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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세출 양뇌형 김연아 vs. 좌뇌형 계산기 아사다


입력 2013.12.19 14:39 수정 2013.12.19 14:4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김연아, 우뇌 바탕으로 좌뇌 특징까지 갖춘 '종합패키지'

아사다, 창조성 떨어지고 계산에 밝아..트리플악셀 고집

즉흥적 감정을 표현하는데 익숙지 못한 ‘일본’ 아사다에게 김연아처럼 자연스러운 희로애락 안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 연합뉴스 즉흥적 감정을 표현하는데 익숙지 못한 ‘일본’ 아사다에게 김연아처럼 자연스러운 희로애락 안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 연합뉴스

우뇌형 인간은 창조적이고 감성적이고, 좌뇌형 인간은 이성적이며 계산에 밝다.

이를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 대입한다면, ‘피겨퀸’ 김연아(23)는 우뇌형에 가까운 양뇌형이다. 양뇌형은 우뇌와 좌뇌의 특징을 흡수한 종합패키지다. 실제로 김연아의 피겨 스타일은 창조성과 객관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번뜩이는 착상과 정교한 기술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북미 평론가는 이런 김연아를 가리켜 “피겨 역사를 통틀어 가장 영감이 넘치는 스페셜 인재”라고 소개한다. 러시아 피겨 대모 타라소바 또한 “현역 여자 선수 중 김연아만이 4회전 점프가 가능할 정도로 그녀의 기술은 톱클래스”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처럼 김연아는 신 채점과 구 채점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은 채 자신만의 연기를 펼친다. 요컨대, 희소가치가 높다.

반면, 아사다 마오는 계산에 밝은 좌뇌형 선수다. 아사다가 트리플 러츠를 교정하지 않은 이유도 기본점수가 8.5점으로 상향조정된 ‘트리플 악셀’이 있기 때문이다. 실패 확률 낮아도 단일 점프 중 가장 높은 기본점수 덕분에 시도만 하면 수행점수를 어느 정도 챙긴다. 계산을 마친 아사다는 “올림픽에서도 트리플 악셀을 3번 뛰겠다”고 말한다.

이런 아사다를 바라보는 일본 언론은 “역시 포기를 모르는 노력파 천재답다”고 묘사한다. 반면, 일부에서는 김연아에 대해선 “솔직히 아사다와의 차이점을 모르겠다. 김연아의 ‘예술점수’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고 막말을 쏟아낸다.

일본이 김연아를 시큰둥하게 바라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뇌형과 정반대 사고를 지닌 ‘좌뇌형’으로만 김연아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일본 뇌과학 연구 자료에 의하면 일본의 좌뇌형 비율은 8:2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본은 이론 분석엔 능하다. 차분한 시선으로 문제를 풀어낸다. 그러나 이것에 얽매이다 보니 지나치게 질서정연하고 숨 막힌다. 한 마디로 융통성과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도 흘러나온다.

아사다도 마찬가지다. 아사다의 창의력과 예술성은 주니어 시절과 비교해 크게 나아지질 않았다. 무엇보다 즉흥적 감정을 표현하는데 익숙지 못한 ‘일본’ 아사다에게 김연아처럼 자연스러운 희로애락 안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일본이 김연아의 ‘피겨 뮤지컬’을 이질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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