듯해요. 돈 없으면 가 치가 없고 못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우리 교육도 그렇지 않은가요?"

파리에서 활동하다가 잠깐 서울에 들른 후배의 말처럼 시대흐름에 대한 견해와 리더십이 없는 문화라면 단지 의미 없는 선전에 불과하다. 건축도 안에서 보는 건축이 있고 밖에서 보는 건축이 있듯이 새 해 들어 우리도 안과 밖에서 볼 수 있는 국내외를 의식하고 만드는 성찰과 식견이 들어있는 훌륭하면서 진정한 한국 문화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기를 염원해 본다. 그러면서 우리 제주마의 역사를 다룬 멋진 작품 하나가 웅비하는 꿈을 꾸어 본다.

글/장두익 연출가·배우

장두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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