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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도 야신도 넘었다' 류중일, 프랜차이즈 감독 롤모델


입력 2013.12.10 10:38 수정 2013.12.10 10:44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삼성 통합 3연패, 덕장 꼬리표 떼고 명장 반열에

선동열·김성근 넘어 자신만의 성공모델 제시

역대 최고대우로 삼성과 재계약에 성공한 류중일 감독. ⓒ 삼성 라이온즈 역대 최고대우로 삼성과 재계약에 성공한 류중일 감독.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에게는 한동안 '복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긍정적 의미와 부정적 의미가 공존한다. 전자는 한 팀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을 거쳐 성공적인 야구 인생만을 걸어온 류중일 감독에 대한 경의가 담겨있다. 후자는 결국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편하게 성과는 낸 게 아니냐는 폄하의 의미도 숨어있다.

류중일 감독이 2011년 선동열 전 감독 뒤를 이어 삼성의 지휘봉을 잡을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선동열 감독과의 계약기간이 당시 4년이나 남아 있었고 그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두며 괜찮은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냈을 때 일부에서는 '선동열이 만들어놓은 밥상에 류중일이 숟가락만 얹은 게 아니냐'며 저평가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의 성공신화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삼성은 지난해 이어 올해까지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달성했다. 2011년에는 아시아시리즈까지 제패하며 역대 최초로 한 시즌 트리플크라운을 석권하기도 했다.

이전의 어느 명장들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처음에는 류중일 감독의 능력과 리더십을 의문의 시선으로 쳐다보던 사람들도 조금씩 마음이 바뀌었다. 결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승부의 세계에서 지난 3년간 류중일 감독보다 확실한 결과는 낸 지도자는 없었다.

사실 부임 첫해를 제외하고 삼성이 이후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성공한 경우는 없었다.

2012년 일본에서 친정팀으로 복귀한 이승엽이 가세한 정도가 고작이었고 순수한 외부영입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불펜이나 야수진에서 이적과 부상, 슬럼프 등으로 전력누수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다른 팀에 비해 외국인 선수 효과는 누린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류중일의 삼성은 첫해보다 더욱 강력해진 도전자들은 연거푸 제압하고 정상을 지켰다. 두드러지게 앞으로 나서는 카리스마형 리더십은 아니지만,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하고 자신의 능력을 최적화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며 믿고 기다리는 포용의 리더십은 류중일 감독만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때로는 특정선수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나 승부사 기질이 부족하다고 비판을 받을 때도 있지만, 순간의 결과나 평가에 일비일희하지 않고 긴 안목에서 팀을 끌고 나갈 줄 아는 뚝심이야말로 삼성이 수많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진정한 저력이었는지 모른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에서 선수와 코치를 거쳐 감독까지 역임한 프랜차이즈스타 출신 감독이자 대표적인 삼성맨이기도 하다.

그동안 프로야구계에서는 프랜차이즈스타 출신 지도자들은 감독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속설이 존재했다. KIA, 한화, 두산 등이 한동안 순혈주의 정책을 고수했으나 우승에 성공한 감독은 없었다. 류중일 감독은 이런 한계를 넘어섰다. 실적은 물론이고 덕망을 갖춰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신뢰가 두텁다.

최고연봉 대우도 류중일 감독이 만들어낸 이정표다.

류중일 감독은 9일 삼성 라이온즈 서울 사무실에서 3년간 계약금 6억원, 연봉 5억원 등 총액 21억원에 재계약했다. 프로스포츠 사상 감독 연봉 5억원 시대를 연 것은 류중일 감독이 처음이다. 당연히 프로야구 역대 최고 금액이고, 타 종목과 비교해도 종전 기록인 KT 전창진 감독이 받고 있는 4억 5000만원을 크게 경신한 금액이다.

최근 프로야구가 프런트야구의 강화로 감독들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시대에 삼성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새로운 장수 감독의 롤 모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류중일 감독의 신화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프런트와의 신뢰를 바탕을 한 상호공존과 분업화는 물론, 여전히 팀을 장기적으로 꾸려나가는데 감독의 포용력과 리더십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때 동경했던 선동열과 김성근 감독의 아성을 넘어 류중일 감독은 자신만의 색깔로 명장의 성공모델을 써가고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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