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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찾아온 감기 '구안와사'를 잡아라


입력 2013.11.03 10:25 수정 2013.11.03 10:30        데스크 (desk@dailian.co.kr)

<최변탁의 한방칼럼>안면마비 치료는 얼굴 찡그리기 껌씹기 등 좋아

벨마비(Bell’s Palsy)라고 하는 특발성 안면마비 설명도.ⓒsehha.com 벨마비(Bell’s Palsy)라고 하는 특발성 안면마비 설명도.ⓒsehha.com
안면마비란 한쪽 안면신경에 마비가 발생하여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거나 반대쪽으로 입이 돌아가서 식사나 양치때 음식, 물이 흘러내리는 등 생활에 큰 불편을 주는 질환을 의미하며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口眼喎斜), 와사풍(喎斜風)이라고도 불린다.

안면신경이란 뇌에서 나오는 12쌍의 말초신경계 중 제7뇌신경을 가리키며, 한쪽 안면표정에 관련된 모든 근육과 혀의 일부 미각, 눈물샘 침샘 등까지 지배하는데, 이 신경이 갑작스런 이유로 마비되어 나타난다. 수 시간, 또는 수 일 내에 증상이 진행되며, 대부분 한쪽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40대 남녀에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엔 허약체질의 노인, 임신부, 어린이 뿐만 아니라 젊은층의 발병률도 늘어나고 있다.

안면마비는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눠 분류할 수 있다. 중추성이란 뇌졸중(중풍)의 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입 주위 근육의 마비만 보일 뿐, 눈이나 이마의 근육은 마비되지 않으며, 팔다리의 편측성 마비가 동반되는데 반해, 말초성 마비는 보통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 과정에 의한 신경염이라고 여겨지며 입주위만이 아니라 눈, 이마부위까지 나타나지만, 팔다리에는 특별한 이상증상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말초성 마비는 벨마비(Bell’s Palsy)라고 하는 특발성 안면마비와, 대상포진 바이러스에서 기인하는 람세이 헌트(Ramsay-Hunt) 증후군 등 여러 종류로 나뉜다.

한방적으로 볼 때 안면마비는 ‘얼굴 신경에 온 감기’라고 할 만큼 풍한(風寒) 기운의 영향을 받아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발병시기를 볼 때 에어컨이나 선풍기 사용이 많은 8월과, 실내외 온도차이가 큰 10월에 발병률이 급증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그러나 단순히 외부 사기(邪氣)의 영향만이 아니라 신체 피로, 면역력 약화, 스트레스 등 인체의 정기(正氣)의 약화가 그 배경이 되는 경우도 많다. 안면마비는 보통 귀의 뒷부분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두통 현훈 등 전조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안면마비는 발병후 초기 1개월의 치료가 이후 수개월보다 훨씬 중요하다. 초기치료가 완벽히 되지 않으면 만성화가 되어 얼굴의 비대칭 및 감각장애가 남을 수 있다. 특히 기혈이 극도로 허약하거나 고혈압, 당뇨병, 미각-청각 소실이 동반된 경우 등 10-20%에선 만성화가 되어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 기피증, 우울증까지 유발하기 쉬우므로 주의를 요한다.

안면마비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외출시 마스크 등을 착용하여 차가운 공기와 차단하고, 찬물 접촉도 금해야 한다. 하루 1-2회에 걸쳐 따뜻한 물수건이나 열자극으로 찜질을 해주고 마비된 부위에 눈감기, 미소짓기, 입 꼭 다물기, 휘파람 불기, 촛불 끄기, 풍성 불기, 윗입술 올리기, 얼굴 찡그리기, 껌씹기 등 운동을 해주는 것도 좋다.

아울러 대부분의 안면마비는 조기치료를 열심히 받으면 1~2개월내 좋아지므로 치료 며칠안에 회복이 더디다고 서두르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젊은이들이나 여성들은 얼굴부위의 모양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여 자주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데 이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눈이 잘 감기지 않아서 불편한 경우엔 눈에 패치를 붙이거나 보안용 안경을 끼어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서양의학적 치료는 신경의 염증과 부기를 감소시키기 위한 부신피질 호르몬, 항바이러스제, 스테로이드, 혈관확장제, 비타민제 등을 복합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 눈이 안감기는 증상이 지속되면 각막손상의 우려도 있으므로 안약을 규칙적으로 넣어야 하며, 증상이 만성화되어 회복이 더딘 경우엔 성형수술 등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기혈의 흐름을 촉진시켜 주는 혈자리와 안면부위의 마비된 부위에 침을 놓고 전기자극을 가해 주는 방법, 귀뒤의 통증부위와 목부위, 마비된 얼굴의 구강 내측부위에 사혈요법,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뜸요법 등이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증상과 체질, 급만성 여부에 맞춰 풍담(風痰)을 없애고 기혈을 소통시키면서 보강하는 한약재를 복용하면 치료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안면마비의 초기에는 주로 이기거풍산, 견정산, 서각승마탕 같은 기혈소통약이 좋고, 만성화된 경우에는 보중익기탕 등의 보약에다 소통약을 가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좋다.

글/최변탁 생명수 한의원장loveho99@hanmail.net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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