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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선 삼성·두산…트라우마 떨쳐야 우승


입력 2013.10.28 15:23 수정 2013.10.28 15:28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삼성, 2연패 후유증-타선침체 여전..정상 전력 ‘아직’

두산, 체력 열세 속 2007년 역스윕 기억 ‘불안감’

삼성과 두산의 승부는 누가 먼저 트라우마를 떨쳐내느냐에 달렸다. ⓒ 삼성 라이온즈 삼성과 두산의 승부는 누가 먼저 트라우마를 떨쳐내느냐에 달렸다. ⓒ 삼성 라이온즈

잠실 3연전에 돌입하는 삼성의 화두는 오로지 '리턴 투 대구'였다.

홈 1·2차전을 모두 패해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은 잠실에서 어떻게든 2승 이상을 거둬 홈에서 다시 승부를 걸어본다는 계획이었다. 5차전 이내에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6·7차전은 다시 대구에서 열린다. 삼성으로서는 지친 두산을 어떻게든 장기전으로 끌고 가서 역전을 노리는데 희망을 걸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삼성의 희망을 살려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두산이었다. 예상 밖의 초반 2연승으로 인한 심리적 여유가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러뜨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3차전에서 두산의 플레이는 기대 이하였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실수가 선수도 아닌 벤치에서 나온 점은 치명적이다. 4회초 2사 후 유희관의 어이없는 강판은 두산에게 오늘 경기가 꼬일 것을 예고하는 불길한 징조였다.

이미 정명원 투수 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에 올라간 상황에서 심판의 세이프 판정에 항의하러 나온 강성우 배터리 코치가 포수 최재훈과 대화를 나눴고, 이어 최재훈이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투수교체를 의미하는 두 번째 방문으로 인정됐다.

두산은 예상과 달리 급하게 변진수를 올리게 되면서 이후의 마운드 운영이 꼬였다. 벤치가 평정심을 잃은 대가였다. 가을잔치 단골이자 최고의 무대인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팀답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실수였다.

두산은 이날 내야에서도 실책이 두 개나 나오며 철통같던 수비에 균열이 나는 모습을 보였다. 준플레이오프부터 12번째 경기를 치르고 있는 두산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과 무관하지 않은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두산의 실책이 바로 삼성의 결승 득점까지 연결된 부분이 아쉬웠다.

삼성은 장원삼과 박한이의 활약이 돋보였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3차선 선발로 등판한 장원삼은 6.1이닝 동안 2실점으로 두산의 타선을 막아내고 팀에 올 시즌 한국시리즈 첫 승리를 안겼다.

박한이는 여러 차례의 호수비와 함께 결승득점을 올려냈다. 2-0으로 앞선 7회 1사 2루에서의 예상하지 못한 과감한 3루 도루로 상대 배터리를 흔들어놓았고 결국 홈을 밟은 것이 이날의 결승점이 되었다.

2차전 4이닝 호투에도 불구하고 패전투수가 되었던 삼성의 철벽마무리 오승환은 이날 9회 1점차 승부를 지켜내며 지난 경기의 후유증에 위축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의 경기력은 정상궤도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침묵하고 있는 타선은 3차전에도 3점에 그쳤고, 그나마도 자력이라기보다는 상대 실책에 편승하며 올려낸 득점이 대부분이었다. 중심타선이 1·2차전 패배의 후유증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두산은 3차전 패배로 쫓기는 상황이 됐다. 2007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초반 2연승을 지키지 못하고 4연패 역스윕을 당한 유일한 팀이라는 기억은 선수들에게 큰 압박감이 될 수 있다. 이원석에 이어 3차전에서는 오재원까지 줄줄이 부상을 당하며 가용자원이 크게 줄었다는 점도 앞으로의 경기운영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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