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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집단적 자위권' 정부 대응에 "한가한 소리"


입력 2013.10.14 20:16 수정 2013.10.14 20:21        이슬기 기자

<외통위 국감 2>윤병세 "일본 함부로 주변국들 우려하지 않는 방향으로" 주장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두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질의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이것만은 묵과할 수 없다, 중국과 관계를 고려할 때(도) 일본의 재무장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여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묵과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인가”라고 말했다.

이에 윤 장관은 “여러 가지 각도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대통령께서도…”라고 했지만, 김 대표는 “쓸데없는 말 길게 하지 마시고”라며 “우리 정부 입장이 무엇이냐고 묻는데 대체 뭘 분명히 하고 있다고 하는 건가”라고 그의 말을 끊었다.

김 대표는 이어 ‘내치에 실패하면 다음 선거에서 지면 그만이지만, 외치에서 실패하면 우리 모두 죽음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케네디 전 미국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일본의 재무장 조짐에 대해 우리 정부가 아직도 아무 입장도 안 갖고 있고,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태도를 정하겠다니 이게 말이 되는 얘긴가”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하지 않았나. 이건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14일 오후 국회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4일 오후 국회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 장관이 이에 대해 “이는 ‘미일안보조약 범위 내에서’라는 말이 들어가 굉장히 중요한 표현이다. 함부로 일본이 주변국들이 우려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가겠다는…”이라고 하자 김 대표는 또다시 “그게 얼마나 무책임한 답변인지 아는가”라고 호통을 쳤다.

김 대표는 또 우리가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참여하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고 물은 뒤 윤 장관이 “그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일본에 대한 우려를 가진 나라가 많다”고 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대표는 “우리 외교가 이런 수준이면 외교를 통한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긴 참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이 열심히 외유를 하고 있지만, 우리 외교사에 매우 어려운 시점이라는 것을 장관이 우선 절감하고, 대통령께서도 또 다른 방식의 외교가 있어야 한단 것을 실감하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윤병세 장관, 횟집 간 게 언젠가"

이날 질의는 대부분 김 대표와 같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당국의 입장을 질타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가 일본에 대해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기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원유철 의원 역시 “일본의 헌법개정, 자위대의 군대화, 집단적 자위권 확보 등 군사적 보통국가화 추구는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서도 반드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당국이) 멍 때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최근 우리 정부가 후쿠시마 등 8개현의 수산물에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무(無)신뢰조치’라는 비판의 말도 나왔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윤 장관에게 “최근 횟집에 간 게 언젠가”라고 물은 뒤 윤 장관이 “요샌 안갔다”고 하자 “나도 그렇다. 장관도 안가고, 나도 안가니 횟집들이 다 망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등 8개현 수산물 수입금지를 시켰는데 이런 조치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하지만 실제로는 횟집(만)이 다 망했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이어 “그 조치로 인한 성과와 반응, 효과를 따져야 하는데 전혀 안 따지고, 결국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도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려고 ‘우리도 뭐 하긴 했다’는 식”이라며 “원전 사고 직후 바로 전면수입금지를 하지 않고 2년이 지나고 나서야 했다. 이러니 국민에게 아무 말도 안 먹히는 거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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