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젊어진 가왕’ 조용필 록스피릿 폭발…점잖던 일본관객 열광


입력 2013.11.07 23:49 수정 2013.11.08 21:46        이한철 기자

15년 만에 일본 도쿄 공연, 4000여 관객 환호

최초 선보인 ‘도트 이미지’ 최첨단 무대 눈길

‘가왕’ 조용필이 15년 만에 일본 도쿄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가왕’ 조용필이 15년 만에 일본 도쿄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가왕’ 조용필(63)이 또 한 번 허를 찌르는 무대로 점잖기로 유명한(?) 일본 관객들마저 발칵 뒤집어 놨다.

조용필은 7일 오후 일본 도쿄 국제포럼홀에서 ‘조용필&위대한탄생 Hello 투어 in 도쿄-원나잇스페셜’ 공연에서 록 스피릿 충만한 무대로 시종일관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4000여 명의 일본 중장년층 관객들은 초반 잠시 당황한 듯했지만, 곧 분위기에 녹아들어 환호작약했다.

사실 조용필은 모든 장르를 관통해 슈퍼스타로 군림한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성인 취향의 음악으로 더 깊이 각인돼 있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한국과는 다른 레퍼토리로 공연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뤘다. 1998년 11개 도시 투어 이후 무려 15년 만에 갖는 일본 공연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예상은 시작부터 보기 좋게 깨졌다. 19집 앨범 타이틀곡 ‘Hello’의 강렬한 기타 사운드로 출발을 알린 조용필은 ‘미지의 세계’ ‘고추잠자리’ ‘못찾겠다 꾀꼬리’ ‘판도라의 상자’ 등 경쾌한 곡들로 셋 리스트를 채웠다.

공연 중간 ‘추억의 미아’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일본 관객들을 배려한 곡들이 배치되긴 했지만 전체적인 색깔을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뛸 준비가 돼있지 않았던 40~70대 중장년층 일본 관객들도 예상치 못한 무대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15년 만에 다시 돌아온 조용필의 심금을 울리는 가창력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한층 세련된 편곡의 주옥같은 명곡들이 귀에 착착 감겼다.

한국에서 건너온 수백 명의 팬클럽 회원들이 ‘오빠’를 외치며 분위기를 주도한 것도 점잖은 일본 관객들을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다. 공연장 분위기는 중반부터 점차 무르익기 시작하더니 ‘그대여’ ‘여행을 떠나요’ 등 앙코르 무대가 펼쳐지자 아예 록밴드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일본의 중년 관객들이 의자를 박차고 일어서 환호하고 춤추는 모습은 극히 이례적인 풍경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조차 사로잡은 가왕이 일본 관객들을 위한 편법 대신 정공법을 택한 것이 그대로 적중한 셈이다. “역시 가왕”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공연을 관람한 사노 씨(여·66)는 “1982년 조용필이 일본 활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팬이다”며 “조용필이 15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공연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감격해했다.

또 2년 전 NHK 방송에서 방영된 조용필 특집 프로그램을 보고 팬이 됐다는 하마다 씨(64·여)는 “영혼을 담아 노래 부르는 모습과 뛰어난 가창력, 표현력이 조용필의 가장 큰 매력이다”며 웃음꽃을 피웠다.

일본 공연계의 거장 연출가인 야마토가 합류해 만들어낸 무대 또한 격이 달랐다. 특히 조용필의 아이디어로 탄생된 최첨단 전식 시스템 도트 이미지(DOT IMAGE)는 입체감 있는 조명을 구현해내며 볼거리를 제공했다.

조용필 측은 “과거엔 머리 위에서만 가능했던 건데 이번엔 무대 전체를 감싼다”며 “일본에서도 조용필 때문에 생긴 장비, 조용필 때문에 가능한 연출이라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자랑했다.

또 이날 공연장에는 1982년 아시아포럼에서 만나 30여 년간 우정을 나누고 있는 일본의 국민가수 타니무라 무라 신지를 비롯해 일본 경제신문 회장, AMUSE JAPAN(연예기획사)의 모모사토 회장, VICTOR엔터테인먼트(레코드사) 사이토 사장, 유니버설 재팬 코이케 사장, 민단 단장, 총영사 등 VIP 인사들이 대거 찾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타니무라 신지는 공연 초반부터 고개를 흔들며 조용필의 노래를 따라 불렀고, 앙코르 무대에서는 기립박수를 치며 오랜 친구의 귀환을 반겼다.

한편, 일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조용필은 한국에서 조용필&위대한탄생 투어콘서트 ‘Hello’의 남은 하반기 일정(인천·부산 /서울·대구 앙코르)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한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